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광고서늘함을 맞아들인다는 뜻의 ‘납량’을 앞세운 방송 프로그램은 70년 전에도 있었다. 1956년 국내에서 텔레비전 방송이 시작됐을 때부터 방송사들은 시청률이 떨어지는 여름휴가철이면 전략적으로 납량특집을 편성했다. 1970년대 중반까지는 시각적으로 시청자의 더위를 식혀주는 세계의 아이스쇼, 에스키모 다큐멘터리, 바다·섬·호수 배경의 음악회, 연예인의 피서 작전이 단골 소재였다.납량특집의 감각을 시원함에서 오싹함으로 바꾼 작품은 한국 전통 귀신이 나오는 한국방송(KBS)의 ‘전설의 고향’(1977년)이다. 1990년대 들어선 문화방송(MBC) 드라마 ‘엠’(M)과 ‘거미’ 등이 납량특집 전성시대를 이끌었다.이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만 틀면 사계절 공포물이 나오지만 여전히 귀신, 괴담, 스릴러, 오컬트(초자연), 미스터리는 여름철에 잘 팔리는 키워드다. 지난 17일에는 넷플릭스의 미스터리 오컬트 사극 시리즈인 ‘동궁’이 공개됐고, 22일에는 공포영화 ‘호컴’이 개봉했다. 영상 밖 놀이공원에선 올해도 귀신 테마 축제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광고공포 체험이 정말 더위를 식혀주긴 할까. 충남대학교 연구진이 2011년 공포영화 ‘장화, 홍련’을 실험 참가자들에게 보여줬더니 코끝 온도는 0.69도, 콧등은 0.32도 떨어졌다. 다만 게임을 하며 기쁨을 느낀 참가자들의 코끝 온도 역시 0.27도 낮아졌다. 공포나 기쁨 경험 모두 교감신경계 활성화로 말초 혈류량이 감소해 피부 온도가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공포·감동·경외감 같은 강한 감정을 느낄 때 몸에 소름이 돋는 ‘정서적 털 세움’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공포 콘텐츠가 몸속 온도인 중심체온을 떨어뜨린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지만, ‘등골이 오싹하다’거나 ‘머리끝이 쭈뼛 선다’는 느낌이 일시적으로 들 수는 있는 것이다.광고광고마음의 ‘냉각 효과’도 있다. 공포 체험으로 극도의 긴장을 겪다가 결말에 이르러 안도감을 느끼는 순간, 쾌감과 함께 ‘속 시원함’을 경험할 수 있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물론 사람에 따라 과도한 공포는 카타르시스는커녕 스트레스만 키울 수 있다.당분간은 극한의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진다는데 무서운 드라마나 영화 한편 보면서 몸과 마음에 가득한 열기를 빼보는 건 어떨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딱히 더위를 피할 방법도 없으니 밑져야 본전이다.서보미 전국부 기자 spr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