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지난 4월22일 경기도 고양시 CHA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광고 차성안 |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광고 일본 릿쇼 대학의 다카하시 겐지 교수가 책 표지를 보내왔다. 모던한 계단형 블록 좌석이 빽빽이 설치된 언덕. 창문을 닦거나, 음료 서빙을 하거나, 모니터를 보며 일하거나, 곡식을 수확하는 4명. 그 사이에 적지 않은 거리와 빈 공간이 있다. 저출산으로 사람이 사라진 미래를 본다. 책 제목은 ‘인구감소와 고용―일·독·불·한의 국제비교’. 한국 사례는 내가 지난해 9월 일본 도쿄 출장을 가서 발표했다. 한국 사례는 인기가 많았다. 2024년 합계출산율을 보면, 프랑스 1.62명, 독일 1.35명, 일본 1.15명, 한국 0.75명이었다. 한국 출산율은 왜 그렇게 낮아요? 한국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출산율 속에서 소멸하고 있다. 1970년 4.53명이던 출산율은 적극적 산아제한 정책으로 1983년 인구 유지에 필요한 2.1명 미만인 2.06명으로 떨어졌다. 무료피임 사업이 중단된 1989년에는 1.5명이었다. 21년 전인 2005년 출산율이 1.09명으로 주저앉았다. 2007년 허경영 대선 후보는 결혼자금 1억원, 출산수당 3천만원, 무상교육 공약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전국의 산을 장뇌삼밭으로 만들어 막대한 예산을 조달하겠다는 산삼뉴딜정책과 함께. 이후 출산율은 0.72명(2023년)까지 떨어졌다. ‘케이(K)-초저출산’은 ‘케이-초고속경제성장’과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 세계 최고를 향해 ‘끝’없이 질주하는 극한 경쟁 속의 생존 전략이다. 커지는 임금격차, 폭등하는 부동산 가격, 높은 사교육 비용 속에서 결혼을 늦추거나 포기한다. 아이를 아예 낳지 않거나 1명만 낳아 올인한다. 저임금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의 출산율이 확실히 낮지만, 흥미롭게도 고소득 전문직·자영업자의 출산율도 크게 높지는 않다. 훨씬 더 비싼 학원과 학교, 아파트에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빵빵한 월급봉투도 대치동 학원비와 사립 특목고 학비면 금방 얇아진다. 출산하는 여성의 취업, 승진, 전직을 위협하는 기업의 출산 페널티는 여전히 높다. 정부가 온갖 저출산 대책을 실행했다고들 한다. “몇십조 저출산 예산 투입해도 무용”. 이 말은 사기다. 별 관련 없는 온갖 사업에 저출산 예산 마크를 붙였다. 압권은 대출 프로그램의 이자 감면액을 넘어 원금 전체를 저출산 대책 예산으로 잡은 것. 출산장려·육아지원에 직접적 효과를 갖는 현금성 직접 지원 예산만 남기면 초라해진다. 가장 심각한 저출산 국가임에도 프랑스·독일·일본보다 훨씬 적었다.광고광고 최근 3년간 0.03~0.04명 수준의 출산율 상승(2023년 0.72명, 24년 0.75명, 25년 0.79명)은 출산율 반등으로 이어질까?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뤄진 결혼, 출산 효과일 수 있다. 출산율이 반등했던 19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여성들이 아이를 낳는 30대 초반에 진입한 시기와도 겹쳤다. 부모가 함께 육아휴직을 쓰는 첫 6개월 동안 육아휴직급여로 통상임금 100%(상한이라는 ‘트릭’이 있지만)를 지급하는 ‘6+6 부모 함께 육아휴직제’도 일부 작용했다. 문제는 출산율 반등을 이끌 만큼 큰 금액도, 장기간도 아니라는 점이다. 부영그룹에서 출산 시 1억원을 지급하자 출생아 수가 지난해 60% 급증한 예가 보도되었다. 이런 허경영식 저출산 대응 상상력을 국가가 발휘해볼 순 없나. ‘사회적 위험’을 보장하는 사회보장법을 출산장려 수단이자, 저출산 원인 제공자에 대한 제재 수단으로 재구성할 순 없나. 인구가 급감하면 사회보장의 돈줄인 조세, 사회보험료 징수액도 급감해 사회보장 체제의 지속이 어렵게 된다. 누구든 아이를 낳으면 육아휴직급여 또는 아동수당 형태로 1~3년간 부모에게 각 1억원을 지급한다. 둘째 아이는 1.5배, 셋째, 넷째는 각 2배로 지급한다. 막대한 예산은? 재직 중 자녀를 출산한 직원의 비율, 육아휴직 사용 비율, 육아휴직 사용 직원의 승진 비율이나 관리직·임원 비율 등에 반비례하는 ‘저출산 가산 사회보험료’, ‘저출산 법인세’는 어떨까. 기업의 저출산 대응에 가중치를 부여한 ‘케이(K)-이에스지(ESG)’ 지표 등을 이용한 사회보험료·세금 감면 같은 당근도 가능하다. 부작용은 없을까. 전시에 준하는 초저출산을 초래한 극도의 경쟁 압박이 사라지면 경제성장이 둔화될지 모른다. 물론, 한국의 초저출산은 기후위기 시대의 탄소절감과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시대에 필요한 인구 감소를 평화적으로 이뤄내는 혁명적 실험이라는 반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