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25일(현지시각)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해협에 정박 중인 선박들. 로이터 연합뉴스 광고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이란 내에서 폐기하는 방안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는 고농축 우라늄을 반드시 미국으로 옮겨 폐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이란 핵 프로그램 제한과 제재 완화를 둘러싼 이견으로 종전 협상이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알려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변화가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이날 미군은 호르무즈해협에 설치된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와 기뢰 설치 선박을 공습했다고 밝혔지만, 자위 차원이라고 강조했고 확전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고농축 우라늄은 즉시 미국에 넘겨져 반출·폐기되거나, 더 바람직하게는 이란과 협력·조율해 현지 또는 양쪽이 수용할 수 있는 다른 장소에서 폐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과정에 “미국 원자력위원회나 그에 상응하는 기관이 입회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처리하는 장소와 관련한 문제에서 절충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고농축 우라늄을 미국이나 러시아 등 국외로 이전하는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지난 24일 미국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 처분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고농축 우라늄 처리 장소에서 이란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동시에 폐기 약속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종전 양해각서(MOU) 타결을 앞두고 핵 문제와 관련한 막판 신경전으로 협상이 깨지는 것을 막고 공화당 내 강경파의 반발을 의식해 ‘우라늄 폐기’라는 핵심 성과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광고 다만 이란 쪽은 핵 문제를 당장 양해각서에 포함하는 데 선을 긋고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협상의 초점은 전쟁 종식에 있으며, 현 단계에서 핵 세부 사항에 대한 논의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은 양해각서 체결 후 60일 이내 핵 협상을 개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우선 호르무즈해협 재개방과 제재 완화, 특히 120억달러(약 18조원) 규모의 동결자산 해제에 대한 구체적이고 확실한 첫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이란 협상단을 이끄는 고위급 인사들이 이날 카타르 도하를 방문하면서 양해각서 세부 사항을 둘러싼 막판 조율이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은 이날 도하에서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교부 장관을 만났다. 카타르 대표단이 앞서 이란 테헤란을 방문해 이란 쪽과 회동한 지 이틀 만이다. 카타르는 파키스탄과 함께 미-이란 간 중재국 역할을 해왔다.광고광고 이란 중앙은행 총재도 대표단에 포함됐다. 호르무즈해협과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뿐 아니라 카타르 등에 묶여 있는 이란 동결자산 해제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란의 국외 동결자산 해제 문제는 현재 종전 협상에서 견해 차이가 큰 부분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인도를 방문 중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카타르 협상과 관련해 “초기 문서의 구체적인 문구를 놓고 양쪽이 많은 논의를 주고받고 있다”며 “며칠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김지은 기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