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멕시코 캘리포니아만 남부에서 범고래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물개복치에 돌진해 산산조각내는 독특한 행동이 관찰됐다. 프론티어스 인 이톨로지광고멕시코 캘리포니아만 남부에서 범고래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물개복치에 돌진해 산산조각내는 모습이 관찰됐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먹이를 잘게 부수려는 사냥 행동임과 동시에, 사회적 학습을 위한 놀이 행동일 가능성을 제시했다.최근 미국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멕시코 해양생물학자 에릭 이게라와 미국 비영리단체 ‘비니스 더 웨이브스’ 케이티 에어스 박사가 범고래가 먹이인 물개복치에게 빠른 속도로 접근해 강하게 부딪혀 먹이를 조각내는 ‘충돌-파편화’ 행동을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이톨로지’(Frontiers in Ethology)에 지난 23일(현지시각) 공개됐다.멕시코 캘리포니아만 남부에서 범고래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물개복치에 돌진해 산산조각내는 독특한 행동이 관찰됐다. 프론티어스 인 이톨로지범고래의 독특한 행동은 지금껏 두 차례 기록됐다. 최초로 포착된 것은 2024년 7월 멕시코 바하르 캘리포니아 최남단 산호세 델 카보 해안 인근에서였다. 당시 다이빙 중이던 에어스 박사는 성체 암컷 범고래 한 마리가 죽은 물개복치를 물고 있는 동안, 성체 수컷 한 마리가 몸을 뒤집은 채 전속력으로 돌진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영상을 보면, 암컷은 마지막까지 물개복치를 물고 있다가 충돌이 임박하자 놓았고, 수컷이 엄청난 충격으로 먹이를 들이받자 물고기가 수많은 조각으로 산산이 부서졌다. 이후 새끼 범고래가 물속에 떠다니는 작은 살점 파편을 먹는 모습이 포착됐다.광고그로부터 약 1년 뒤인 2025년 9월에도 멕시코만 이슬라 세랄보 수로에서 비슷한 장면이 목격됐다. 이때는 암컷 성체 3마리와 새끼 1마리가 목격됐는데, 첫 번째와 비슷한 방식으로 성체 한 마리가 개복치를 입에 물어 고정하고 두 번째 범고래가 빠른 속도로 돌진해 충돌하는 행동을 보였다. 이후 네 마리가 흩어진 살점을 뜯어먹는 식이었다.범고래가 ‘충돌-파편화’ 전략으로 물개복치를 사냥하는 모습. 암컷 성체가 입에 물개복치를 물고 헤엄친다.(A) 이후 수컷 성체가 암컷에게 다가서는 순간 물개복치를 놓아준다.(B) 산산이 조각난 개복치 조각들(C) 사이로 어린 범고래들이 다가온다.(D) 어린 범고래들이 개복치 조각을 먹기 시작한다.(E, F) 프론티어스 인 이톨로지 제공멕시코 비영리단체 ‘육지와 바다의 연결’(Conexiones Terramar) 에릭 이게라 공동대표는 “(범고래 행동이) 사냥기술이긴 하지만, 그 과정에 놀이가 포함돼 있다”고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에 밝혔다. 그는 이전에도 캘리포니아만에서 범고래 무리가 개복치를 공격해 살점을 뜯어내고, 서로에게 던지며 장난치듯 주고받는 모습을 관찰해왔다고 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개복치를 정면으로 들이받거나 다른 범고래의 몸통에 눌러 으깨는 장면을 목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개복치는 몸무게가 최대 2t까지 나가는 세계 최대급 경골어류다.광고광고이게라는 지난 1월에도 다른 연구진과 함께 범고래와 개복치가 함께 있는 사례 20여건을 보고한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그 가운데 8건에서 새끼 범고래가 함께 있는 모습이 관찰됐는데, 연구진은 암컷 범고래가 새끼들에게 사냥을 가르치기 위해 개복치를 이용하거나 단순히 놀이를 위해 이런 행동을 보일 거라 추정했다. 다만 이 연구에서 관찰된 개복치들은 최근 두 차례의 공격 때처럼 심하게 훼손되지 않아, 이런 공격이 물개복치에 특화된 행동일 가능성을 시사했다.이게라 공동대표는 “물개복치는 매우 치밀하고 고무처럼 질긴 콜라젠층으로 덮여 있어 물어뜯기가 매우 어렵다”며 “터뜨려 먹는 것이 범고래들에게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복치를 산산조각내는 행동이 새끼 범고래에게는 사냥 학습인 동시에 한입 크기 먹이를 먹을 기회가 됐을 거라 추정했다. 나아가 “이러한 사회적 학습과 놀이가 이 종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역할도 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