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광고프로야구 인기가 뜨겁다. 경기장은 연일 야구팬들로 가득 찬다. 관중만 가득 찬 게 아니다. 경기가 끝난 뒤 야구팬들이 버린 쓰레기도 경기장 곳곳에 넘쳐난다. 프로야구 1200만 관중 시대의 추한 이면이다.관중이 늘어나면 쓰레기도 함께 증가하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하지만 관중 증가보다 쓰레기 증가가 훨씬 빠르다는 게 문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자료에 따르면 서울 잠실야구장의 일반폐기물은 2023년 214.44톤에서 2025년 497.94톤으로 132.2% 늘었는데, 같은 기간 관중 증가율은 36.9%였다. 전국 9개 구장도 최근 3년 동안 관중은 52.3%, 일반폐기물은 66.2% 증가했다. 관중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이 점점 늘고 있는 것이다.일차적 책임은 케이비오와 각 구단에 있다. 이들은 2023년 ‘일회용품 없는 야구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일부 구장에 다회용기가 도입됐지만, 여전히 생맥주 컵과 각종 포장 용기는 일회용 일색이다. 다회용기를 사용하다가 수거 부담을 이유로 다시 일회용기로 판매하는 일도 있다고 한다.광고구단들이 흥행 수익만 누리고 쓰레기 처리 책임은 지방자치단체와 청소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야구장은 사기업의 영업 공간인 동시에 시민들을 위한 공공재다. 관중 동원으로 매출을 올리고 중계권·광고·식음료 수익을 얻는 구단과 케이비오가 당연히 쓰레기 처리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야구팬들의 관람 문화도 아쉽다. 한국은 미국처럼 조용히 기록지를 쓰며 경기를 분석하는 문화가 아니라, 음식을 나누고 응원가를 부르고 모르는 사람과도 같은 팀을 외치는 집단적 흥의 문화다. 그 자체를 탓할 일은 아니다. 문제는 뒤처리다. 응원의 열기가 끝난 자리에 쓰레기 더미를 남겨놓는 것은 성숙한 관람 문화가 아니다.광고광고미국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음식물 폐기 감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일본은 관중 동선에 맞춘 쓰레기 수거 체계를 갖춰 팬들의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 구단들도 팬들이 쓰레기를 제대로 버릴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갖추고, 비용과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팬들에게 더 많이 경기장을 찾아달라고만 할 게 아니라, 깨끗하게 즐길 수 있는 야구장을 만들 책임부터 다해야 한다. 관중도 야구장을 떠나는 순간까지 야구팬으로서의 품격을 잃지 말아야 한다. 선진 야구 문화는 응원가의 크기가 아니라, 경기가 끝난 뒤 관람석이 얼마나 깨끗한지에 달려 있는 게 아닐까.이춘재 논설위원 c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