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성평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위원들이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과거 폭행 사건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현안 질의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국민의힘 위원들만 참석했다. 연합뉴스광고김내훈 | 작가 데이터, 정보, 지식, 통찰, 지혜가 각각 무엇인지 보여주는 그림이 있다. 데이터는 흩어져 있는 수많은 점들이며, 가공되지 않은 객관적 사실들이다. 정보는 점들이 어떤 목적에 따라 분류된 것으로, 색깔이 입혀진 상태로 표현된다. 지식과 통찰은 점들을 논리적, 합리적 상관관계로 연결하여 세상의 진실을 탐구하는 단계다. 정보들 사이에 경로가 생기며, 몇몇 핵심적인 정보에는 빛이 난다. 지혜는 그 빛나는 정보들을 잇는 최적의 경로가 그려진 상태로 표현된다. 여기에 한 네티즌이 그림을 하나 추가하여 유머러스하면서도 신랄한 풍자를 보여준다. 점들을 억지로 이어서 유니콘 모양을 그려놓고, ‘음모론’이라는 제목을 달았다.음모론의 풍자지만, 이것은 인간이 현실을 인식하는 메커니즘과 구조적으로 다르지 않다. ‘카니자의 삼각형’이라는 착시 현상을 예로 들 수 있다. 흰 배경에 세개의 팩맨이 중앙을 향해 입을 벌리고 있는 그림을 보면 인간의 뇌는 거기에 없는 삼각형을 스스로 창조해낸다. 고립된 파편의 사실들로부터 맥락을 도출하고 ‘큰 그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러한 인지 작업 없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만 보면, 시공간의 연속체 안에서 어디까지가 무엇이고 어디부터가 다른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즉 ‘큰 그림’을 구성하는 행위는 세계를 소통 가능한 단위로 분절하여 이해하려는 주체적인 노력이다. 음모론은 이러한 노력의 불완전성을 착취하며 성장한다.광고음모론과 가짜뉴스 등의 역정보 공작은 크게 보아 두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앞의 유니콘처럼 점들을 억지로 잇고 빈칸은 인위적으로 채워 넣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오래전부터 지식과 상식으로 굳어 있었던 그림을 해체하여 탈맥락화하는 방식이다. 이것을 새로운 그림으로 재구성하여 특정 정치세력에 불리한 서사를 만들어내는 것이 전형적인 네거티브 공세, 흑색선전 방식이다.6월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한 네거티브 공세는 대중적 반향도 크지 않지만, 정치 혐오를 부추겨 명줄을 이어가려는 보수세력 역정보 공작의 전형에 가깝다. 정 후보를 겨냥한 공세는 크게 두가지로, 외유성 출장과 1995년 주폭 관련이다. 전자는 ‘그린 듯한’ 유니콘 공세다. ‘칸쿤’(캉쿤)이라는 유명 휴양지, 공문서 성별 기재 오류, 여성 공무원 동행이라는 몇개 ‘점’들을 가지고 ‘부적절한 관계’라는 해괴망측한 그림을 그려냈다. 후자는 정 후보가 양천구청장 비서관으로 일하던 31년 전, 술자리에서 보수정당 국회의원 비서관과 5·18 민주화운동 등에 대한 인식 차이로 다투다가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되었다고 보도되고, 법원이 “정치 관계 이야기 등을 나누다가” 폭행 등을 저지른 것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한 사안에 대한 것이다. 여기에선 해당 사건에 결부된 여러 사실에서 맥락을 거세한 공세를 펼친다. 이들은 그 가운데 ‘술자리’와 ‘폭행’이란 사실만 따로 떼냈다. 듬성듬성해진 ‘점’들 사이의 빈칸에는 당시 양천구의회 속기록에 나오는 ‘여종업원에게 외박 요구’라는 일방적 주장을 가져다 붙여 그로테스크한 형상을 만들어냈다.광고광고이런 공세를 펼치는 이유는 선거에 당장 도움은 안 될지언정, 적어도 담론을 혼탁하게 만드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엔 한국 언론의 고질적 병폐인 ‘따옴표 저널리즘’이 작용한다. 다수 언론은 사안의 입체적 맥락을 조명하기보다 ‘그가 이렇게 말했다’고 기계적으로 받아 적는 등 공방의 중계 보도에 그친다. 이렇게 객관성의 최소 요건만 형식적으로 충족하는 보도 행태는 이른바 역정보 공작을 위한 최적의 토양을 제공한다.탈진실의 시대에 ‘객관성’이 여전히 언론의 목표인지 회의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객관성은 포기될 것이 아니라 갱신되어야 할 것이다. 그 출발은 내란세력이 퍼뜨리는 세계관에 맞서는 ‘큰 그림’의 적극적 재구성이어야 할 테다. 요컨대 ‘진실’이란 어딘가에 숨어서 누군가에게 발견되기를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무언가가 아니라 투쟁의 산물이다.광고
역정보와 따옴표 저널리즘 [똑똑! 한국사회]
김내훈 | 작가 데이터, 정보, 지식, 통찰, 지혜가 각각 무엇인지 보여주는 그림이 있다. 데이터는 흩어져 있는 수많은 점들이며, 가공되지 않은 객관적 사실들이다. 정보는 점들이 어떤 목적에 따라 분류된 것으로, 색깔이 입혀진 상태로 표현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