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24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초등학교 운동장과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 서울청사관리소 화훼시설의 모습. 조해영 기자 광고지난 24일 오후 여름 방학식이 끝나고 학생들이 빠져나간 서울 중구 덕수초등학교 운동장 바로 옆, 유리온실과 비닐하우스가 펼쳐져 있었다. 이들 화훼시설에서 자란 식물은 1㎞ 떨어진 정부서울청사 곳곳을 장식하는 데 쓰인다. 운동장 구석에는 청사로 식물을 실어나르는 차량이 오가며 새긴 바퀴 자국이 선명했다. 27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덕수초 학부모로 구성된 ‘덕수초 운동장 되찾기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운동장에 맞붙은 정부청사관리본부의 화훼시설 철거를 행정안전부에 요구하고 있다. 정부청사를 꾸미기 위한 화훼시설 탓에 트럭 이동, 살충제 살포 등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을 호소하는 것이다. 화훼시설이 덕수초 운동장 바로 옆에 들어선 것은 2000년이다. 교육청 소유였던 덕수초 운동장 부지는 1995년 행안부 소유의 휘경공고(현 서울반도체고) 부지와 맞교환 되면서 행안부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이후 덕수초는 행안부로부터 무상 대여계약을 갱신하면서 이곳을 운동장으로 쓰고 있다. 화훼시설이 들어선 곳 역시 행안부 소유 부지다.광고 문제는 차량이 화훼시설과 청사를 오가면서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지난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가 △화물차량 서행을 위한 갓길 설치 △등·하교와 체육 활동 시간 차량 운행 자제 등을 조정했으나, 갓길 설치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탓에 운동장 통행은 계속되고 있다. 올해 4월만 해도 학생들이 운동장을 사용하던 시간에 트럭이 들어오면서 학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다고 비대위는 전했다. 그나마 학교와 학부모 반발로 지난달부터는 평일 오전 7∼8시, 오후 5∼6시와 주말에만 차량이 오가도록 합의된 상태다. 김책 덕수초 운영위원회 위원장은 “행안부가 청사를 꾸미기 위해서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담보로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정부청사관리본부 화훼시설과 덕수초 운동장 경계 부분 바닥에 차량 바퀴 자국이 나 있는 모습. 조해영 기자 화훼시설 특성상 살충제 등이 운동장 바로 옆에서 살포되는 점도 학교와 부모들의 불안을 키운다. 덕수초 비대위가 정보공개청구로 청사관리본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화훼시설에서는 농약과 비료 등이 사용되고 있다. 2009년 권익위 조정에는 학생 건강을 고려해 작물 재배에 친환경 재료를 사용한다는 내용도 담겼으나 이후 진행 상황이 제대로 공유되지는 않았다는 게 학교와 비대위의 입장이다. 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2009년부터는 저독성, 2023년부터는 식물 추출물로 만든 친환경 살충제 등을 사용하고 있다. 2018년 이후로는 (학생들이 없는) 토요일에만 농약 작업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청사관리본부는 ‘화훼시설이 학생 안전이나 교육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검토를 한 적이 있느냐’는 비대위의 정보공개청구에는 관련 정보가 없다고 답변했다.광고광고 덕수초와 학부모들은 행안부가 화훼시설을 이전하고 부지를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덕수초와 서울중부교육지원청, 청사관리본부 등은 화훼시설과 운동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도 오는 28일 덕수초를 찾아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박수민 덕수초 교장은 “운동장 부지를 확보하고 아이들에게 돌려주는 것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써는 덕수초 부지와 맞바꿀 만한 교육청 땅이 마땅치 않고 청사관리본부 역시 당장 화훼시설을 철거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학생들 안전이 가장 중요한 만큼 이를 고려해 차량을 운행하고 있고, 부지 교환 등 여러 방안을 교육청과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