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간암과의 17년 동행’ 표지.광고암 진단을 받는 순간, 누구나 한 번쯤 죽음을 떠올린다. ‘요즘 암은 병도 아니다’라는 위로도 그 순간엔 들리지 않는다. 부정적인 생각은 힘이 세어서 시도 때도 없이 죽음이라는 단어를 소환한다.그럴 때 가장 큰 위안은 희망을 주는 실제 사례다. 같은 병을 이겨낸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불안감이 줄어든다. ‘간암과의 17년 동행’(최재영 지음, 서울셀렉션 펴냄)은 그런 책이다. 저자는 한 번도 아니고 네 번의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살아낸 사람이다.그래서인지 이 책은 간암 환자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암 환자와 그 곁을 지키는 가족 혹은 보호자에게 두루 도움이 되는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광고실제 암 환자들이 하는 질문은 많이 닮아 있다. ‘항암을 계속해야 할까 멈춰야 할까’, ‘검사 수치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 ‘부작용을 어디까지 견뎌야 할까’, ‘가족에게 내 두려움을 어디까지 말해야 할까’ 등등….이런 질문들 앞에서 간암 환자와 폐암 환자, 유방암 환자, 대장암 환자, 췌장암 환자, 자궁경부암 환자 등의 경계는 희미해진다.광고광고저자 최재영은 2010년 만성 C형 간염과 중증 간경변 진단을 받았다. 투병의 시작이었다. 이듬해 간암 환자가 됐다. 성공 확률이 희박했던 9시간의 대수술을 시작으로 간부전, 쇼크, 폐 전이 등을 겪으며 죽음의 문턱을 여러 번 넘나들었다. 그때마다 그는 치료를 견디는 몸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절망 대신 간암 치료에 도움이 되는 방법들을 찾아 나섰다.그런 점에서 이 책은 17년 동안 몸으로 얻은 암 투병 경험을 담은 기록이다. 저자는 극적인 완치 서사나 특효약을 내세우지 않는다. 자신의 경험을 정답이라 말하지 않고, 한 환자에게 도움이 된 방법이 다른 환자에게도 그대로 통한다고 주장하지도 않는다. 그 겸손함이 오히려 이 책의 신뢰도를 높인다.광고저자가 긴 세월 투병 끝에 정리한 원칙은 여덟 가지로 압축된다. 공부하라, 몸을 만들라, 검사로 확인하라, 잠과 마음을 관리하라, 무리하지 말라, 혼자 버티지 말라, 살아야 할 이유를 잃지 말라, 마음을 의지할 곳을 가지라는 것이다. 이 중에서 특히 몸 만들기와 관련해 저자는 간 건강을 매우 중요시한다. 간 기능을 지키지 못하면 암 치료를 견디기 힘들기 때문이다.통합의학과 자연치유에도 열린 태도를 보이지만 저자는 특정 음식이나 요법을 해답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책에는 고열과 변비, 설사, 빈혈에 대처한 경험부터 간 수치 관리를 위해 활용한 녹즙과 비타민C, 청국장 환 등 자기 몸에 직접 적용해 본 노하우가 상세하게 담겨 있다.저자는 두려운 시간을 지나고 있는 암 환자들에게 간곡히 당부한다. 사람은 생각보다 훨씬 강한 존재이며, 희망은 생각보다 힘이 세고 오래간다는 것. 그러니 자신의 병을 계속 공부하고 희망의 끈을 놓치지 말라고.저자는 이 책이 거창한 해답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단 하루라도 더 버틸 힘, 다시 병원으로 갈 용기, 오늘 하루를 살아볼 마음” 정도면 충분하다고 썼다. 주위에 암 진단을 받고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조용히 건네보길 권한다. 화려한 위로의 말보다 훨씬 든든한 격려가 될 수 있다.광고권복기 건강한겨레 기획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