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소아청소년 완화의료는 힘든 치료 과정 속에서도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 곁에서 소중한 하루를 함께 만들어 간다. 사진은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 완화의료팀 ‘빛담아이’에서 진행하는 놀이· 미술치료 모습.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제공 광고호스피스·완화의료는 말기 환자들도 ‘잘 살기 위해’ 시행하는 의료다. 더욱 본질적으론 좋은 죽음에 앞서 좋은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말기 환자와 함께하는 생명운동이자 문화운동이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는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여러 오해를 바로잡고 생명운동으로서의 문화와 인식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건강한겨레에 월 1회 칼럼을 기고한다. 편집자 주소아청소년 완화의료는 힘든 치료 과정 속에서도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 곁에서 소중한 하루를 함께 만들어 간다. 사진은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 완화의료팀 ‘빛담아이’에서 진행하는 놀이· 미술치료 모습.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제공 오늘 하루를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만 일곱 살 아이가 있다. 평소에는 조용하고 조심성이 많지만, 절친한 친구와 함께 있을 때면 누구보다 신나게 뛰어 놀고, 밝고 유쾌한 엄마와 듬직하고 다정한 아빠를 고루 닮아 의료진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아이다. 지난 2년간 회복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치료를 이어오면서 아이는 여러 번 위중한 고비를 지나왔고, 지금은 깊은 잠에 빠져 있다. 남은 시간이 길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우리는 이제 그 힘든 치료 여정의 마지막 시간들을 지나고 있는 아이 곁을 지키고 있다. 소아청소년 완화의료팀에 대한 이해와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세브란스 소아청소년 완화의료팀 ‘빛담아이’ 팀원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제공 비록 우리 마음 속에는 여전히 ‘아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일까?’하는 고민이 계속해서 떠오르지만, 다른 한편 우리는 마음의 확신을 가지고 아이의 뺨과 이마, 손등을 어루만지며 속삭인다. 지금까지 너무 잘 해 주었다고, 정말 대견하다고, 지금 너무 잘 하고 있다고. 우리는 너를, 부모와 가족 그리고 친구들의 삶을 행복한 기억으로 가득 채워준 아이로, 우리에게 치료하고 돌보고 사랑할 시간과 기회를 선물해 준 자랑스럽고 대견한 삶의 주인공으로 기억하고 싶다고.광고 아이가 아프다는 것, 더욱이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질환으로 치료를 받는다는 것은 온 가족의 삶을 흔드는 일이다. 의학의 발전으로 많은 아이들이 위중한 질병에서 회복되지만, 여전히 완치가 어렵거나 오랜 시간 힘든 치료를 견디며 살아가는 아이들도 있다. 아이들은 통증과 여러 증상,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많은 경우 자신의 고통을 표현하는 것도 어렵다. 부모는 긴 간병과 경제적 부담, 복잡하고 어려운 의사결정, 때로는 감당할 수 없는 치료 결과 앞에서 죄책감과 무력감, 혼란에 휩싸인다. 아픈 아이의 형제자매 또한 돌봄의 빈자리 속에서 또 다른 어려움을 감당한다. 이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닌, 누구에게도 찾아올 수 있는 일이지만, 개인의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대부분 사람들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골육종으로 치료 중 통증 조절과 보존적 치료를 위해 오랫동안 침상에서만 지내는 청소년 환자를 위해 소아청소년 완화의료팀이 의료진과 함께 침상을 함께 밀면서 병원 야외 정원에서 산책하며 햇볕과 바람을 느끼고 있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제공 아직은 많은 사람들에게 이름조차 낯선 ‘소아청소년 완화의료’는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질환으로 치료받으며 살아가는 어린이·청소년과 그 가족의 고통을 덜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미술-놀이-음악치료사, 자원봉사자와 성직자 등 여러 전문가가 함께 제공하는 전문적이고 통합적인 치료이자 돌봄이다. 치료 과정에서 아이들이 겪는 통증과 증상들을 적극적으로 조절해 가능한 한 신체적 편안함을 유지하도록 돕고, 아이와 가족이 질병과 치료과정을 이해하고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또한 심리사회적·영적 어려움을 함께 살피고, 때로는 짧지만 귀한 삶의 마지막 시간에 아이들이 편안하고 평안할 수 있도록, 이들이 우리에게 찾아온 의미를 기억 속에 남길 수 있도록 돕는다. 이것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적 돌봄이 아니라, 중증 질환으로 치료받는 모든 아이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기본적인 권리라고 유엔 아동인권위원회는 말한다.광고광고 아이들은 중증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작은 힘만 남아 있어도 놀고 싶어하고, 즐거움을 찾고 싶어하며,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외롭고 두려운 순간에 자신의 눈높이에 맞추어 안심시켜 주고, 손잡아 주고, 함께 해 주기를 바란다. 아이들의 질병을 치료하는 모든 과정에서 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아이들의 삶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5월, 어린이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이 계절에 간절히 바란다. 이 훌륭한 아이들과 가족들이 힘든 치료를 견디는 동안 삶의 필요가 채워지고, 고통이 조금이나마 덜어지기를. 더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삶을 응원하고 지지하기를. 아이들의 소리 없는 목소리가 더 많은 어른들의 마음에 닿아, 이들의 삶을 위해 필요한 실제적인 돌봄과 지원으로 이어지기를.광고 소아청소년 완화의료는 중증 질환 치료의 여정 속에서 매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아이들과 가족들 곁에서 고통을 덜고 필요를 채우며, 그 시간을 함께 기억하는 치료이자 돌봄이다. 권승연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용어제정이사(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학교실 교수, 세브란스 소아청소년 완화의료팀 ‘빛담아이’ 전담교수).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제공 권승연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용어제정이사(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학교실 교수, 세브란스 소아청소년 완화의료팀 ‘빛담아이’ 전담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