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충남 보령 신흑동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에 정박한 여객선 해랑1호에 사람들이 타고 있다. 김중곤 기자 광고녹도 주민 장아무개(85)씨는 20일 오후 2시 충남 보령시 신흑동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한 여객선 해랑1호를 타고 오후 4시30분께 녹도에 내렸다. 원래 보령 호도(주민 179명)·녹도(199명)·외연도(316명) 3개 섬을 차례로 오가는 해랑1호를 타면 녹도까지 1시간이면 간다. 하지만 이날 해랑1호는 오후 3시께 호도·녹도에 정박하지 않았다. 조석 현상으로 바닷물이 빠지는 시간대라 배가 부두까지 들어갈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렇게 장씨는 여객선이 종점인 외연도를 찍고 다시 대천으로 돌아올 때 녹도 땅을 밟았다. 장씨는 “주말에 육지로 나왔다가 섬에 돌아오려는데 내일(21일)은 풍랑이 심해 결항이 될 수 있다고 하니 오래 걸려도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보령 3개 섬을 오가는 대천~외연도 항로가 국가보조항로로 지정됐지만 호도와 녹도 주민들에겐 여전히 육지가 멀다. 이 항로에 국고 여객선인 해랑1호가 다니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월부터다. 2023년 7월 국가보조항로 지정에 따라 선박이 전보다 커지고 사람도 더 많은 186명이 탈 수 있게 됐다. 국가보조항로는 정부가 운항결손액과 선박을 책임진다. 2022년 하반기에 여객선사 경영난으로 항로 자체가 사라질 뻔했던 섬 주민들은 국가보조항로 지정으로 육지를 오가는 유일한 교통수단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기대했다고 한다. 문제는 여객선이 결항하는 날이 적지 않고, 운항을 해도 일부 섬에는 기착하지 않는 등 섬별로 이용에 편차가 있다는 점이다. 충남도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1~6월 대천~외연도 항로는 181일 중 143일만 운항했다. 닷새에 하루꼴로 결항한 셈이다. 이 기간에 계획한 726회 중 434회만 배가 움직였다. 계획의 약 40%가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기상 상황에 따른 통제가 134회 있었긴 하지만 조석 차로 인한 비운항도 108회에 달했다. 새 선박인데도 6월에는 수리하느라 운항을 39회 걸렀다.광고 배가 뜨더라도 3개 섬 모두 들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 항로를 운영하는 신한해운이 누리집에 올린 7~8월 운항 안내를 보면, 하루 2회 왕복 배편 중 조석 현상 탓에 3곳 중 1곳 이상을 들르지 않는 운항 계획이 포함된 날이 59일 중 대부분인 56일에 달한다. 호도·녹도를 건너뛰는 계획이 있는 날이 55일로, 종점인 외연도(18일)보다 3배 가까이 많다. 해운사 쪽은 140t인 기존 웨스트프론티어호에서 230t의 해랑1호로 바뀌어 선착장 수심이 얕은 호도·녹도에는 썰물 때 배를 대지 않는다고 했다. 신한해운 관계자는 “해랑1호는 흘수(수면에서 배의 최하부까지의 수직 거리)가 약 2m이고 여유 수심 1m가 더 있어야 스크루를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광고광고 호도·녹도 주민들은 언제는 배가 정박하고 또 언제는 그냥 지나치니 불편하다고 입을 모은다. 장씨처럼 1시간이면 될 거리에 2시간30분이 걸리는가 하면, 오락가락하는 배편 탓에 관광객이 끊겼다는 불만도 나온다. 민박업을 하는 정대용 녹도 어촌계장은 “배가 접안을 안 하니까 예약이 들어와도 금방 취소되고 손님이 하나도 없다. 나도 선장을 40년 넘게 했는데, 충분히 접안할 수 있어 보이는데도 안 한다”고 주장했다. 보령시는 항로를 대천~호도·녹도, 대천~외연도 2개로 분리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외연도는 지금처럼 해랑1호로 오가고, 호도·녹도에는 전처럼 물때 영향을 덜 받는 소형 여객선을 투입하자는 것이다. 보령시 관계자는 “대천항에서 외연도까지 2회 왕복에만 8시간이 걸려 전체 운항을 호도·녹도 접안 가능 시간에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항로 분리에 연간 약 6억원이 든다는데 이를 정부가 부담하면 추가 선박을 지방자치단체가 최대한 마련하려 한다. 2023년 전북 군산~연도·어청도 국조보조항로도 분리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