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야구팬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광고7개월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4일간의 방한 일정 동안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재계 총수들과의 격의 없는 술자리에서부터 게임업계 관계자들과의 피시(PC)방 회동, 프로야구 시구 등 지난해 방한 당시 이뤄진 이른바 ‘깐부 회동’에 견줘, 공개 행보를 더욱 확대한 모습이다. 이런 밀착 행보 이면에는 엔비디아의 피지컬 인공지능(AI) 구현과 생태계 확장에 한국 기업을 깊숙이 끌어들이려는 전략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젠슨 황은 방한 사흘째인 7일에도 국내 기업인들을 잇따라 만났다. 이날 낮에는 서울 을지로 냉면집인 우래옥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깜짝 오찬 회동을 했고, 이후 강남구의 피시방에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도 각각 회동했다. 행사 이후엔 잠실야구장을 찾아 두산 베어스 홈경기 시구자로 나섰다. 이날 저녁 7시께에는 강남구 삼성동 깐부치킨을 찾아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과 에스케이 그룹사 사장 등과 함께 치맥(치킨+맥주) 회동을 했다. 지난해 10월 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회장과 ‘깐부 회동’을 했던 곳을 참석자만 바꿔 다시 찾은 것이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귀국날인 8일 일정도 빡빡하다. 여의도 엘지(LG)전자 본사 방문을 시작으로 서초구 현대차 본사, 경기 분당 네이버 사옥 ‘1784’를 차례로 들른 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면담할 예정이다. 국내 주요 인공지능·로봇 스타트업 대표들과의 회동도 잡혀 있다. 젠슨 황은 지난 6일 티브이엔(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촬영을, 방한 첫날인 5일 저녁엔 서울 마포구에서 구광모 엘지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최 회장과 함께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하기도 했다.광고젠슨 황이 이처럼 한국에 공을 들이는 것은 그가 인공지능 발달의 변곡점으로 꼽아온 피지컬 인공지능 구현 과정에서 한국 시장과 기업의 전략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가상환경에서 로봇을 학습시키는 시뮬레이션 플랫폼 ‘아이작’, 디지털 트윈 플랫폼 ‘옴니버스’, 로봇이 물리 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코스모스’ 모델 등 피지컬 인공지능 관련 인프라를 연이어 내놓으며 구글·테슬라 등과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그의 이번 행보를 두고, 업계에서는 탄탄한 제조업 기반과 인공지능 역량을 가진 국내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피지컬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 오른쪽)가 7일 서울 강남구의 한 피시(PC)방에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실제로 현대차·엘지·두산그룹 등은 로봇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고, 네이버클라우드 역시 지난 3월 엔비디아의 코스모스 모델을 활용해 서울의 공간 구조 등을 구현한 서울 월드 모델을 공개한 바 있다. 피지컬 인공지능 개발에는 현실 세계를 모사한 환경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상황 인식과 그에 맞는 동작을 정교하게 다듬는 과정이 필수적인 만큼 게임업계와의 협업도 핵심 요소로 꼽힌다. 현실에 가까운 가상환경과 복잡한 상호작용을 구축한 게임업체의 기술력이 로봇 훈련 환경 구축에도 직접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젠슨 황이 이날 게임회사 대표들을 만난 이유로 꼽히는 대목이다.광고광고다만 산업계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엔비디아 플랫폼 활용이 국내 산업 전반에 폭넓게 자리 잡을 경우 자체 기술 없이 엔비디아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단기적으로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자립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엔비디아 생태계에 과도하게 종속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강재구 기자 j9@hani.co.kr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