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지난 5월25일(현지시각) 레오 14세 교황이 바티칸에서 즉위 뒤 첫 회칙인 ‘고귀한 인류’(마그니피카 후마니타스, Magnifica humanitas)를 직접 발표했다. 인공지능 시대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다. AP 연합뉴스광고슬라보이 지제크 |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대·경희대 ES 교수오늘날 자본주의는 디지털 봉건주의에 진입하고 있다. 그 결과 부와 알고리즘 권력이 이윤 중심의 인공지능(AI)을 통해 소수의 거대 기술 독점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이러한 위협의 다양한 측면을 지적해왔지만, 가장 명확하고 광범위한 통찰을 제공하는 이는 올해 회칙 ‘고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를 발표한 교황 레오 14세다.교황은 기술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으며, 그 기술을 설계하고 자금을 지원하며 규제하는 이들의 특성을 반영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는 새로운 엘리트를 비판하는 한편, 인공지능에 대한 사회의 공동 책임을 강조한다. 또한 알고리즘 발전을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맡겨서는 안 되며,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행동이 필요하다고 못 박는다.광고교황이 경고하는 적그리스도의 모습에 가장 가까운 인물은 누구일까? 답은 어렵지 않다. 자신이 반대하는 이들을 모조리 적그리스도라고 공격하는 그 인물, 바로 피터 틸이다. 데이터 정보기업 팔란티어의 창업자인 그는 국제기구와 금융 감독, 기술 규제를 ‘적그리스도적’ 세계 질서라고 비난하면서도, 동시에 기술 엘리트가 막강한 통제력을 행사하는 인공지능 중심의 정치 질서를 지지한다. 이는 강력한 기업에는 경제적 자유를 허용하면서, 종교와 이념을 통해 사회 규율을 유지하는 체제를 의미한다. 이러한 체제는 자유의 외형을 유지하지만, 알고리즘의 영향력과 디지털 감시를 통해 인간의 행동을 은밀하게 조종한다. 그 결과 인공지능은 해방의 수단이 아니라 지배의 도구가 된다.이러한 비전은 인공지능을 인간의 책임 아래 두어야 한다는 교황의 요청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교황은 나아가 인공지능 논의를 근본적인 철학의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그는 ‘알고리즘의 최적화로 환원될 수 없는 인간성의 핵심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는, 그 답을 인간 존재를 구성하는 실패와 한계의 역할에서 찾는다. “무능력, 질병, 노화, 고통, 취약성은 교정되어야 할 결함으로 여겨지지만, 인간은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번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한계를 통해 번영한다. 알고리즘에 오류는 수정되어야 할 결함이지만, 인간에게 오류는 심오한 변화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광고광고영국 밴드 애니멀스가 불러 유명한 민요 ‘해 뜨는 집’(The House of the Rising Sun)을 생각해 보자. 노래 속 ‘집’은 술집일 수도 있고, 성매매 공간일 수도 있으며, 도박장이나 도둑 떼 소굴일 수도 있다. 이 모호함은 노래에 강력한 울림을 부여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이러한 흐릿함을 현실의 일부로 지각하지 못한 채, 확정적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을 그저 실패로 간주한다.인간의 위대함은 죽음, 성, 불완전성과 같은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해진다. 기술을 통해 모든 한계를 제거하려는 욕망은 실패 없는 인간을 상상하지만, 그러한 인간은 인공지능에 완전히 몰입되어 정신적 삶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을 박탈당한 존재일 뿐이다. 인간은 결코 자기 자신을 완전히 투명하게 이해할 수 없으며, 이러한 불투명성은 일시적 결함이 아니라 존재의 본질이다. 완전성은 불완전성에 의존하며, 불완전성을 완전히 제거해 버리면 그것이 떠받치던 이상 또한 함께 사라진다.광고인간의 주체성은 해결될 수 없는 타자성과 끝없는 질문에 직면하기 때문에 비로소 형성된다. 한계는 극복해야 할 걸림돌이 아니라 초월이 가능해지는 공간을 여는 조건이다. 기독교에서 이 통찰은 신에게까지 적용된다. 그리스도 안에서 신은 온전한 신이 되기 위해 유한하고 취약한 인간이 된다. 신성은 저 높은 곳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한계를 지닌 이 비참한 세계 속에서 치열하게 싸움으로써 신성을 실현할 수 있다.번역 김박수연
오늘날의 적그리스도는 누구인가? [세계의 창]
슬라보이 지제크 |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대·경희대 ES 교수 오늘날 자본주의는 디지털 봉건주의에 진입하고 있다. 그 결과 부와 알고리즘 권력이 이윤 중심의 인공지능(AI)을 통해 소수의 거대 기술 독점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이러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