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코스피가 전장보다 312.23포인트 오른 8788.38에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1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광고우리 자본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꿈도 꾸기 힘들었던 ‘코스피 1만’도 머지 않아 보인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격언에 따라 조정이 따를 수도 있지만, 증세의 기초 체력 면에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그 출발점은 상법 제382조의 3 ‘이사충실의무’의 개정이었다. 재벌기업 지배주주의 의사에 따라 이사회가 사업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한 투자를 진행함에 따라 그 회사뿐만 아니라 관계회사의 부실로 이어져 일반주주의 책임으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2025년 7월 국회 본회의 통과로 기업 경영의 목적이 지배주주의 이익 극대화가 아닌 전체 주주가치 제고에 있음을 명확히 한 것으로 일반주주가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시장으로 바뀐 것이다.엘지(LG)화학과 에스케이(SK)의 2차전지 회사의 ‘쪼개기 상장’을 계기로 상법 개정의 핵심 쟁점은 주주간 이해상충 문제로 압축됐다. 금융위가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방안의 일환으로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서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배주주가 적은 지분으로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사업을 확장하는 수단으로 악용되어 왔음을 지적하며, 상장의 이익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비대칭적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미다. 모회사 이사회에 자회사 상장이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보호 방안을 ‘충실의무’ 달성을 위한 장치로 마련한 것이다.시장을 운영하고 조성하는 곳(금융위·금감원, 한국거래소 등)은 이에 부합되는 시장규범, 즉 연성규범을 형성하는 주체다. 연성규범은 “이것이 법적으로 가능한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법에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것이지만, 그 가능성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규범이다. 시장참여자와 조성자들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그 의미를 찾는 열린 과정이 필요조건이다. 시장조성자가 참여자에게 제공하여야 하는 것은 시장에 참여할 기준이고, 그에 관한 다툼이 있을 경우 그 쟁점을 신속히 공개하고 이 해결 방안을 같이 찾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시장 참여자가 새로운 사안이나 법리에 명확히 기술되어 있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는 시장조성자 등에게 유권해석과 같은 법리 문의를 통해 가능성 여부를 타진하는 정도에 그친다. 과연 조성자와 참여자가 갑을관계로 인식되는 환경에서 새로운 규범 축적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을까?광고지금은 상법 개정을 통해 달라진 시장에 따른 새로운 시장 규범을 만드는 과정이다. 경직된 규범 체계를 벗어나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연성규범을 축적해야 할 시기다. 예컨대, 중복상장에 대한 금융위의 원칙적 금지 방침은 투자자간 이해상충이 있는 경우 중복상장을 할 수 없고, 이해상충을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대원칙을 전제로 한다. 조성자가 해당회사 및 관계사, 그리고 유관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기준으로 정립되는 것이다.적자기업일지라도 바이오 등 기술 주도 회사의 자본조달 원활화를 위해 기술특례상장이라는 우회로를 마련한 것이 이같은 새로운 기준점 도출의 대표적 사례다. 물론 이들 바이오 등 회사에서도 경영진의 횡령·배임과 기술 개발이 아닌 금융투자 손실로 위기에 빠지는 사례들이 발생한다. 이에 대해 상장 기준이 애초부터 잘못됐고, 심사 잘못이므로 심사를 주관하는 코스피, 코스닥 그리고 주관사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서는 곤란하다. 이런 문화는 연성규범을 자율적으로 만들고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 관행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의 중복상장 원칙금지 정책이 이같은 논란을 회피를 위해 관행적인 금지로만 해석될 경우 상장심사의 지연은 물론, 기업 성장의 걸림돌이 될 거란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광고광고모든 중복상장을 금지할 필요는 없다. 물적분할 이후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사실상 손실만 전가하는 ‘비대칭적 중복상장’이 있는가 하면, 독립적 사업모델과 별도의 경영 구조를 갖춘 채 자금조달의 효율성과 기업가치 발견 기능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섬유산업의 직조방식을 차용한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패키징 기술, 잉크젯 프린터의 원리를 이용한 디엔에이(DNA) 합성처럼, 기존 상장업체가 완전히 새로운 산업으로 진출할 수 있는 투자의 계기가 될 수 있다.