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게티이미지뱅크광고강지나 | 교사·‘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저자 청(소)년과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로 시끄럽다. 몇몇 지역교육청은 드라마 ‘참교육’과 비슷한 조직을 만들려고 한다. 상대를 존중하고 공정하게 겨뤄야 하는 야구 경기장에서는 광주 민주화 항쟁을 폄훼하는 응원이 나와 물의를 빚었다. 일반 교실에서는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는 노래, 단어, 손짓 등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도대체 우리 청(소)년들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일각에서는 청년들이 극우화되었고, 그 이유는 경제적 불평등과 과도한 경쟁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피해의식 때문이라고 한다. 또 한편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조롱이 아무 규제 없이 확산되기 때문이란다. 교사들은 정치적 중립 의무 때문에 교육하기 어렵고, 학생들의 혐오문화를 제재하기도 힘겹다고 한다. 아마 다 맞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런데 청(소)년들은 도대체 왜 이런 놀이가 재미있을까?재미를 느끼려면 놀림을 통해 우월감을 얻거나 현실에선 넘볼 수 없는 권력자를 비판한다는 쾌감이 있어야 한다. 전자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조롱이고, 후자는 정치 풍자다. 민주화 운동에 대한 폄훼와 고인을 조롱하는 것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우월감은 아닐 것이다. 일종의 풍자라고 본다면, 풍자는 양반을 조롱하던 탈춤에서부터 독재자를 ‘전대갈’이라 부르던 하위문화까지 다양하게 있었다. 방향이 잘못되고 역사의식이 부족하지만, 청(소)년들이 풍자를 즐기는 것은 그들이 보기에 성역이자 기득권인 민주화 세력을 비꼬면 통쾌하기 때문이다. 내 지인은 고등학생인 자녀에게 올림픽공원 시위에 대해 이런 질문을 받았다. “엄마는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이었어도, 선거관리 부실이 드러났는데 지금처럼 가만히 있겠어요?” (부정선거론자들은 논외로 하고) 청(소)년들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문제가 생겼는데, 민주화 세력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니까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말 민주주의 가치를 외면했느냐 아니냐의 사실보다는 청(소)년들에게 기성세대인 민주화 세력이 위선적이고 기만적으로 보인다는 점이 중요하다.광고청(소)년들의 이런 정서에 공명하고 함께 문제를 바로잡으려면, 기성세대는 청(소)년들이 역사를 잘 몰라서, 어둠의 정치 공작에 놀아나서 우경화됐다고 치부하면 안 된다. 생각 없이 인터넷에서 낄낄대며 노는 한심한 아이들로 보아서도 안 된다. 더욱이 이들을 ‘극우’라는 단일 집단으로 부르며, 하나의 프레임으로만 파악해서도 안 된다. 분명 민주화 과정은 수많은 시민이 피를 흘리며 얻어낸 자랑스럽고 숭고한 역사다. 하지만 정치권력만 바뀌었을 뿐 일상의 민주화는 별로 이뤄지지 않았고, 특히 청(소)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의와 공감의 문화는 싹조차 틔우지 못했다. 학교에서 청소년들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고, 지역에서 청년들의 재능과 구상을 자유롭게 펼칠 여건은 미비하다. 청(소)년들은 수월성 교육에 경쟁적으로 내몰릴 뿐 약자를 배려하거나 공론장을 만드는 민주적 방식은 거의 경험하지 못한다. 물론 그 책임이 민주화 세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도덕적 우위를 내세우며 스스로 정의롭다고 외쳐온 민주화 세력이 실상 기득권을 차지한 채 교육 현장은 약육강식의 문화가 판치도록 방치해왔다면 청(소)년들이 염증을 느낄 수 있다. 교육감 공약에 반대하며 피켓 시위 하는 청소년 활동가를 질질 끌고 나가는 소위 ‘진보’ 교육감 시대의 행태는 파시스트와 무엇이 다른가.우리 사회는 켜켜이 쌓여 있던 수많은 권위주의가 해체되고 실질적 민주화로 가는 내홍을 겪고 있다. 그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역사와 민주주의에 대해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무제한 인터넷 세상을 만끽하며 좌충우돌하고 있다. 이제 기성세대는 그들과 진짜로 만나 토론하고 공감하며 공론장을 열어 다음 세상을 함께 준비해야 할 때다. 밥 딜런의 오래된 노랫말을 새기며. 그대가 이해하지 못한 것을 비난하지 마오/ 그대의 자녀들은 그대의 통제를 넘어서 있다오/ 그대가 걸어온 길은 빠르게 낡아가고 있으니/ 부디 새 길에서 비켜주시길/ 거들어줄 수 없다면.광고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