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홍장표 국립부경대 명예교수가 지난 20일 부산 국립부경대 연구소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광고“구조개혁을 하고 싶어도 늘 재정이 발목을 잡았는데, 우리 경제에 선물 같은 절호의 기회가 왔다. 이를 묵혀두거나 단순 현금으로 나눠줄 게 아니라, 인공지능(AI) 전환 과정에서 진행되는 ‘신이중구조’ 해소를 위해 전략적인 재정투자를 단행해야 한다.”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지낸 홍장표 국립부경대 명예교수(경제학)는 지난 20일 부산 국립부경대 연구소에서 한겨레와 만나 반도체 기업의 초호황(슈퍼사이클)에 따른 대규모 세수 활용 방안에 대해 “지금 보고 있는 성과급 격차는 기존 노동시장이나 대기업-중소기업 이중구조를 넘어선 기술 권력에 의한 ‘신이중구조’의 시작점”이라고 진단하며 이처럼 말했다.문재인 정부 시절 ‘소득주도 성장론’의 설계자였던 홍 교수는 “당시에도 이중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시장임금부터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최근 수억원대 성과급 논란은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를 제외한 노동자들에겐 전혀 딴 나라 얘기로, 성과급 논란을 넘어 사회를 어떻게 끌고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광고그는 반도체 초과이익에 기반한 대규모 세수 활용처에 대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전략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전환기에 대기업이 주도하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에 대한 투자 외에 ‘인공지능 활용’ 측면에서 청년 고용과 지역 격차 문제를 함께 풀어볼 수 있는 방안을 예시로 제안했다.홍 교수는 “전통적인 지역 산업단지에선 인공지능을 활용해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인재 풀이 텅 비어 있다”며 “지역에 우선 청년들이 살 수 있도록 한 뒤, 산단의 연계로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도록 대대적인 ‘빅 푸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부터 지역에 내려와야 한단 얘기는 ‘인재가 없다’는 이유로 통하지 않는다”며 “지역 공공부문에서 연구개발(R&D)과 사회서비스 등 청년 일자리를 선도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청년들은 제대로 된 직장에 들어가 보지도 못해 실업을 당할 기회조차 없다”며 “소득이나 수당을 조금 쥐여줄 게 아니라 역량을 키울 기회를 주고, ‘배우고 싶다면 돈은 정부가 다 대겠다’는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하는 노동자에 대한 정책 개입도 강조하며 재직자 재훈련, 고용친화적인 혁신클러스터 구축 등을 제시했다.광고광고올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50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 나오는 가운데, 이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세수를 활용하는 최악의 수로 그는 ‘국채 상환’을 지목했다. “잠재성장률 하락 국면에서 재정을 묶어두는 것은 구조적인 장기 침체를 방치하는 길”이라는 인식이다.현금성 급부 지급안과 관련해서도 그는 “위기 시 긴급재난지원금이나 농어민·예술인 등 특정 계층을 겨냥한 수당 개념이 아닌, 보편적 기본소득 지급 방식은 경제 체질을 바꾸는 지속적인 효과가 떨어진다”는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광고정부의 대기업 세제 혜택에 대한 환류 논의에 대해선 “반도체 세제지원을 담은 케이(K)칩스법 도입 때 미국의 칩스법처럼 나랏돈을 투입한 대신 일정 수준 이상의 초과이익을 사회와 공유할 수 있는 근거를 담지 못한 점이 아쉽다”며 “이번에 법 개정 등 환류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아울러 이번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을 지켜본 홍 교수는 “지난해 한화오션만 하더라도 원하청 노동자에게 동일한 비율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는데 노동 연대 관점의 논의가 사라져 안타깝다”며 “노사가 사회적 책임 관점에서 협력 업체와의 상생안 마련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