다만 필요한 것은 심사의 원칙이다. 모회사 일반주주에 대한 사전 설명 절차, 소수주주 의견수렴 방식, 우선배정 또는 대안적 보상수단 검토, 상장 후 관련자 거래의 상한과 감시 장치, 독립 사외이사 또는 특별위원회 운영, 상장 후 일정 기간의 후속 공시 의무 같은 것들이 마련되어 한다. 사안마다 이해충돌의 내용이 다르니, 최소기준을 먼저 제시하고 추가장치는 케이스 별로 순발력있게 조정하는 것이 정말 필요한 일인 것이다.광고중복상장과 유사한 사례가 최근 복수의결권을 갖는 벤처회사의 상장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상장을 추진하는 벤처기업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복수의결권 문제는 유관기관의 경직된 운영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심사당국은 최근 복수의결권을 보유한 기업의 상장 심사가 처음이라는 부담감을 이유로, 해당 기업에게 복수의결권을 해소할 것을 요구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21대 국회에서 벤처기업에 대한 복수의결권 도입이 논의될 당시, 복수의결권을 부여할 경우 이를 명확히 공시하고 이것이 해소되는 조건을 정관에 명시하여 그 가격이 시장에서 적절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다. 복수의결권은 1주 1의결권 원칙에 어긋나며 일반주주 권리 침해 우려가 있지만, 혁신기술을 갖는 기업이 여러 차례 자본조달을 통해 창업자의 지분율이 매우 낮을 때 책임을 부여하기 위해 필요한 측면이 있다. 마켓컬리가 그에 해당한다. 마켓컬리는 성장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외부 자본을 유치하면서 창업자의 지분율이 5~6% 수준까지 희석되었다. 상장 이후 재무적투자자들이 ‘엑시트(Exit)’를 추진할 경우 지배구조가 극도로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창업주의 경영 철학이 훼손되거나 단기적인 이익 추구에 매몰되어 일반 주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구조다. 이러한 상황에서 복수의결권은 존재의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조성당국은 마켓컬리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하여 창의적인 주주 보호 방안을 설계하도록 지원하기보다는, 낮은 지분율 자체를 결격 사유로 간주하여 심사를 지연시키는 태도로 일관했다.한국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법규 정비에 더해 규제 기관과 시장 조성자들의 태도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단순히 중복상장을 금지하고 복수의결권을 기피하는 것만으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할 수 없다.첫째, 유관기관은 이해상충에 대한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는 지점을 사전에 파악하여 공표하고, 기업이 제시해야 할 보호 방안의 ‘최소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의 상장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자본 조달의 통로를 열어주어야 한다.광고둘째, ‘공시 중심의 규제’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이사의 충실의무가 확대된 만큼, 이사회가 내린 결정의 근거와 주주 보호 노력을 투명하게 공개하게 함으로써 시장의 평가를 받도록 유도해야 한다. 문제가 있다면 시장에서 가격으로 반영되거나 주주총회를 통해 걸러지게 하는 것이 자본주의 원칙에 부합한다.셋째, 실무적 보신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내부 혁신이 필요하다. 새로운 제도나 선례 없는 사례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심사를 지연시키는 관행은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행위다.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배치하고, 혁신적인 지배구조 모델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심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넷째, 법적 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시장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강화된 이사 충실의무를 바탕으로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하고, 이를 통해 형성되는 법적 관례들이 시장의 규범으로 자리 잡게 해야 한다. 심사 당국이 행정적으로 모든 것을 재단하려 하기보다, 시장 주체들 간의 자율적인 조정과 법적 책임 강화를 통해 질서가 잡히도록 해야 한다.대한민국 자본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해상충에 대한 새로운 관례를 만들고, 변화하는 법적·경제적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시장 참여자들의 자세가 절실하다. 유관기관은 규제의 칼날을 휘두르기 이전에 시장의 성장을 돕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야 할 때다.이용우 민주당 전 의원
금융당국 보수적 태도, 한국 자본시장 도약 틀어막는다
우리 자본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꿈도 꾸기 힘들었던 ‘코스피 1만’도 머지 않아 보인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격언에 따라 조정이 따를 수도 있지만, 증세의 기초 체력 면에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그 출발점은 상법 제3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