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15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설치된 유가 정보판. 연합뉴스광고미국이 이란과 종전에 사실상 합의하면서 미국 서부 텍사스유, 유럽 브렌트유, 중동 두바이유 등 3대 국제 원유 가격이 모두 배럴당 8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의 경우, 배럴당 170달러에 육박하며 에너지 대란 우려가 쏟아졌던 3월 말에 견주면 절반 수준이다. 정부는 오는 18일 7차 석유 최고가격을 발표하는데, 호르무즈해협 완전 개방에 대한 시장의 신뢰, 공급망 정상화에 걸리는 시간을 주요하게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말 석유 최고가격제 출구 조건으로 △전쟁 종료 △호르무즈해협 정상화 △유가 90달러대 안착 등 3대 조건을 제시했다. 양기욱 산업부 자원안보실장은 1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국제 유가가 많이 낮아진 상황이지만, 해협 정상화 여부와 최고가격 종료가 국내 유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휴전 협상이 여러 번 결렬됐던 전례에 비춰볼 때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이행되는 상황을 우선 지켜보겠다는 취지다.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처음 시행된 석유 최고가격제는 물가 상승 억제 효과는 크지만, 장기화할 경우 공급 위축과 가격·시장 왜곡 부작용이 나타난다. 정부는 3월27일 휘발유·경유 가격을 리터당 210원씩 인상한 2차 최고가격 발표 이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 안팎에서 횡보하자 최고가격을 석 달 가까이 동결한 상태다. 정부는 원유의 경우 전년 대비 86%, 나프타는 83% 수준 물량을 확보(5~7월 기준)했다고 한다. 카타르의 공급 불가항력 선언으로 우려를 낳았던 액화천연가스(LNG) 역시 연말까지 사용할 대체 물량을 확보했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김정관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13~14일)에 이어 15일 카타르를 방문해 엘엔지 최우선 공급을 재확인했다고 산업부는 밝혔다.광고장태훈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공급 측면에선 해협 완전 개방 등 불확실성 해소가, 수요 측면에선 중국의 원유 수입량과 각국의 재고 비축이 유가 향방의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3월 이후 휴전·종전 협상이 반복됐기 때문에 당장 이번 종전 합의로 시장이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기는 조심스러울 것이다. 호르무즈해협에 갇혀 있거나 대기하고 있는 선박이 많고, 기뢰 제거, 원유·정제 설비 재가동에도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국제 유가는 전쟁 발발 직전 배럴당 60달러 후반대였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해협 개방과 선박 안전에 대한 확신 없이는 전쟁 직전 가격으로 바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부연구위원은 “4분기쯤 배럴당 80달러 초반으로 안정화할 수 있다”면서도 “중국의 수요가 살아나고 비축유를 방출했던 나라들이 다시 재고 확보에 나서면 공급이 안정돼도 수요가 늘며 유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광고광고한편, 산업부는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 손실보전을 위한 기준을 이번 주 고시한다. 정유업계가 요구했던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아닌 생산 원가를 기준으로 한 정부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