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2026 북중미 월드컵 비공식 마스코트로 뜬 오리 ‘멀린’. 멕시코시티/EPA 연합뉴스 광고월드컵에는 늘 뜻밖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때 부부젤라, 2014 브라질 대회 때 독일 응원단, 2022 카타르 대회 때 일본 관중 청소 문화가 그랬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멕시코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두 살배기 오리 한 마리가 전 세계 축구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름은 멀린이다. 멀린은 멕시코시티 길거리에서 음료를 판매하는 상인 카를라 고메스 가족이 키우는 반려오리다. 평범한 집오리였던 멀린은 이번 월드컵 개막과 함께 일약 스타가 됐다. 멕시코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거리 응원에 나선 모습이 전세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퍼지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양말까지 신고 사람들 사이를 당당히 걸어 다니는 모습은 수많은 축구 팬들의 휴대전화에 담겼고, 관련 영상 조회 수는 수백만회를 넘어섰다. 인기가 높아지자 정치권도 관심을 보였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대통령궁 기자회견장에 멀린을 초청했다. 국가 정상과 오리가 한자리에 있는 진풍경이 연출된 것. 대통령이 멀린을 쓰다듬으려 하자 멀린이 부리를 내미는 장면은 다시 한 번 소셜미디어를 달궜다. 일부 외신은 “멕시코에서 가장 유명한 오리”라고 소개했고, 어떤 매체는 “사실상의 월드컵 비공식 마스코트”라고 표현하기도 했다.광고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23일(한국시각) 멕시코시티 국립궁전에서 열린 오전 정례 기자회견 중 멕시코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오리 ‘멀린’과 교감하고 있다. 멕시코시티/AP 연합뉴스 하지만 정작 멀린은 월드컵 경기를 직접 보지는 못했다. 멀린은 멕시코의 조별리그 최종전이 열린 25일(한국시각) 멕시코시티 아스테카 경기장까지 갔다. 방송 촬영을 위해 경기장 시설 안에도 들어섰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이 벽이 됐다. 동물 복지와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관중석 입장이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멀린은 킥오프 전에 경기장을 떠나야만 했다. 팬들은 아쉬워했다. “대통령궁은 들어갔는데 월드컵 경기장은 못 들어간다”는 반응도 나왔다. 일부 팬들은 온라인에서 멀린의 입장을 허용해 달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피파는 예외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런 해프닝은 오히려 멀린의 인기를 더 키웠다. 경기장에 들어가지 못한 사연 자체가 또 하나의 뉴스가 됐다. 광고광고 아직 대회는 끝나지 않았다. 32강에 선착했던 멕시코가 토너먼트에서 어디까지 올라갈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할 것 같다. 북중미 월드컵을 떠올릴 때 많은 사람이 화려한 골 장면과 함께 멕시코 유니폼을 입고 뒤뚱뒤뚱 걸어가던 작은 오리 멀린을 함께 기억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