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1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 해임 반대’ 집회에서 우크라이나 국기가 나부끼고 있다. AFP 연합뉴스 광고전쟁을 무인기 위주로 치를지, 지상군으로 치를지를 두고 우크라이나에서 갈등이 계속된다. 장거리 드론 전략을 주도한 35살 국방장관 미하일로 페도로우가 해임되자 반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각) 저녁 우크라이나 키이우 대통령실 인근 이반 프랑코 광장에서는 시민 최대 1만명이 페도로우 전 장관의 해임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오데사, 르비우 등 다른 대도시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시민들은 “우리의 선택은 페도로우”, “페도로우를 다시 데려오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5일 페도로우 전 장관을 해임한 뒤 사흘째 계속되고 있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수천명 규모 시위가 열린 건 지난해 7월 ‘반부패기구 해체 반대’ 집회 이후 1년 만에 처음이다. 20대 젊은층이 집회를 주도했고 현역·예비역 군인들까지 합류했다.광고 페도로우 전 장관은 온라인 마케팅 회사 창업자 출신으로, 2019년 젤렌스키 행정부 출범 이후 부총리 겸 디지털전환부 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올 1월 국방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론 무인장비 전력 강화에 공들였다.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병력 열세를 극복하려면 병사 목숨을 아끼고, 드론·지상 로봇 중심으로 전투해야 한다는 게 지론이었다. 러시아 후방 석유 시설과 크림반도에 대한 장거리 공습 작전 역시 그가 주도했다. 징집 연령인 25살 미만과 군인들 사이에선 무리한 지상 돌격을 자제하는 페도로우 전 장관의 인기가 높았다.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우크라이나 국방부 누리집 갈무리 반면 지상군을 중시하는 ‘정통 군인’ 올렉산드르 시르스키(61)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그와 부딪쳤다. 시르스키 사령관은 러시아 블라디미르주 태생으로 옛 소련의 군사학교를 나왔지만, 1991년 우크라이나 독립 이후 우크라이나군에 남은 장교다.광고광고 기갑·포병 등 재래식 화력 운용에 능해 우크라이나 전쟁 동안 여러 전공을 올렸다. 2022년 2월 개전 직후엔 전차를 고속도로·교량 등 요충지에 빠르게 순환 배치하는 ‘기동 방어’로 키이우를 지켜냈다. 그해 가을에는 전선 빈틈을 기갑 부대로 파고들어 대도시 하르키우·헤르손을 탈환했다. 희생이 크더라도 전술 목표를 달성할 것을 중시해 일선 병사들 사이에선 ‘도살자’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두 사람이 “전쟁을 어떻게 수행해야 할지를 두고 근본적으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었다.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은 드론과 자동화를 전쟁의 미래로 봤지만, (시르스키) 장군은 돌격보병과 포병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인 교리를 고수했다”고 짚었다. 광고 특히 민간인 출신 페도로우 전 장관이 군 부패 개혁을 압박하자 시르스키 사령관 등은 ‘당장은 전쟁에 집중할 때’라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최근 기자들에게 “나 없이는 두 사람이 함께 앉지도 않는다”고 했을 정도로 둘의 관계는 틀어졌다.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해임 발표 이튿날인 16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사복 차림으로 기자회견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페도로우 전 장관은 해임 뒤인 16일 기자회견에서 “최소한의 손실로 비대칭적으로(드론 등 비대칭 무기로) 적을 물리치려면 (시르스키) 총사령관과 총참모장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선 병사들 사이에서도 시르스키 사령관 경질 요구가 인다. 안드리 트카추크라는 군인은 소셜미디어에 “시르스키는 물러나야 한다. 인생 5년째를 우크라이나군에 바치고 있는 사람의 입장”이라고 썼다. 다른 익명 계정은 “시르스키씨, 엿이나 먹으십시오! 보고 끝”이라는 글을 올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여론 압력에 시르스키 사령관 해임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17일 시르스키 사령관을 뺀 채 주요 지휘관 6명을 각각 면담했다. 그가 1200㎞에 이르는 전선 방어를 유지하면서 질서 있게 총사령관 임무를 이어받을 수 있는 후임을 물색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다만 전쟁 중 사령관 해임이 악수가 될 거라는 평가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태생 전략분석가 알라 포에디(프랑스 리옹3대학 교수)는 소셜미디어에 “드론은 필수적이지만 병력을 대체할 수 없다”며 “페도로우는 당장의 최우선 과제(지상 전선 방어)에 집중하는 대신 군과 시스템을 포괄적으로 바꾸려 했다”고 지적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