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서울 종묘 앞 세운 4구역에 140m가 넘는 건물이 건립된 모습을 그린 가상도. 국가유산청 제공광고서울시와 종로구가 세계유산인 종묘 맞은편 세운 4구역에 142m(지상 38층)의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인허가 절차를 강행하면서 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등재 같은 보존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해마다 세계유산 등재, 보존·관리 정책 등을 논의하는데 한국에서 회의를 개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서울 종로를 지역구로 둔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가 지난 3월 정부에 보낸 (비공개) 서한엔 종묘 인근 재개발 승인에 앞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하라고 돼 있으며, 이행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유네스코의 우려는 계속될 것이라고 돼 있다”고 전했다. 이어 “(확답이 계속 없으면) 유네스코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종묘의 보존 현황을 검토 대상에 올릴 수 있고 필요하다면 전문가 실사를 할 뜻도 내비쳤다”고 밝혔다.국가유산청 설명에 따르면,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종묘 현황이 검토 대상이 된다는 건 “현재 상황을 공유하고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분류를 포함한 보존 방안을 논의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는 이미 지난해 3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정부에 공문을 보내 세운 4구역를 비롯한 ‘종묘~퇴계로’ 세운지구 재개발 계획에 대한 세계유산영향평가(HIA) 시행을 요청했다. 세계유산영향평가는 개발 사업에 대한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조율하기 위한 도구로 보통 개발사업자(국가·지자체 포함)가 전문가에게 의뢰해 진행한다.광고종묘 정전에서 바라본 세운 4구역. 왼쪽은 2017년 국제현상설계 공모에 당선된 설계안(최고 높이 71.8m), 오른쪽은 2024년 서울시가 변경을 승인한 계획안. 케이캅 제공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가 지난해보다 강한 입장을 전하자 국가유산청은 지난달 서울시와 종로구청, 사업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스에이치)에 세계유산영향평가를 하고 그 결과를 반영하기 전까진 세운 4구역 재개발 인허가를 하지 말라는 행정명령을 했다. 그러나 지방선거 이후인 지난 5일 서울시 건축위원회는 세운 4구역 재개발에 대한 건축물 안전영향평가 확정 전문위원회 심의를 열어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어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정문헌 종로구청장(국민의힘)은 유찬종 당선자(더불어민주당)의 반대에도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고시했다. 에스에이치는 지난달 국가유산청의 행정명령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낸 상태다.국가유산청은 세운 4구역 재개발 사업이 진척되지 않을 것임을 유네스코에 알려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종묘가 보존 의제에 오르지 않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방자치법에 따라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한 종로구를 상대로 시정 명령할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이에 응하지 않으면 소관 부처가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취소할 예정이다.광고광고서울시는 재개발 사업 주체인 세운 4구역 주민들이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반대하고 있어 손을 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세운 4구역의 토지 등 소유자는 120여명으로 땅 33%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21일 기준 세운 4구역 토지 57.7%는 기존 계획에 따른 관리처분계획(새로 지을 건물 등을 어떻게 분배할지 구체적인 내용 결정) 당시 현금 청산돼 현재 에스에이치로 소유권이 넘어갔으며 9.6%는 국·공유지다. 토지 등 소유자(민간)가 보유한 땅 30%가량은 한호건설이 갖고 있는데 지난해 특혜 논란이 불거지자 에스에이치에 매입을 요청한 상태다.오세훈 서울시장은 종묘 앞 세운상가군 7곳을 모두 철거하고 광화문광장 3배(13만9천㎡) 크기의 녹지 공간을 조성하는 대신 철거 비용 등을 마련하기 위해 건물의 높이·용적률 규제를 대폭 완화한 세운재정비촉진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세운 4구역 건물은 높이뿐 아니라 용적률도 약 660%에서 1008%로 상향됐다.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