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광주광역시에 있는 전남대병원에는 미숙아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신생아중환자실 33병상이 있다. 전남대병원 제공 광고‘29주 단태아 임신. 자간전증(임신중독증).’ 지난 3일 새벽 1시31분께 광주에 있는 전남대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에 위급한 ‘전원 문의’가 들어왔다. 응급 환자는 전남 광양에 사는 30대 고위험 임신부였다. 즉시 수용 의사를 밝혔고, 100㎞ 떨어진 환자가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3시16분이었다. 경련이 시작된 환자는 응급 처치를 받고, 제왕절개 수술로 무사히 분만했다. 1140g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는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치료를 잘 받고 있다. 전남대병원에서 지난 26일 만난 김종운 권역모자의료센터장(산부인과 교수)은 “본원에서 (광양 고위험 임신부) 환자를 수용하지 못했다면 타 권역으로 이동하다가 경련이 발생해 산모와 신생아 모두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광고 24시간 응급 분만을 담당하는 전남대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는 호남지역 고위험 분만의 최전선을 지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분만 뺑뺑이’ 대책은 전남대병원의 지역의료기관 협력체계, 동네 분만병원 전문의 자원 활용 등 운영 사례가 반영됐다. 전남은 22개 시군 가운데 보성·완도·진도·신안군 등 19곳(86.4%)이 지역 내에 분만 가능한 전문 의료 시설이 부족한 ‘분만 의료취약지’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센터가 ‘분만 뺑뺑이’를 막기 위해 애를 쓴 것은 진료협력이다. 센터→중증치료기관(조선대·현대여성아동병원)→분만기관(산부인과 10곳)이 핫라인을 구축해 응급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핫라인이라고 해서 대단한 시스템이 아니라 ‘단체 카톡방’이다. 지난해 4월 ‘모자의료 진료협력’ 정부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시작됐다.광고광고 홍수화 전남대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 전담간호사는 “간호사 9명이 3교대로 24시간 근무를 하면서 핫라인에 올라오는 전원 문의 등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전원 문의는 지난 1월 45건, 2월 37건, 3월 41건, 4월 34건으로 한달 평균 39건이다. 응급 상황이 생겼을 때, 일일이 병원에 전화를 걸지 않고 단톡방으로 이송 병원을 결정해 시간을 최대한 단축한다. 권역센터엔 산부인과 전문의 4명과 신생아과 전문의 5명이 일하고 있다. 전남대병원에서 전공의 수련을 하며 정착한 의사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누구보다 지역의 의료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동네 산부인과 전문의 2명이 주 10회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광고 센터를 뒷받침하는 지역의 2차 병원도 든든한 지원군이다. 순천에 있는 현대여성아동병원은 2014년부터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치료할 수 있는 ‘니큐’(신생아중환자실)를 갖췄다. 태철민 현대여성아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응급 분만 시) 30주 미만 고위험 임신부를 상급종합병원에서 맡는다면 우리 병원에선 30~36주 임신부를 주로 담당한다”고 말했다. 병원엔 산과 전문의 5명이 일하고 있다. 지역의 2차 병원에서 전문의 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건 ‘임상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환경 덕분이다. 태 교수는 “니큐 등이 없으면 진료하던 고위험 산모가 출산할 때 다른 병원으로 보내야 한다”며 “의사가 하는 일이 분만할 수 있는 대학병원을 찾아 보내는 게 전부라면 프라이드(자부심)를 갖고 일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산과 의사들이 위험도가 높은 분만 임상 경험을 하면서 자부심을 갖고 일할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