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코스피가 반등에 성공하며 6,747.95로 마감한 21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2026.7.21 연합뉴스광고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1차 개정 상법이 시행되면서 이재명 정부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첫걸음을 뗀 지 22일로 꼭 1년을 맞는다. 법 시행일인 지난해 7월22일 3169.94였던 코스피는 지난달 9천 선을 돌파한 뒤 21일 6747.95를 기록했다. 최근 반도체 피크아웃 논란 등으로 하락 조정세를 거치는 중이지만, 1년 전에 비해 100% 이상 올랐고, 주요국 가운데서도 여전히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상법 개정은 이러한 주가 상승에 얼마나 기여했을까.21일 한겨레가 접촉한 자본시장 전문가 대다수는 상법 개정이 대체로 주가 상승에 긍정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한 상법 전문가는 그간 한국 증시를 “수면 아래 억지로 눌러놓은 풍선이었다”고 비유하며 “누르고 있던 손을 놓으면 풍선이 물 위로 확 튀어 오른다. 상법 개정이 지배구조 문제로 눌려 있던 한국 시장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1차 상법 개정은 이사들이 회사뿐 아니라 주주를 위해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모든 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하도록 했다. 이후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자사주 소각을 담은 2·3차 개정이 이어졌다.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정부의 일관된 노력에 ‘국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달라진 것만은 분명하다는 데 전문가들의 평가는 일치했다.광고김우진 서울대 교수(경영전문대학원)는 “계량화하기는 어렵지만 코스피 상승분의 3분의 1에서, 많게는 절반 정도를 상법 개정의 영향으로 본다”며 “지난해 8∼9월 이후 반도체주가 본격적으로 치고 나가기 전에도 코스피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한겨레가 지난해 1월2일 코스피와 삼성전자 주식 종가를 100으로 환산해 상승세를 비교해보니, 상법 개정 기대감이 형성되던 지난해 4월22일 이후 전체 코스피 지수가 삼성전자 단일 종목보다 높은 상승세를 보이다가, 반도체 랠리가 본격 시작된 9월 이후 다시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반도체주 랠리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코스피를 움직인 주된 동력은 상법 개정이었다는 의견에 부합하는 수치다.다만 상법 개정의 주된 목적은 코스피 상승이 아니라 그동안 한국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원인으로 지목됐던 기업의 후진적인 대주주 중심 경영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다. 주가 상승이라는 외형상의 성과를 제외하고, 실제 기업 거버넌스가 변화했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 의견이 엇갈렸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기업들이 상법 개정의 당위성은 많이 인식하게 됐지만, 지배주주가 있는 다수 상장사는 기존 경영 방식을 유지하기 위한 우회책을 계속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민 한양대 교수(경영학·경제개혁연구소장)도 “상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수 주주가 추천한 이사가 이사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인데, 올해 주주총회에선 이런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움직임이 많았다”고 말했다.광고광고실제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200곳 가운데 32곳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해 이사 수 상한을 신설하거나 축소했고, 27곳은 이사 임기를 연장하거나 탄력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연구소는 이를 2차 상법 개정으로 오는 9월10일부터 도입될 집중투표의 효과를 약화하려는 시도라고 판단했다. 집중투표제는 특정 후보에게 몰아주는 방식으로 일반주주가 추천한 후보의 이사회 진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지만 이사 수를 줄이거나 임기 만료 시점을 분산하면 한번의 주총에서 동시에 선임하는 이사 수가 줄어들어 효과가 약화된다.특히 연구소는 한화·효성그룹 계열사들에서 이런 움직임이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연구소 분석 결과, 한화그룹의 분석 대상 상장사 8곳은 모두 이사 임기를 변경했고, 이 가운데 4곳은 이사 수도 줄였다. 효성그룹 계열사 4곳은 이사 수 상한 축소와 임기 변경을 동시에 추진했고, 효성중공업을 제외한 3곳에서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기업들이 개정 상법의 작동을 회피하기 위한 우회로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광고일반주주의 참여를 제약하는 주주총회 제도와 관행도 기업의 실질적인 행동 변화로 이어지는 데 걸림돌로 지목된다. 주총 소집 공고 기간이 2주에 불과해 일반주주가 안건을 충분히 검토하기 어렵고, 개최일이 특정 날짜에 몰려 여러 회사의 주총에 참여하기도 쉽지 않다. 실제 올해 3월 주주총회를 연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상장사 2576곳 가운데 719곳의 주총이 3월26일에, 612곳의 주총이 3월31일에 몰렸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3차 상법 개정 내용은 모두 주주총회가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일반주주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운 주총 관행이 유지된다면 아무리 법이 바뀌어도 이사들은 지배주주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2일 발간한 ‘2026 한국경제보고서’에서 “개혁(상법 개정)이 투자 심리를 뒷받침했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축소했다”면서도 “그 영향은 궁극적으로 기업 등이 이를 효과적으로 이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일부 기업의 방어적 관행은 여전히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정부는 지배주주들이 직접 기업 가치를 높이도록 유도하는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상법 개정에 이은 후속 정책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상속·증여되는 상장주식을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상속 등을 앞두고 있는 지배주주가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낮추려는 유혹이 발생하게 되는데, 인센티브와 규제 체계를 마련해 이런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경제부처 업무보고에서 이 법안을 언급하며 국회 협조를 얻어 입법에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안태호 기자 eco@hani.co.kr
‘개정 상법’ 1주년, 주가 올랐지만…한화·효성 등 ‘꼼수 여전’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1차 개정 상법이 시행되면서 이재명 정부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첫걸음을 뗀 지 22일로 꼭 1년을 맞는다. 법 시행일인 지난해 7월22일 3169.94였던 코스피는 지난달 9천 선을 돌파한 뒤 21일 6747.95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