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금융위원회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한 13일, 서울 은평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오피스텔 빌라 매물표. 연합뉴스광고이정애ㅣ 논설위원“왜들 이렇게 사생결단하듯 싸우나 몰라요. 어차피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대표는 1년짜리 임시 대표가 될 것 같은데.”더불어민주당의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이 과열된 전당대회 상황을 걱정하다가 이렇게 말했다. 어조에선 ‘시방 뭣이 중헌디’의 느낌이 묻어났다. 그를 만난 날, 정부는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공개했다. “뭐라고 설명해도 당장 ‘종부세(종합부동산세) 2배 오른다’ 소리부터 나올 게 뻔해요. 가뜩이나 부동산 문제로 서울 민심이 좋지 않은데, 이대로 가면 총선은커녕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이기기 쉽지 않을 겁니다.” 지난달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사건’ 1심에서 당선무효형 선고를 받자, 민주당은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기정사실화하며 ‘서울 탈환’을 별러왔다. 그런데 이번 세제 개편안 후폭풍으로 그 불씨가 아예 꺼지게 됐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서울 선거에서 진 당대표가 무슨 수로 자리보전을 하겠습니까?” 그가 이번 전대를 ‘2028년 총선 공천권’을 쥔 힘 있는 대표가 아니라, 1년짜리 임시 대표를 뽑는 선거로 보는 이유다.광고그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세제 개편 방향이 조세 정의론엔 부합한다”면서도 “정치적으론 실리적이지 않다”고 했다. 아무리 옳은 방향이라고 해도 민심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정권을 잃게 될 수도 있다는 취지다. 세제 개편안이 공개된 지 일주일여 만에 수정·보완 얘기가 나오는 걸 보면, 민주당 다른 의원들의 생각도 비슷한 것 같다. 특히 서울·수도권 의원들의 얼굴에선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진 것도 다 부동산 때문”이라며 전전긍긍하는 기색이 역력하다.13일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 들어가 보니, 정부가 지난 4일 입법 예고한 ‘종부세 일부개정법률안’에 이례적으로 많은 5850건(낮 12시 기준)의 의견이 달렸다. 민주당 의원들의 걱정처럼 세제 개편안에 대한 불만이 폭발 직전까지 차오른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의원들이 분노의 발화점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는지는 의문이다.광고광고당장 내년부터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건, 40억원 이상(공시가 28억원) ‘초고가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 정도다. 그나마도 실거주 1주택자일 경우, 서울 아파트 단지 가운데 단 4%에서만 보유세 인상 효과가 있고 15%는 되레 세 부담이 감소(한국도시연구소 분석)한다. 이날 나온 전국지표조사(NBS) 결과만 봐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정적(56%) 평가가 긍정(34%)을 크게 앞섰지만,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대해선 찬성(46%)과 반대(41%) 의견이 비슷하게 나오기도 했다. 알쏭달쏭한 엇갈림 속에 눈에 띄는 건, 무주택자(38%)보다 유주택자(1주택, 2주택 이상 각각 50%)의 찬성 응답이 높다는 점이다. 이번 부동산 세제 개편안 이후 나오는 ‘살자니 종부세, 팔자니 양도세, 주자니 증여세, 죽자니 상속세’나 ‘거주의 자유마저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전부인 듯 말하는 건 현실 왜곡이란 반증 아닐까.물론 이번 세제 개편안으로 ‘피치 못할 사연’이 있는 비거주 1주택자가 억울한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애초 이들이 세금 못 내 내놓은 집을 살 형편도 안 되는 청년, 무주택자에겐 이조차도 부러운 얘기일 뿐이다. 애초 내 집 마련 막차를 타지 못한 사람들에겐 거주의 자유 따위는 없다. 그들의 거주지를 결정하는 건, 집주인의 형편과 인심 그리고 은행 대출 한도다. 적어도 당 강령에 ‘중산층·서민의 정당’이란 기치를 내건 정당이라면 이들의 형편부터 살폈어야 할 것이다.광고그런데 “(반도체로) 50조원의 추가 세수가 있는데 왜 (부동산 세수) 1조원에 목숨을 걸려고 하느냐”며 “부동산 세금은 손대지 말라는 게 일반 주장”(송영길 당대표 후보)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부동산 세제 개편안의 목적이 오로지 ‘세수 확대’에 포인트가 맞춰진 것이라면 수긍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주택은 사는(buying) 것이 아니라 사는(living) 곳’이라는 기조 아래 조세 형평성을 높이는 데 있다. 새 집 공급을 서두르겠다고 하지만 언제가 될지 기약도 없고, 설령 된다고 한들 내 차례가 올까 싶은데, 손 놓고 현상유지나 하자는 건가. 이러니 민주당을 두고 ‘서울에 똘똘한 집 가지고 주머니 여윳돈으로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 정책을 만드는 정당’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hongby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