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김용기 생산과포용금융연구회 대표. 사진/김가윤광고“낮은 연체율은 ‘느린 붕괴’의 가능성을 반박하는 지표가 아니다.”김용기 생산과포용금융연구회 대표는 24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한국 금융시스템의 뼈대를 이루는 주택담보대출이 겉으로는 튼튼해 보이지만, ‘느린 붕괴’의 위험성을 안고 있으며 이미 그 경로에 들어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생산적 금융’ 출간에 이어 이달 19일 펴낸 ‘포용금융’을 통해 부동산 담보 위주의 금융 시스템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아주대 교수를 지낸 김 대표는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은 현 정부 금융 정책의 열쇳말이다.김 대표가 말한 ‘느린 붕괴’ 경로는 은행의 대출 구조가 주택담보대출에 쏠려 있는 터에 금리가 올라가고, 소득은 정체되고, 주택가격이 조정이 맞물리면서 가계의 상환부담이 커지는 상황을 일컫는다. 이는 금융기관 부실을 늘리고 경제 전반의 침체로 이어진다.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급격한 폭발이었다면, 1990년대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는 10년 이상에 걸친 느린 붕괴였다는 설명이다.광고김 대표는 “연체율이 낮은 가운데서도 소비와 성장률이 서서히 낮아지는 상태가 충분히 가능하다”며 “이게 ‘느린 붕괴’의 전형적인 경로”라고 강조했다. 연체는 가계가 여러 대응 수단을 소진한 뒤 나타나는 후행지표라고 설명한다. 연체에 들어가기 전 외식·여행·내구재 구매를 줄이고, 저축을 줄이거나 금융자산을 처분하고, 은행에서 비은행권으로 이동하는 식으로 먼저 대처한다는 것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은 1분기 말 0.32%에서 2분기 말 0.33%로 올라 2016년 1분기 말(0.36%) 이후 가장 높았다.김 대표는 전체 연체율 수준보다 연체율 내부에서 경계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비은행권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고 취약차주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가리킨다. 비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말 2.08%에서 올해 1분기 말 2.26%로 높아지고, 취약차주(한국은행 기준 다중채무자 등) 비중이 6.4%에서 6.7%로 상승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2.75%로 올린 데 이어 추가 인상 뜻을 분명히 밝힌 상황이란 사정도 있다.광고광고정부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전체 가계대출 비중을 2030년까지 80% 아래로 낮추는 것을 정책 잣대로 삼고 있다. 이 비중은 지난해 말 88.1%에서 올해 1분기 말 85.3%로 낮아졌다. 가계부채(가계대출+판매신용)가 빠르게 늘어 6월 말 현재 사상 처음으로 2천조원을 넘어섰지만, 명목 국내총생산은 이보다 빨리 늘고 있어 목표를 앞당겨 달성할 수 있다는 게 금융 당국의 판단이다.이에 대해 김 대표는 “명목 국내총생산 대비 비율 하락이 차입 가구의 원리금 부담 완화나 대출구조 개선, 금융자금의 생산적 부문 이동까지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명목 국내총생산은 실질 생산의 증가뿐 아니라 물가상승에 의해서도 늘어나며, 반도체 기업 이익처럼 일부 산업에 편중된 소득 증가로도 커질 수 있다. 명목 국내총생산이 증가했다고 해서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가계의 소득과 상환 능력이 같은 비율로 개선됐다고 볼 수는 없다.”광고김 대표는 “가계부채의 지속가능성은 분모의 성장과 함께 차주의 현금 흐름, 상환 구조, 자금의 용도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가계부채 대책에 자금의 부동산 편중 개선을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같은 100조원의 대출이라도 기업 설비투자나, 주택 신규 공급에 사용된 경우와 기존 주택의 소유권 이전에 쓰인 경우는 경제 전체에 미치는 효과가 다르다. 기존 주택 매입 대출은 새로운 생산과 소득으로 연결되지 않고, 부채증가를 통한 소비 여력 감소로 이어진다.” 따라서 가계부채 증가율이 명목 국내총생산 성장률보다 낮은지만 볼 게 아니라 부채 보유가구의 가처분 소득 증가율보다 낮은 상태가 지속되는지를 확인하고 차주의 현금 흐름, 상환구조, 자금의 용도를 아울러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다.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1.5%에서 3.0%로 두배 올린 조처에 대해서도 우려감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중가율 목표를 높인 일정한 정책적 이유가 있어 이를 두고 단순히 규제가 완화됐다, 집값을 잡을 수 없게 됐다는 식으로만 평가하기 어렵다”면서도 “총량 목표를 경기와 주택정책에 따라 자주 변경하면 정책 신뢰가 약해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택공급 금융과 기존 주택 매입 대출을 구분하고, 가계대출이 항목별로 얼마나 배분됐는지 확인하고 공개할 것을 제안했다.새로 출간한 책의 표제로 삼은 ‘포용 금융’에 대해 김 대표는 “모든 위험을 금융기관이 떠안아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며 “금융이 위험을 더 정확하게 판단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은 나누며, 회복 가능한 사람과 조직에 다시 금융의 경로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며, 착한 금융의 논리가 아니라 좋은 금융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논리”라고 말했다.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부동산 쏠린 한국의 가계부채, ‘느린 붕괴’ 경로 들어설 가능성”
“낮은 연체율은 ‘느린 붕괴’의 가능성을 반박하는 지표가 아니다.” 김용기 생산과포용금융연구회 대표는 24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한국 금융시스템의 뼈대를 이루는 주택담보대출이 겉으로는 튼튼해 보이지만, ‘느린 붕괴’의 위험성을 안고 있으며 이미 그 경로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