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6일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추진하는 초호화 리조트 건설 사업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거리 집회를 열고 있다. AP 연합뉴스광고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알바니아 생태보호구역에 세우려는 16억달러(약 2조4000억원) 규모의 초호화 리조트 개발사업을 둘러싸고 현지 여론이 폭발했다. 6일 현재 알바니아의 수도 티라나와 남부 해안 일대에선 1일부터 시작된 대규모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야당이 절차를 무시한 개발 사업 추진에 문제를 제기하며 들고 일어났고, 검찰이 조사에 착수하는 등 정치 문제로까지 비화했다.이방카 트럼프가 지난달 31일 공개된 한 팟캐스트에서 “지중해 한가운데 있는 아름다운 섬과 5마일(약 8㎞)에 달하는 환상적인 알바니아 해변을 개발할 것”이라며 대규모 리조트 건설 계획을 공개적으로 과시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아드리아해에 있는 문제의 부지는 알바니아 유일한 섬인 사잔(Sazan)섬과 주변 해양 국립공원의 습지, 해안경관보호구역 등을 포함한 넓은 해안을 아우르고 있다. 지중해몽크물범의 서식지이자 바다거북의 산란지이고, 플라밍고와 달마티안펠리컨 등 멸종위기종 조류가 다수 서식하는 지역이다.이방카의 언급 뒤로, 환경보호 평가나 주민공청회도 없이 리조트 기초공사부터 시작됐다는 점이 널리 부각됐다. 해안가에 철조망 울타리가 세워졌고, 불도저와 트럭 등 중장비를 동원해 오래된 소나무 숲을 깎아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일제히 전했다. 이 과정에서 사설 보안업체 직원이 항의하는 주민·환경운동가들을 폭행해 여론이 악화했다. 알바니아 자연환경보호협회의 알렉산드르 트라이체 사무총장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생태)보호구역에서 이런 일은 전례가 없다. 전례 없는 정도를 넘어서, 사회적 고려도 환경적 고려도 계약 허가도 없이, 법치가 무너진 채 불도저가 진입하고 있다”고 분개했다.광고불도저 영상이 공개된 뒤 분노한 알바니아 국민들은 “국가는 팔 수 없다” “알바니아가 두바이처럼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서식지 파괴 위기에 놓인 분홍 플라밍고 모형을 들고 시위에 참여해 ‘플라밍고 시위’라는 별칭도 붙었다. 수도 티라나에선 1일부터 6일까지 매일 시위가 열려 개발 사업 취소를 요구 중이며, 갈수록 규모가 불어나고 있다. 알바니아 자연환경보호협회 누리집에 개설된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청원에는 7일 현재 9만명이 서명했다.3일 알바니아의 수도 티라나에서 초호화 리조트 개발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개발 논란은 정치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4선 총리인 에디 라마 총리가 이 휴양지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나선 까닭이다. 라마 총리 재임 시기인 2024년 2월 알바니아에선 이례적인 ‘환경 보호법 개정안’이 의회를 통과했는데, 이 법안은 환경 보호구역이라 할지라도 ‘5성급 이상의 최고급 리조트 및 환대 시설’에 한해서는 개발 제한을 면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광고광고생태보호구역 인근 블로라에 신공항을 건설 중인 것도, 리조트 유치와 맞물려 계획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리조트 사업 부지는 사유지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어떻게 공공 재산인 바다와 모래사장이 사유지가 될 수 있었는지 그 과정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제기한다. 특혜·정경 유착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알바니아 특별반부패검찰청은 해당 법안의 통과 과정과 개발 허가 배후에 유력 정치인들의 유착이 있었는지에 대한 전격 수사에 착수했다.하지만 라마 총리는 자연과 공존하는 개발을 하겠다며 정면 돌파를 시도 중이다. 그는 “과거 공산주의 고립 국가였던 알바니아를 고급 휴양지로 탈바꿈하기 위해 이번 투자는 필수적”이라며 “국외 투자자들을 적대시하는 국가라는 오명을 써선 안 된다”고 항변하고 있다. 라마 총리는 “관광객이 하룻밤에 2000유로를 지불하면 지역 사회가 이득을 본다”고 말했으나, 앞서 알바니아 남부 해변 일부가 사유화되면서 일반인들이 해안을 이용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늘어난 경험 탓에 현지에서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알바니아 관광 관련 시민단체 이사인 에바 쿠쇼바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고급 관광 사업 수익은 투자자에게 집중될 뿐이고, 환경·사회적 비용은 지역사회에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광고6일 알바니아 블로라 인근의 즈베르네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추진하는 호화 리조트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쿠슈너가 과거 다른 나라에서도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비슷한 논란을 낳았던 점도 새삼 거론되고 있다. 세르비아에선 의회가 지난해 11월 쿠슈너 관련 투자사가 지원하는 베오그라드 개발 사업을 가능케 하는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그로부터 한 달 뒤 현지 검찰은 직권남용·문서 위조 혐의로 장관을 비롯해 4명을 기소했다. 이후 쿠슈너는 해당 투자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비아서 ‘트럼프 사위’ 쿠슈너의 부동산 개발 반대 시위) ’5월 10일, 알바니아 블로라 인근 생태보호구역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플라밍고들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6일, 그리스 아테네 신타그마 광장에서 아테네 거주 알바니아인들과 그리스 사람들이 도널드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알바니아에 추진 중인 초호화 리조트 계획에 반대하며, 플라밍고 모양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정유경 기자 ed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