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게티이미지뱅크 광고“면사무소에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저 혼자입니다. 복지 업무만 하는 게 아니라 인감증명서 발급이라든지, 민원 처리도 하고 있어 자리 비우기가 힘들어요. 통합돌봄 문제로 현장에 도저히 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경남의 한 면사무소에서 일하는 사회복지공무원 김민수(가명)씨는 2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렇게 토로했다. 그는 지난 3월 전국적으로 통합돌봄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기존 복지·행정 업무에 더해 통합돌봄 서비스까지 맡게 됐다. 김씨는 “얼마 전 통합돌봄 대상자 가정방문을 나갔는데 복지 업무 민원이 들어왔다는 연락을 받고 다시 면사무소로 되돌아와야 했다”며 “복지급여 신청 등 복지행정시스템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저밖에 없으니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촌에선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많아 가정방문을 통해 실태를 봐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인, 중증장애인이 살던 곳에서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복지·의료·요양 서비스를 지원하는 통합돌봄 제도가 시행 5개월이 됐지만, 지방자치단체 전담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돌봄 대상자를 제때 발굴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제도의 취지가 제대로 실현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광고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지방자치단체별 통합돌봄 관련 인력배치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 230개 시군구(세종시와 제주·서귀포시 포함)에서 통합돌봄 업무를 수행하는 지방공무원 6297명 가운데 81.7%인 5146명이 다른 업무를 병행하는 등 겸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읍면동으로 좁히면, 전국 3560곳에서 통합돌봄 전담 인력은 151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읍면동에서는 통합지원 대상자 발굴부터 신청 접수, 대상자 모니터링까지 해야 한다. 복지부와 행정안전부는 제도 시행 전인 지난해 12월 “읍면동당 최소 1명 이상의 전담 인력이 배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아직 실행되지 않았다.광고광고 통합돌봄 전담 인력을 사회복지직 대신 행정직으로 뽑은 곳도 있다. 복지부의 ‘통합돌봄 조직 구성·운영 권장 가이드라인’을 보면, 통합돌봄 업무만 담당하는 인력은 복지·간호·보건·행정 직렬 순으로 채용·배치하도록 했다. 채용 1순위로 사회복지직을 뽑으란 얘기다. 한 기초단체 사회복지직 공무원인 박종수(가명)씨는 “우리 지역의 13개 읍면에서 통합돌봄 전담 인력으로 18명 모두 행정직만 뽑았다”며 “업무의 전문성이나 연속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초단체에서 통합돌봄 서비스를 이용해 그동안 부족한 행정직 인력을 채용하는 데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통합돌봄 사업의 핵심인 전담 인력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전용호 인천대 교수(사회복지학)는 “통합돌봄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대상자를 발굴하고 지역 인프라와 연결하는 전담 인력 배치가 중요하다”며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의 경우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인건비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통합돌봄이 꼭 필요한 농촌 지역에서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근무 기피 현상이 심각해 채용을 못 한 곳도 있다. 별도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광고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지방정부별로 통합돌봄 전담 인력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올해 말까지 전담 인력을 지속적으로 배치해 나갈 계획”이라며 “1순위로 사회복지직을 채용하지 않은 지자체 점검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자체 통합돌봄 전담 인력 2400명에 대한 인건비를 올해부터 내년까지 해마다 6개월치씩 지원할 예정이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