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월드컵 우승 트로피. 국제축구연맹 누리집 갈무리광고“중국을 얼마나 월드컵에 보내고 싶은 건지 감도 안 온다.”지난 13일(한국시각)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회장이 스위스 언론과 인터뷰에서 “월드컵 출전국을 64개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히자, 온라인 상에서는 이런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물론 피파가 중국을 위해 출전국 확대를 검토한다는 근거는 없다. 중국이 2002 한일 대회 이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면서, 출전국을 더 늘리지 않고서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중국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것은 2002 한일 대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중국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본선 출전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되고, 아시아 출전권도 4.5장에서 8.5장으로 크게 늘어난 기회도 잡지 못했다. 아시아 3차 예선 C조에서 6개 팀 가운데 5위에 그치며 4차 예선 진출에 실패했다.광고14억 인구(세계 2위)를 보유한 중국은 피파가 막대한 중계권료와 마케팅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중국도 월드컵에 관심이 많다. 북중미 월드컵 공식 후원사 16곳 중 4곳이 중국 기업이며, 중국 기업들은 월드컵 공인구와 우승 트로피 제작에도 참여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인 주심도 배출했다. 자국 축구 팬들이 “축구 선수만 빼고 다 월드컵에 갔다”고 푸념하는 이유다.막대한 자본과 풍부한 인적 자원, 높은 관심이 축구 경쟁력으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광고광고비비시(BBC)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정부의 이른바 ‘축구굴기’ 정책 실패와 무관하지 않다. 축구 팬으로 잘 알려진 시진핑 국가주석은 집권 이후 축구를 국가 전략 사업으로 격상시켰다. 2015년 축구 관리체계 개혁, 유소년 육성, 프로리그 발전 등을 망라한 ‘중국 축구 개혁 종합 방안'을 발표했고, 2016년에는 ‘중국 축구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2050년까지 세계 일류 축구 강국’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정부 정책에 기업들도 막대한 투자로 화답했다. 부동산 호황기와 맞물려 당시 중국 축구 산업은 주로 부동산 관련 기업들이 이끌었다. 구단별로 1년 운영비로만 1조가 넘는 돈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외 축구단을 인수하고 지분을 사들이는가 하면, 스타 선수와 명장을 중국슈퍼리그(CSL)로 영입하기 바빴다.광고하지만 당시 기업들에 축구는 장기적인 육성 사업이라기보다 지방정부와의 관계 강화, 기업 홍보 등을 위한 또 다른 방식의 투자에 가까웠다. 중국축구협회가 과열된 투자를 막으려고 고액 이적료에 ‘사치세'를 부과하는 등 규제를 하고, 여기에 코로나19와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겹치자 기업들은 연쇄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중국 축구도 직격탄을 맞았다. 2020~2022년 프로 구단 40곳 이상이 해체되거나 운영을 중단했다. 한때 아시아 최강으로 군림했던 광저우 헝다는 중국 축구 거품의 상징이 되어 있다. 모기업 헝다 그룹의 2021년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이후 급격히 몰락했다.급속한 성장은 또 다른 문제인 부패를 만들어냈다. 유소년 축구부터 프로리그까지 승부조작과 불법 도박, 뇌물 수수가 만연했고, 선수 선발과 대표팀 발탁 과정에서도 금품이 오갔다는 폭로가 잇따랐다. 중국 국가체육총국과 공안부는 2024년 승부조작과 도박 연루 의혹이 제기된 120경기를 조사해 중국슈퍼리그, 리그원, 리그투, 여자축구 등 41개 구단의 연루 사실을 적발했다. 리톄 전 중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뇌물 수수와 승부조작 혐의 등으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올해 1월 중국축구협회장는 73명에게 축구계 영구 퇴출 처분을 내렸다. ​시스템 구축보다 단기 성과에 집중한 투자와 만연한 부정부패는 중국 축구의 건강한 생태계 조성을 가로막았다. 국외 스타 영입에는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지만 국내 선수 육성과 지도자 양성, 생활 축구 저변 확대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유소년 육성 시스템이 좀처럼 뿌리내리지 못한 이유다. 일부 기업이 2015년부터 축구학교를 세우고 유소년 육성에 투자했지만, 높은 학비와 엘리트 선수 선발 중심의 운영으로 누구나 쉽게 축구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그 사이 아시아 축구의 경쟁력은 크게 높아졌다. 한국과 일본이 꾸준히 월드컵 본선에 오르고, 우즈베키스탄과 요르단도 사상 첫 본선 진출을 이뤄냈다. 반면 2016년 피파 랭킹 82위였던 중국은 14일 현재 91위까지 밀려났다. 다만 최근 중국 축구는 과거 ‘축구굴기'식 대규모 투자에서 벗어나 유소년 육성과 학교 축구 활성화, 축구계 부정부패 척결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중국 축구는 과연 체질 개선에 성공해 2032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