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28일(현지시각) 쿠바 수도 아나바에서 한 시민이 급수 차량에서 물통에 물을 받고 있다. 최근 쿠바는 심각한 전력난과 경제난, 상수도 공급 차질을 겪고 있다. AP 연합뉴스 광고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올여름 쿠바 정권 붕괴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가운데, 쿠바가 대규모 혼란 사태에 빠질 경우를 가정한 군사 대응 계획과 전쟁 시뮬레이션(워게임)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간 비공개 협상마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긴장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28일(현지시각) 미 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올여름 쿠바 정권이 최악의 고비를 맞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에너지·경제 봉쇄 속 쿠바 국민이 열대 기후의 여름을 나기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 소식통은 “날씨가 더워질 것이다. 사람들은 전기를 쓰지 못하고 냉장 보관이 어려워지니 음식은 상할 것”이라며 “사람들은 분노할 거고 거리로 나올 수도 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라고 말했다. 이미 올해도 전력난에 치안까지 악화하면서 쿠바 곳곳에서 크고 작은 반정부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광고 미국은 전방위적으로 쿠바를 압박하고 있다. 1962년부터 이어진 대쿠바 금수조치가 시행되고 있고, 이달 초에는 쿠바 군부가 운영하는 국영기업 가에사(GAESA) 및 그와 거래하는 외국 기업을 제재했다. 이곳 총괄사장의 여동생도 체포한 바 있다. 가에사는 쿠바의 실세인 라울 카스트로 전 공산당 총서기가 30년 전 설립한 군산복합체로 쿠바 정권의 돈줄이다. 현재 미국은 라울 카스트로도 기소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쿠바 제재를 담당하던 전직 재무부 관계자는 이번 제재로 쿠바에 그나마 남아 있던 스페인과 파나마, 멕시코 등 외국 금융기관 및 기업들이 철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광고광고 다만, 미국은 당장의 군사 개입보다 쿠바 정권의 점진적 약화를 유도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집중하기 위해 쿠바에 대해선 ‘속도 조절’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액시오스는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쿠바 정권이 느린 속도로 고사하도록 단계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 대통령 보좌관은 미국의 이러한 쿠바 압박이 “전형적인 트럼프 방식”이라며 “적이 균형을 잃고 흔들리도록 압박을 가하고, 반응을 지켜본 뒤 더 센 압박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지난 22일 쿠바 아나바 주재 미국대사관 앞에서 시민들이 미국 법원에 기소된 라울 카스트로 전 공산당 총서기를 지지하는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실제로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에 대한 금수 조치 유지기간에 대해 “곧 발표하게 될 것”이라며 “그곳(쿠바)은 무너지고 있다. 그들(쿠바 정권)은 통제력을 잃었다”고 말했다.광고 지난달 카리브해 지역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미 남부사령부는 쿠바에서 군사적 개입이 필요한 상황에 대비해 관계기관 합동 도상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한 고위 관리는 액시오스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현재로썬) 침공 계획은 없고, 임박한 상황도 아니다”라면서도 “대통령이 명령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남부사령부는 지난 21일 엑스(X·옛 트위터)에 니미츠 항공모함, 구축함 유에스에스 그리들리, 보급선 퍼턱선트로 구성된 항모강습단이 쿠바 인근인 카리브해에 배치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초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이송한 것처럼 쿠바에서 카스트로 체포를 위한 군사 작전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미 당국자들은 관측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이 안정적인 친미 과도정권을 이끌게 된 베네수엘라와 달리 쿠바에서는 아직 ‘대체 인물’이 나타나지 않았고, 카스트로를 체포하더라도 ‘분권 체제’를 구축한 쿠바 지도부가 친미로 급선회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3월부터 이어진 미국-쿠바 비공개 협상이 사실상 성과 없이 정체된 상태다. 호세피나 비달 쿠바 외교부 차관은 이날 미국과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미국의 군사적 공격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쿠바에 대한 군사적 침략의 위험이 날마다 커지고 있다”며 “양국 간 소통 채널은 유지되고 있지만 실질적 진전은 없으며, 미국 정부의 진정성과 책임감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쿠바 정부는 미국이 군사 개입 명분을 만들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브루노 로드리게스 외교장관은 미국의 군사 행동이 현실화할 경우 대규모 “유혈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