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청년 파산 l 박기태 지음, 메디치미디어, 2만2000원 광고대학 시절부터 노숙인 관련 활동을 해온 지은이는 노숙인들 대부분이 빚에 몰려 거리로 나앉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변호사가 되어 그들을 돕기로 했다. 회생·파산과 보이스피싱·사기 범죄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그에게 2020년 이후 한가지 추세가 파악되었다. 대학생과 청년들의 상담이 늘고 있었던 것. ‘청년 파산’은 그가 목격한 청년 세대의 경제적 몰락을 증언하고 ‘도산법’(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을 활용해 그들을 구제하자는 주장을 담은 책이다. 지은이는 가상의 청년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구체적인 상황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등록금과 생활비 대출로 대학 졸업장을 딴 뒤에도 취업이 되지 않아 청년 햇살론과 제2금융권 소액 대출 등에 손을 뻗은 결과 6천만원이 넘는 빚을 떠안은 청년, 주식·가상자산 리딩방에 들어갔다가 5천만원의 빚을 진데다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피의자 꼬리표까지 얻은 청년, 정부가 지원하는 신혼부부 전세 자금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했지만 사기를 당한 부부… 실제 사례들을 합성해서 만든 인물들의 이야기를 접하다 보면 ‘성실하게 망해버린 사람들’이라는 책의 부제를 수긍하게 된다. 회생·파산의 문을 두드리는 이들은 낭비벽이 있거나 무책임한 게 아니라 성실하게 노력했음에도 그릇된 시스템의 덫에 걸린 피해자들이다. 회생·파산 제도와 관련해서는 오해가 적지 않다. 개인의 빚을 왜 국가가 떠안느냐는 항변, 굶어 죽어도 빚은 갚아야 한다는 책임감 등이 대표적이다. 지은이는 실제 채권자의 90% 이상은 거대 금융기관이라 세금을 축낼 일은 없고, 은행이 책정한 대출 이자의 본질은 채무자의 파산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료라는 사실 등으로 그런 선입견을 물리친다. 청년층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급등했고, 전 세대 중 오로지 30대 이하 청년 가구의 평균 자산만 감소(–6%)했다는 등의 통계는 청년 세대를 파산으로 내모는 구조적인 문제를 알게 한다. 책의 뒷부분에는 회생·파산 제도와 관련한 정책 제안 9가지를 담았고, 회생·파산·워크아웃의 제도적 차이 등을 정리한 부록을 곁들였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