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미국·남미·독일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공군 1호기에서 환영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광고“이대로 섣불리 도입하면 레버리지 이티에프(ETF) 정책과 같은 결과를 부를 겁니다.”정부가 추진하는 메가특구특별법에 주 52시간 예외,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 파견 허용 업종 확대 등 규제 완화 조항이 담기자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역대 보수 정권도 추진하지 못했던 사안을 이재명 정부가 밀어붙일 가능성을 걱정한 것이다.이는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내건 ‘노동존중사회’가 흔들리고 있다는 인식과 맞닿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소년공’ 출신임을 강조하며 “노동이 빠진 성장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5월 1일 노동절 축사)고 강조했지만, 정작 주요 국면마다 이와 엇갈리는 정책 행보를 보였다.광고지난 5월 삼성전자 노사가 역대급 성과급을 둘러싸고 갈등할 당시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노조 파업에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상징적이다. 이 대통령 역시 지난 4월 기간제법을 ‘2년 이상 고용금지법’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정규직 전환을 회피하는 기업의 책임은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7월에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 이후 노동쟁의 범위가 넓어졌다며 교섭의제 기준 마련을 주문했다. 노사 자율 교섭 영역에도 정부가 적극 개입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메가특구특별법은 이런 ‘반노동’ 기조를 집약한 법안이다. 국정과제와도 곳곳에서 충돌한다. ‘기간제 사용기간 4년 연장’이 대표적이다. 지난 3월 기간제 개편 논의에 착수한 노동부는 전문가 포럼을 통해 사용 사유 제한과 차별 시정 등 기간제 남용 방지 장치를 포함한 안을 마련해 사회적 대화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별도 특례가 도입되면 이런 논의 과정이 사실상 무력화된다.광고광고주 52시간 예외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공짜 노동’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포괄임금제 오남용을 막고 실노동시간을 줄이겠다며 감독을 강화해왔지만,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주52시간 예외 등이 포함된 메가특구특별법이 통과된다면 장시간 노동 확대가 이뤄질 수 있다. 정책의 일관성과 설득력이 크게 흔들리는 셈이다. 국민의힘은 이미 ‘지역 차별’이라며 특례 적용 범위 확대를 요구한 상태다. 더욱이 이미 특별연장근로를 통해 1주 최대 64시간 근무가 가능한 상황에서 법에 별도 특례를 규정해야 하는 마땅한 이유도 찾기 어렵다.파견 허용 업종 확대도 문제적이다. 파견 형태의 고용은 원청의 안전관리 책임 소재를 흐리는 동시에, 노동자가 불안정한 고용조건 탓에 위험한 작업을 거부하기 어렵게 만든다. 2021년 평택항에서 사망한 고 이선호씨, 2024년 23명이 사망한 아리셀 참사, 2025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고 김충현씨부터 최근 HL만도 평택공장에서 사망한 고 김승모씨에 이르기까지, 반복된 중대재해의 배경에 불법파견 구조가 존재하는 이유다.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가 도리어 ‘위험의 외주화’를 확대하는 선택을 하는 것이 타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광고더욱이 파견 확대가 생산성이나 기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실증적 근거는 찾기 어렵다. 결국 경기 변동에 따라 기업이 쉽게 쓰고 내보낼 수 있는 노동력을 늘리는 수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메가특구는 기존 규제특구보다 넓은 초광역권 단위로 지정되는 만큼, 이러한 예외가 향후 노동정책의 새로운 기준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이재명 정부는 ‘실용 정부’를 자임한다. 하지만 ‘실용’이 원칙 없이 이해관계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뜻하진 않는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6월 국제노동기구(ILO) 총회 출장길에 챙긴 책 ‘정책은 왜 실패하는가’(이창곤 지음·한겨레출판 펴냄)은 대통령의 책임있는 역할을 강조하며 이렇게 짚는다.“정책은 말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이 현장의 삶을 바꾸는 과정에서 완성된다.”‘노동존중사회’가 구호에 그칠지, 정책으로 증명될지는 메가특구특별법을 둘러싼 이재명 정부의 선택에 달렸다.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