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건설 중인 SK하이닉스 반도체 팹. 국회사진기자단광고미국 정부의 대미 반도체 투자 압박은 자국 내에 첨단 제조 거점을 구축해 인공지능(AI) 공급망의 주도권을 쥐려는 전략적 이해관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공지능 혁신의 병목으로 떠오른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자체 생산 역량이 미흡한 터라 미국은 현지 투자 유치와 공급망 내재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압박이 국내 투자를 위축시키고 기업의 전략적 자원 배분도 왜곡할 우려가 큰 만큼, 대미 설득과 병행해 국내 용인·호남 등 생산 거점 지원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한다.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에서 가동 중인 메모리 제조공장은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버지니아주 머내서스 팹(공장) 정도가 유일하다. 마이크론도 회사 누리집을 통해 “전세계 메모리 칩의 약 2%가 미국에서 생산되며, 모든 제품이 머내서스 공장에서 제조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미국 메모리 제조 및 투자 확대 방침에 따라, 머내서스 팹 증설과 함께 아이다호주 보이시와 뉴욕주 클레이에서 대규모 메모리 팹 신규 건설을 추진 중이다.반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 1, 2위인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현지 투자를 진행 중인 공장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와 후공정인 첨단 패키징 팹이다.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는 파운드리 팹은 연내 1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 패키징 공장은 지난달 말 기공식을 하고 본격적인 첫 삽을 뜬 상태다. 미국이 자국 내 턱없이 부족한 ‘메모리 제조 거점’의 추가 투자를 압박하고 있는 이유다.광고특히 미국과 인공지능 패권 경쟁 중인 중국이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YMTC)를 양대 축으로 메모리 생산 역량을 대폭 강화하면서 미 정부의 경계심도 부쩍 높아진 상황이다. 메모리 공급 부족 여파로 미국 대표 기업인 애플조차 중국산 메모리에 손을 내미는 상황인데다, 인공지능 확산으로 앞으로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는 점도 미국의 메모리 생산 내재화 필요성을 키우는 요인이다.이런 사정 탓에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트럼프 행정부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국내 용인과 호남 등의 초대형 메모리 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한 상황이지만, 메모리 소비 시장의 ‘큰손’인 미국의 요구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광고광고이종환 상명대 교수(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미국 현지 투자는 인건비와 원가 경쟁력은 물론 기업의 투자 여력, 기술 유출 우려 등 따져봐야 할 점이 한두개가 아니다”라며 “우리 기업들의 동시다발적인 반도체 공장 투자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정부가 미국 쪽에 이런 부분을 잘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