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호르무즈해협에서 피격된 한국 선박 에이치엠엠(HMM) 나무호 조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류우종 선임기자 wjryu@hani.co.kr광고정부가 27일 호르무즈해협에서 한국 화물선 에이치엠엠(HMM) 나무호를 타격한 주체가 이란이라고 사실상 지목하고 여러 증거를 제시하면서도 고의적 공격 여부나 공격 주체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이란에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면서 여전히 호르무즈해협에 있는 25척의 한국 선박과 이란 내 교민 안전, 이란과의 외교 관계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정부 합동조사단의 나무호 피격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가 이란에서 개발된 ‘누르’ 계열 대함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는 지난 4일 나무호가 피격당한 지 23일 만에 나왔다.정부는 나무호에서 발견된 비행체 엔진, 탄두, 폭약, 기체 등의 분석 결과와 관련 사진 등 여러 증거를 내놨다. 증거를 보면 비행체 탄두는 이란 대함 미사일 누르 또는 그 개량형인 ‘카데르’와 유사했고, 부품에서는 이란 제조사의 각인이 찍혀 있었다. 국방과학연구소의 엔진 분석 결과에서도 이란제 ‘톨루에 4’ 엔진의 특징적인 부분이 확인됐다. 정부는 이란제 대함 미사일 누르 계열과 같은 하늘색으로 칠해진 기체 잔해물 사진도 공개했다.광고나무호는 지난 4일 피격 당시 호르무즈해협 안쪽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서 선미를 이란 쪽으로 향한 상태로 닻을 내리고 있었고, 미사일은 이란에서 배를 바라보는 쪽인 배의 선미를 타격했다. 조사에서 발사체가 어디서 발사됐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다만 국방부는 나무호가 피격 당시 이란 본토와 90~100㎞ 떨어져 있었음을 고려하면 미사일이 6~7분가량 날아왔을 것으로 추정했다.박 차관은 “여러 증거가 이란으로 향하고 있다”면서도 한국 선박을 겨냥한 고의적인 공격인지를 묻는 말에는 “확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그쪽에서 인정하지 않는 한 고의성 자체를 파악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광고광고정부는 이란 내부 혁명수비대, 정규군, 민병대 등 구체적 공격 주체가 어디인지를 확정하기 쉽지 않다고도 했다. 다만 발표에 동석한 류윤상 국방부 국제차장(해군 준장)은 “이란에서 생산한 미사일이 주로 이란 해군하고 이란 혁명수비대, 친이란 세력에서 쓰이는 걸로 알고 있다. 다른 나라에도, 시리아 정도에도 수출된 걸로 알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호르무즈해협 통제는 이란 혁명수비대와 해군이 하고 있지 않나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무호를 향해 미사일 두발이 동시에 발사된 것은 “피해를 주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오른쪽)가 에이치엠엠(HMM) 나무호 호르무즈해협 피격 사건과 관련해 27일 서울 외교부 청사로 초치되고 있다. 연합뉴스남은 것은 정부 대응이다. 박 차관은 이날 저녁 사이드 쿠제치 이란 대사를 초치해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재발 방지를 포함한 책임 있는 조치와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쿠제치 대사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란 쪽 개입을 부인하며 “중동 지역 긴장 상태는 미국의 침략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했다.광고정부는 이란이 나무호 사고 이후 공격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과나 재발 방지 약속을 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란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호르무즈해협에 석달 넘게 갇힌 우리 선박 25척과 선원들의 안전도 확보해야 한다. 박 차관은 “(이란과) 우리 선박의 안전이라든가 또 재외국민의 보호 등에 대한 소통도 함께 해나갈 생각”이라며 “우리를 포함한 모든 선박의 자유롭고 안전한 항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을 당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미국이 참여를 제안한 호르무즈해협 개방 관련 다국적 연합체인 ‘해양자유연합’(MFC) 참여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박 차관은 “자유항행에 대한 노력과 결의에는 동참할 의지가 있다”면서도 “미국 측에서도 더 추가적인 정보가 와야 하는 상황이어서 현재로서는 구체적 참여 여부를 정해서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했다.나무호를 타격한 이란제 대함 미사일 잔해의 전자기판. 외교부 제공나무호를 타격한 이란제 대함 미사일의 엔진. 외교부 제공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