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분명하게 싫어! 당당하게 좋아! l 필리피너 판데르후스·카린 미델뷔르흐 지음, 아흐네스 론스트라 그림, 신동경 옮김, 판퍼블리싱, 1만5500원 광고 “모든 사람한테는 자기만의 공간이 있어. 보이지 않는 비눗방울 같은 건데, 다른 사람이 그 안으로 들어오면 불편한 느낌이 들어.” 사람을 포함해, 생명을 가진 존재들에게는 자기만의 안전거리를 지켜 내는 ‘심리적 경계선’(퍼스널 스페이스)이 있다. 그 안전의 감각을 보이지 않는 비눗방울로 표현하다니, 무릎을 쳤다. 동물도 그 비눗방울이 깨지면 화를 낸다. 스컹크는 방귀를 뀌고 황소는 콧김을 내뿜고, 고슴도치는 가시를 바짝 세운다. 광고 안전거리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공부와 연습이 필요하다는 걸 우리가 어릴 때는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네덜란드의 교육 코치와 산부인과 전문의가 함께 쓴 책 ‘분명하게 싫어! 당당하게 좋아!’는 각자의 안전거리를 어떻게 알아보고 어떻게 동의를 구할지를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마음 책이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 책을 따라가며 연습하다 보면 나와 다른 사람의 감각은 다르다는 것을 배우고, 내 감각이 존중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 아이들은 감정에 솔직한 것 같지만, 친구와 멀어질까 봐 부모님을 실망시킬까 봐 자신의 감정을 숨길 때가 많다. 책은 좋고 싫은 느낌을 평소에 감각 훈련을 통해 경험해 볼 것을 권한다. 다양한 물건들을 접촉하며 느낌을 털어놓는 것이다. 좋았던 기분도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좋은 포옹이 너무 길어지면 불편해질 수 있고, 친구네 집에서 자기로 했지만 밤이 되면 싫어질 수도 있다. 책의 추천사를 쓴 이현아 ‘좋아서하는어린이책연구회’ 대표(교사)는 “‘싫어’가 친구를 밀어내는 말이 아니라, 나의 선을 알려 주는 말임을 배우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광고광고 책은 안아도 되는지 묻는 사소한 예절부터 몸의 자기 결정권과 관련해 최근의 트렌드까지 아우르고 있다. 나도 모르게 내 사진이나 영상이 온라인에 쉽게 공개되는 시대에 아이들의 행동 강령도 뚜렷이 제시한다. “네 몸은 네 것이고, 네 몸을 만지려면 네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거 알지? 널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도 네 거야.” 재미있거나 웃기다는 이유로 내 허락을 받지 않고 에스엔에스(SNS)에 사진을 게시하려 할 때는 반드시 거절 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나중을 상상해 보는 것도 필수다. “지금은 재미있어 보이는 것도 나중에는 전혀 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조언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자녀의 허락 없이 동영상을 올리는 부모들도 경청해야 할 것 같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