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지난 3월 초국적 의류기업 나이키가 공개한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나설 16개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의 디자인. 나이키 누리집 갈무리 광고오는 11일(현지시각) 개막하는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16개국 국가대표팀이 초국적 의류기업 나이키가 만든 유니폼을 입는다. 나이키는 이번 유니폼이 선수들을 위한 최상위 제품군 가운데 “처음으로 100% 섬유 폐기물로 제작한 것”이라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한 마디로 헌 옷에서 다시 실을 뽑아내 새 옷을 만든다는 것으로, 나이키를 비롯한 여러 대형 의류기업들은 최근 이 ‘재활용 폴리에스터’를 ‘순환형’(circular) 패션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비영리 기후 전문매체 ‘그리스트’는 최근 기획기사에서 “나이키의 재활용 월드컵 유니폼은 순환형 패션의 한계를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일반 소비자들이 화학적으로 재활용된 옷을 사서 입고, 다시 재활용 과정을 거칠 수 있게 반납하는 날은 아직 멀었다”는 것이다. 의류산업은 대표적인 고탄소 산업이다. 대부분의 합성섬유는 석유같은 화석연료에서 추출한 플라스틱을 기반으로 한다. 생산·유통 전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며, 대부분 매립·소각되는 폐기물을 낳는다. 전 지구 온실가스 배출량의 10%를 차지할 정도다. 광고 특히 초저가·대량생산하는 ‘패스트 패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의류 폐기물 문제는 심각하다. 이 때문에 ‘재활용’ 요구가 높지만, 중고 의류의 1% 미만만 재활용에 쓰일 정도로 그 비율이 낮다. ‘물리적’(기계적) 재활용은 중고 의류를 잘게 찢고 솜처럼 갈아내어 다시 섬유로 추출하는데, 그 과정에서 손상이 워낙 크기 때문에 결국 새 섬유에 일부를 섞어주는 수준에 그친다. 현재 의류업계가 많이 쓰는 방식은 ‘화학적’ 재활용이다. 플라스틱 폐병을 녹여 폴리에스터 섬유를 얻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는 플라스틱의 품질과 가치를 더 낮춘다는 점에서 ‘다운사이클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초국적 의류기업들이 주도하는 ‘패스트 패션’은 소각·매립되는 엄청난 양의 의류 폐기물을 낳아 비판을 받는다. 나이키 등 일부 업체들은 헌 옷에서 다시 실을 뽑는 화학적 재활용을 대안으로 홍보하고 있다. 나이키 누리집 갈무리 나이키 등 주요 의류기업들이 최근 홍보에 주력하고 있는 ‘순환형’ 재활용 개념은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헌 옷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원자 단위로 되돌린 뒤, 이로부터 새 옷의 원료가 될 폴리에스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폐병이 아닌 헌 옷을 원료로 쓰면서도 품질이나 가치 저하 없이 반복해서 새 옷으로 만들 수 있다는 뜻에서 ‘옷에서 옷으로’(T2T·Textile to Textile) 재활용이라고도 불린다. 이에 대해 그리스트는 “갭, 에이치앤앰(H&M), 리바이스 같은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이 홍보하고 있는 비전으로, 이들 중 다수가 화학적 재활용을 하는 스타트업들과 다년간 계약을 체결했다”고 짚었다. 나이키 역시 스웨덴의 ‘사이르’(Syre), 미국의 ‘루프 인더스트리스’(Loop Industries) 두 곳에서 순환형 폴리에스터를 공급받기로 했다.광고광고 그러나 그리스트는 업체의 홍보와 현실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포르투갈 미뉴대의 섬유 연구자인 다이애나 페레이라는 “깨끗하고 잘 분류된 폴리에스터 함량이 높은 폐기물을 사용한다면, 원칙적으로 새 폴리에스터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 소재를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사용 뒤 버려진 섬유 폐기물의 경우엔 상황이 훨씬 더 복잡하다”고 그리스트에 말했다. 면 같은 다른 소재가 섞이거나 염료 등 화학 처리가 되어 있어 ‘균일한’ 상태가 아닐수록 재활용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의 연구원 비나 싱글라는 “만약 이 방법이 효과가 있으려면, 우리 옷은 100% 폴리에스터로 만들어져야 하고 수많은 유독성 화학물질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의류기업들이 지금처럼 생산량을 끝없이 늘린다면, 제아무리 ‘순환형’ 폴리에스터를 확대하더라도 재활용이 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체인징마켓파운데이션’(Changing Markets Foundation)의 대표인 누사 우르반치치는 “패스트 패션의 추세를 역전시키는 것”이 재활용보다 더 우선적인 과제라고 짚었다. 얼마 전까지 의류기업들은 플라스틱 폐병을 재활용한다고 홍보했지만, 지난해 재활용 폴리에스터의 생산량 증가는 화석연료에서 바로 추출한 폴리에스터 생산량 증가에 견줘 미미할 따름이었다.광고 또 그리스트는 “해당 기술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확장 가능성 등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며 의류기업들의 투명성 문제도 제기했다.지난 3월 초국적 의류기업 나이키가 공개한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나설 16개국 국가대표팀 유니폼 가운데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의 디자인. 나이키 누리집 갈무리 “나이키의 발표가 실질적인 의미를 가질지 두고 봐야 한다”는 비나 싱글라의 말을 인용하며, 그리스트는 당분간 ‘순환형’ 폴리에스터는 일반 매장이 아니라 월드컵 유니폼과 같은 틈새 시장을 위한 제품에만 사용될 거라고 내다봤다. 의류뿐 아니라, 화학적 재활용은 거의 모든 플라스틱 관련 제품군에서 현재 뜨거운 감자다. 기술 발전 성과를 앞세워 업계에서 이를 확대하려고 하는 한편, 주로 시민단체 등에선 ‘생산 감축 노력을 피하려 화학적 재활용을 과장하고 악용한다’고 비판하는 모양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나름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화학적 재활용 자체를 ‘악마화’할 필욘 없다고 생각하지만, 꼭 경계해야 할 지점은 있다”고 한겨레에 말했다. 물리적 재활용이 가능한 부분까지 화학적 재활용을 해선 안된다, 또 ‘재활용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생산 감축 노력을 회피해선 안 된다 등이다. ‘옷에서 옷으로’ 재활용에 대해서도, 홍 소장은 “아무래도 소각·매립보다야 낫겠지만, (대량 생산·소비를 전제하는) ‘패스트 패션’을 옹호하는 논리로 쓰여선 안 된다”고 짚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헌 옷 재활용” 나이키 월드컵 유니폼…‘순환형 패션’ 현실은?
오는 11일(현지시각) 개막하는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16개국 국가대표팀이 초국적 의류기업 나이키가 만든 유니폼을 입는다. 나이키는 이번 유니폼이 선수들을 위한 최상위 제품군 가운데 “처음으로 100% 섬유 폐기물로 제작한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