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2003년 개봉해 한국영화 사상 천만 관객 기록을 세운 영화 ‘실미도’의 한 장면. 한겨레 자료 광고국방부가 영화 실미도 공작원(훈련병)을 사형수 출신 등으로 묘사한 영화 ‘실미도’ 제작사 쪽에 자막 수정 및 유족 사과 자막 추가를 의뢰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또 “실미도 공작원은 특수범죄자·간첩·사형수·무기수가 아니라는 내용이 포함된 성명문 발표를 검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실미도 사형집행 공작원 유족이 공개한 문서를 23일 보면, 국방부는 지난 16일 (주)시네마서비스 대표 앞으로 공문을 보내 “귀사가 제작한 ‘실미도’ 영화에서 실미도 부대 공작원을 특수범죄자·사형수·무기수로 묘사하였으나 제2기 진실화해위(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실미도 부대 공작원 중 사형수·무기수 등은 없었으며 대다수 공작원은 일반 민간인이었음이 확인되었다”며 “영화 속 훈련병 출신 성분 등이 역사적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을 명시하는 등 사실관계를 오인하지 않도록 자막 수정 및 유족에게 사과하는 자막 추가를 검토해 줄 것을 협조 요청한다”고 했다. 국방부의 공문 발송은 실미도 공작원 유족들 요구를 수용해 이뤄졌다.현재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방영 중인 영화 ‘실미도’의 안내자막. 영화 내용이 타 북파 부대 공작원과 무관하다고 할 뿐 영화에서 묘사된 훈련병들의 출신 성분을 바로잡지 않았다. 넷플릭스 갈무리 현재 넷플릭스 등 여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에 송출되는 영화 ‘실미도’ 초반에는 “영화 '실미도'는 1968년 창설된 ‘실미도 684부대'에 관한 영화이며 영화 속 훈련병들의 출신 성분이나 상황설정이 과거 혹은 현재의 다른 북파공작 부대나 북파공작원과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자막이 나온다. 이 영화 내용이 다른 북파 부대 공작원과 무관하다고 언급할 뿐, 영화에서 묘사된 684부대 훈련병들의 출신 성분을 바로잡지 않았다는 게 실미도 사형집행 공작원 유족들의 설명이다.광고 영화 ‘실미도’(2003년 개봉, 감독 강우석)는 북파 특수부대인 실미도 부대 공작원들의 지옥 같은 훈련과 섬 탈출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천만 관객 흥행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영화는 극중에서 공작원 강인찬(설경구 분), 한상필(정재영 분) 등을 사형수 출신으로 그리고 있고, 교육대장(안성기 분)이 공작원들에게 “너희는 사형수거나 사회 밑바닥에서 아무 희망도 없이 살던 인간쓰레기들”이라고 호통치는 장면도 나온다. 북한 무장공작원 31명이 서울로 침투한 1968년 1·21사건 이후 이에 대한 응징을 위해 모집된 실미도 684부대(공군 제2325부대 209파견대) 공작원들(총 31명)이 사형수나 무기수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런 오해는 1971년 8월23일 이들이 섬을 탈출해 서울로 향하다 자폭한 직후 군 당국이 사실 은폐를 위해 거짓 발표를 하면서 시작됐다. 이로 인해 오랫동안 대다수 시민은 ‘실미도 공작원=사형수·무기수’로 인식해왔다. 하지만 영화 개봉 3년 뒤인 2006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실미도 사건을 조사한 뒤 “(정부가) 공작원 신분을 특수범으로 규정하여 일반 국민들로 하여금 35년 동안 실미도 공작원들을 사형수 등 범죄자로 오인하게 했다”고 바로잡았다. 공작원 중 전과 있는 이들도 있었지만 날치기·소매치기 정도였고, 오히려 소위로 임관시켜준다는 말에 속아 외딴섬에서 극한의 인권침해를 당했다. 진실화해위도 2022년 조사에서 이런 사실을 재확인했다. 광고광고국방부가 영화 ‘실미도’를 제작한 (주)시네마서비스에 발송한 공문. 유족 제공 국방부는 또 “실미도 공작원은 특수범죄자·간첩·사형수·무기수가 아니라는 (국방부) 성명문을 발표하라”는 유족 요청에 대해 “향후 (사형집행 공작원의) 유해발굴 개토제 등 계기에 해당 내용을 포함하여 발표하도록 검토하겠다”고 공문으로 회신했다. 공작원들에 대한 국립묘지 위패봉안 요구와 관련해선 “‘특수임무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보훈부가 주관부처라며 관련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어 국회에 계류 중”이라고 했다. 사형집행 공작원 임성빈의 동생인 임충빈(67) 실미도 희생자 유족회 대표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유해발굴) 개토제 때 성명서를 대독으로 발표하지 말고 온 국민과 유족과 영화사가 제대로 알 수 있도록 기자회견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5월과 6월 각각 실미도 사형집행 공작원 매장 후보지인 경기도 벽제와 서울 오류동에서 유해발굴을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오는 9월 인천가족공원에서 추가 발굴을 계획하고 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