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데이미언 허스트 개인전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 모습. 노형석 기자 광고96일간 54만여명이 찾았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역대 누적 관객 신기록이다. 지난 28일 이 미술관의 서울관에서 막을 내린 영국 현대미술가 데이미언 허스트 개인전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의 관람 열기는 마지막까지 뜨거웠다. 지난해 오스트레일리아 설치 작가 론 뮤익이 세운 53만 관객 동원 기록을 27일 넘어섰고, 마지막 날에도 7600여명 관객을 끌어들였다. 관객들은 파리가 꼬이는 소대가리 설치 작품이나 푸른 방부액 속의 백상어 주검 같은 충격적인 이미지의 설치작업들 앞에 모여들어 휴대폰으로 사진 찍기에 바빴다. “미술을 잘 모르지만, 죽음의 실체를 눈에 와닿게 독특하고 강렬하게 보여줬다”는 게 관객들의 대체적인 반응이었다.데이미언 허스트 개인전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 모습. 노형석 기자 시기별 대표작들을 1~4부로 구성한 전시는 외양만 보면 크게 성공한 듯싶다. 하지만 그건 일면일 뿐이다. 전시를 기획한 국립현대미술관은 지금 국내외 미술판 관계자들 사이에서 전례 없는 조롱거리로 전락해 있다. 우선 전시에 쓴 돈의 명분부터 그렇다. 국민 세금으로 조달한 30억원 넘는 예산이 허스트가 주로 20~30년 전 만든 과거 명작들을 다시 띄워주는 전시에 쓰였고, 그중 70%는 상어의 주검 등 대형 설치물 운반 비용으로 들어갔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 구입 예산은 최근 10여년간 40억원대 후반~50억원대 초반에서 동결돼 시장의 작품값 수준에 견줘 실질 구매력이 갈수록 떨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국가 미술관이 막대한 국비 예산을 들여 허스트를 띄워줘야 하는 명분이 뭔지 모르겠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광고 허스트는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세계 현대미술에 큰 파문을 일으킨 혁명아였지만, 이후 급속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2년 영국 테이트모던 회고전에서 생명을 희생시키는 작품 방식을 진부하게 되풀이했고, 2017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는 거창한 규모로 펼친 ‘믿을 수 없는 난파선의 보물들’전 등에서 가짜 명품과 진품을 뒤섞는 사기성 기행을 펼쳐 구설에 올랐다. 경매 시장에 자기 작품을 투매하고, 자기 작품을 주문받아 만드는 공방 작업자에 대한 노동 착취 의혹도 사는 등의 비윤리적인 행태까지 덧붙여져 세계 미술계에서 신뢰를 잃고 뮤지엄들의 기피 대상이 됐다. 실제로 서구 미술계에서 그는 이제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는 작가라기보다 과거 미술사의 배경 인물로 정리되는 상황이다.데이미언 허스트 개인전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 모습. 노형석 기자 공공미술관은 현재 미술판의 작업들 속에서 의미와 맥락을 찾고 미술사를 새롭게 정립하는 것이 본령이다. 지금 세계 미술계에서 허스트의 위상을 감안한다면, 그의 과거 작업들에서 새로운 미술사적 의미와 담론을 찾아내는 쪽으로 전시 기획을 꾸리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허스트는 몇년 전 윤범모 전임 관장 시절 국립현대미술관 쪽에 연락해 자신의 꽃 그림을 비롯한 근작 그림 전시를 거액의 협찬금 제공 가능성까지 비치며 제안했으나 무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번엔 김성희 현 관장도 나서서 거액을 들여 그의 주요 작품들을 유치하면서 전시를 성사시켰다.광고광고 그렇다면 충분한 작가 작품 연구를 통해 이미 십몇년 전 서구 미술관에서 정리된 허스트의 작가론이나 작품론과는 다른 차별적 담론을 전시에서 보여줬어야 했다. 유감스럽게도 석달간 진행된 전시에선 새 담론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새로운 것은 템즈강변 그의 작업실 바닥과 근래 그리고 있다는 습작 혹은 모작 수준의 그림들을 뜯어와 관객들이 외면한 채 지나치기 일쑤인 2층 공간에 설치한 정도다.데이미언 허스트 개인전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 모습. 노형석 기자 담론이 없으니 국내 동물보호단체들이 서울관 정면에 내건 허스트의 동물 학대 작품에 대한 규탄 시위와 항의 설치물에도 미술관 쪽은 일체 대답하지 못했다. 몇년간 전시를 준비한 전담 학예사를 전시 중 다른 과천관에 발령 내는 황당한 인사를 벌인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광고 김성희 관장과 김인혜 학예실장은 지난 1월 올 한해 미술관 전시를 소개하는 설명회 자리에서 “국민들이 해외에 나가 큰 미술관에서 봐야 하는 전시를 국내에서 쉽게 열어주는 것도 국립 기관이 해야 할 일”이라며 허스트 같은 국제거장 전시 정례화의 필요성을 강변했었다. 그들의 발언 이후 행보가 블록버스터 전시기획업체들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미술관은 석달간의 전시운영을 통해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한 중견 큐레이터는 “최근 국외에 나가면 허스트 전시를 왜 한국 국가 미술관에서 하느냐고 물어보는 현지 기획자들이 많았는데, 마땅히 답할 말이 없어 민망하기만 했다”고 털어놓았다.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오명 얼룩진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 흥행…조롱받는 국립미술관
96일간 54만여명이 찾았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역대 누적 관객 신기록이다. 지난 28일 이 미술관의 서울관에서 막을 내린 영국 현대미술가 데이미언 허스트 개인전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의 관람 열기는 마지막까지 뜨거웠다. 지난해 오스트레일리아 설치 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