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3일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서울특별시장기 축구대회 개회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광고 고나린 | 젠더팀 기자광고 지난 3일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의 캐스팅보터는 단연 2030 여성이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서울 18∼29살 여성이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비율은 53.6%,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후보 지지 비율은 39.4%였다. 나머지 7%는 제3의 정당으로 향했다는 의미다. 정 후보와 오 후보의 최종 득표 차는 6만259표, 동시에 권영국 정의당 후보는 5만4315표, 유지혜 여성의당 후보는 4만3967표를 얻었다. 나는 2024년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당일부터 파면된 지난해 4월4일, 그리고 ‘계엄 1년’, ‘파면 1년’ 등의 날짜가 찾아올 때마다 광장에 있던 2030 여성들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아왔다. 강남역과 혜화역 시위, 미투운동 등을 거치며 여성혐오와 젠더폭력 문제에 ‘뭉치는 게’ 일상이 된 여성들은 민주주의가 파괴되자 익숙하게 결집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자 광장에서 그토록 외치던 여성의제가 정책에 반영될 것이라고 믿거나 기대했고, 이들이 또다시 뒷전이 되자 실망하고 분노했다. 여성들의 ‘민주당 심판’은 어쩌면 당연했다.광고광고 염치도 없다. 2030 여성들을 1년6개월가량 취재한 ‘관찰자’의 입장에서 현 정부와 여당인 민주당에 든 생각이다. 매달 여성이 남성에게 살해되지만 피해자 모니터링이 강화될 뿐 가해자를 제어하는 대책은 찾기 어렵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이후 대체법안은 7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75차례 이상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밝혔으나 성폭력 가해자에게 무죄가 선고된 사건에 대한 재판소원이 헌법재판소 본안심사에까지 회부됐지만, 여전히 ‘항거가 불가능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있어야 하고, 피해자가 ‘사력을 다해 저항하지 않으면’ 강간이 아니라는 형법 조항은 견고하다. 스타벅스의 5·18 민주화운동 혐오 사건에 대해 격노하면서도, 정작 혐오를 규제할 차별금지법은 만들지 않는다. 관련 지적이 있을 때마다 방패로 삼는 ‘사회적 합의 우선’이나 ‘국회가 먼저 논의해달라’ 따위의 변명은 이제 신물 날 정도다. 물론 법률 제·개정 등이 시장의 업무는 아니다. 문제는 똑같이 여성을 뒷전에 두는 그 인식이다. 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가 내놨던 젠더폭력 대응 공약은 골목길 야간 조도 개선, 엘이디(LED) 보안등 교체 등 밤길 안전을 살피는 것에 그쳤다. 서울 디지털 성범죄 안심지원센터 운영과 스토킹 피해자 원스톱 서비스는 이전에 하고 있던 정책을 재탕한 수준이었다. 정원오 후보는 ‘스토킹·교제폭력 피해자 안전시스템을 구축’하고 디지털성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성인지적 인공지능 사용 가이드’를 만들겠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 와중에 부산 선거운동 현장에서 나온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오빠’ 발언은 마지막까지 선택을 망설이던 여성 유권자의 마음을 굳혔을 터다.광고 2030 여성 유권자는 더 이상 ‘성평등 도시 서울’을 만들겠다거나, ‘여성이 안전한 서울’ 등의 공허한 선언에 속지 않는다. 이들의 제3정당 투표는 사표가 아니라 일종의 항의이자 압박이다. 정부 기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다음 선거 결과도 불 보듯 뻔하다. 정부와 여당은 광장에 섰던 2030 여성들을 ‘염치도 없이’ 벌써 잊었나. m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