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지난달 28일 서울 광화문 에무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 홍콩필름갈라프리젠테이션 토크 프로그램 ‘다음 세대에게: 홍콩 영화의 유산’에 스태린 콴 감독(왼쪽)과 각본가 겸 프로듀서 찬 힝카이가 관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홍콩필름갈라프리젠테이션 제공광고“1980년대 홍콩 영화 전성기 때는 한해 200편의 영화가 만들어졌는데 지금은 20편도 나오기 힘든 상황이 됐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영화계 선배로서 가진 경험과 자산을 신진들에게 나눠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1990년대 말 한국 영화에 불어온 뉴웨이브보다 20년 앞서 앤 후이(허안화), 쉬커(서극), 왕자웨이(왕가위) 등이 이끌었던 홍콩 뉴웨이브가 있었다. 홍콩 뉴웨이브는 한국의 젊은 감독들에게 영향을 끼치며 한국 영화 발전의 자극이 됐지만, 1990년대 말 몰락하면서 한국 영화산업의 반면교사가 되기도 했다.과거의 영광이 사라진 폐허에서 새싹을 틔우고 있는 홍콩 영화의 현재를 알리기 위해 스탠리 콴(관금붕) 감독이 내한했다. 그는 홍콩 뉴웨이브 2세대 대표 감독으로 꼽히며 ‘연지구’(1987), ‘완령옥’(1992) 등 여성 심리를 탁월하게 다룬 작품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오는 5일까지 열리는 홍콩필름갈라프리젠테이션에 상영작 ‘연지구’ 연출자이자 신인 감독 작품의 프로듀서로 한국 관객과 만난 콴 감독을 지난달 28일 행사가 열리는 서울 광화문 에무 아트스페이스에서 만났다.광고“홍콩 방송사인 티브이비(TVB)에서 연기 수업을 들으며 업계에 입문했는데, 이때 저우룬파(주윤발)와 함께 수업을 들었고 두치펑(두기봉) 감독 등도 동문이었죠. 방송사에서 만난 인연으로 앤 후이나 쉬커 감독과 함께 일하면서 촬영 기술이나 배우들과의 소통 방법 등 많은 걸 배웠습니다. 세대 간의 전승이 홍콩 뉴웨이브를 꽃피운 것으로 볼 수 있죠.”콴 감독이 말하자 함께 내한한 ‘영웅본색’ 각본가 찬 힝카이(진경가)가 거들었다. “우리 세대의 영화업계 진입은 터를 닦아놓은 윗세대가 만들어준 기회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지금 세대의 감독들이 직면한 어려움은 우리의 잘못 때문이 아닐까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찬은 “우리 세대의 경험과 젊은 세대의 에너지가 손을 잡으면 홍콩 영화의 황금기가 다시 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광고광고두 사람이 강조한 ‘전승’은 실제 홍콩 영화의 재도약을 위한 정부 지원 프로그램으로 실현되고 있다. 두 사람과 피터 챈(진가신) 감독 등 관록 있는 스타 감독과 각본가, 프로듀서 10명이 신인을 발굴해 작품의 완성까지 함께하는 ‘패싱 온 더 토치’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콴 감독이 제작자로 나선 ‘섬원 라이크 미’, 찬이 제작자로 참여한 로맨틱 코미디 ‘러브 라이즈’ 등이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으며 이번 홍콩필름갈라프리젠테이션을 통해 한국 관객과도 만났다.박찬욱과 이창동 감독의 작품을 좋아한다는 콴 감독은 홍콩 뉴웨이브를 뒤따른 한국 뉴웨이브에 대해 “홍콩 영화의 속도감과 할리우드 영화들의 특징까지 흡수해 대단한 성과를 냈다”면서도 “최근 한국 영화의 위기 신호는 홍콩을 따라가는 느낌이 있다. 한국도 선배 감독들이 후배들을 도와주면서 한국 영화만의 독특한 시각을 이어갈 수 있으면 의미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광고두 사람은 ‘연지구’와 ‘영웅본색’의 주인공이며 세상을 떠난 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국 팬들에게 잊히지 않는 배우 장궈룽(장국영)에 대해서도 회고했다. 콴 감독은 “나는 배우들과 소통할 때 눈빛을 진지하게 보는데 장궈룽은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해도 항상 눈을 마주치고 진정성 있게 상대를 바라봤다. 그 눈빛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고 떠올렸다. 찬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에 영화 연출을 하고 싶다고 시나리오를 부탁해왔다”며 “쓰다 만 대본을 아직 간직하고 있는데 요즘도 가끔 펴보면 그와 이야기하던 때의 그 느낌이 되살아난다”고 그리움을 표시했다.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