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세포 내에서 암 발생을 억제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여 ‘유전체의 수호자’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종양 억제 단백질 p53의 분자 구조를 보여주는 3차원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광고단백질은 탄수화물, 지방과 함께 3대 영양소로 꼽힌다. 특히 근육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에 단백질은 필수적이다. 수분을 제하면 근육은 대부분(20% 정도)이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영양소와 근육의 성분으로만 단백질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단백질은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온갖 일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각각 생화학과 미생물학을 전공한 미국의 두 과학자가 함께 쓴 ‘춤추는 단백질’은 자칫 소홀히 취급되기 쉬운 단백질의 다양하고 놀라운 역할을 알려준다. 매년 가을 지브롤터에서 이베리아 반도를 가로질러 북쪽으로 수백㎞를 날아 중부 유럽의 보금자리로 향하는 꼬까울새는 어떻게 목표 지점을 정확히 찾는 것일까. 크립토크롬이라 불리는 조류 단백질에 그 비밀이 있다. 햇빛이 울새의 눈으로 들어와 크립토크롬에 닿으면, 이 단백질을 이루는 원소 속의 전자쌍 가운데 하나가 분리되고, 홀로 남은 전자가 나침반 바늘처럼 지구 자기장에 맞춰 정렬된다. “크립토크롬이 빛을 이용해 몸속에 나침반을 만들어내는 셈이다.” 크립토크롬은 이런 자기장 정보를 하늘의 이미지로 변환해 시신경을 통해 전달한다. “새는 북쪽을 방향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본다’.” ‘북쪽 색깔’(The Color of North)이라는 책의 원제가 여기에서 나왔다. 박쥐가 음파를 활용해 어두운 동굴 벽에 부딪치지 않고 날 수 있는 비결, 모래 속에 숨은 물고기의 미약한 전자기 신호를 포착하는 상어의 감각, 깜깜한 어둠 속에서 살모사가 쥐의 체온으로 열 지도를 그리는 능력, 곰이 겨울잠을 자는 동안 쓰지 않는 근육이 분해되어 쪼그라들지 않도록 하는 일 등이 모두 “분자 수준에서 단백질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다”.광고 동물만이 아니다. “인간도 스스로 단백질을 만들어 생존에 필요한 거의 모든 활동에 단백질을 활용한다.” 우리 몸의 약 40개조에 이르는 각 세포에는 염분이 든 수용액 속에서 어깨를 맞대고 헤엄치는 단백질들로 가득하다. 우리 세포 하나에는 약 300억개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이 단백질 하나하나에는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서 왔는지를 말해주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탄생에서 죽음까지 단백질은 우리의 모든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다. 유전 정보를 담은 디엔에이(DNA)가 우리 몸의 설계도라면 , “단백질은 그 설계도에 따라 만들어져 실제로 일을 하는 완성품”이다. 이제까지의 생명과학이 진화를 주로 DNA에서 일어나는 돌연변이의 관점에서 바라봤다면, “생명의 기원과 진화에 대한 질문들이 이제는 단백질의 눈으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이라는 작은 단위 물질이 수십개에서 수천개씩 사슬처럼 길게 연결된 고분자 화합물이다. 자연계에는 약 20여 종류의 아미노산이 존재하며, 이 아미노산들이 어떤 순서와 조합으로 결합하느냐에 따라 수만가지의 각기 다른 기능을 하는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단백질은 기능에 따라 효소, 구조 단백질, 수송 단백질, 신호 단백질, 수용체 단백질, 면역 반응 단백질 등으로 나뉜다.광고광고 단백질의 구조는 아미노산들이 일렬로 길게 연결된 1차 구조를 거쳐 1차 사슬이 꼬이거나 접히며 형성된 2차 구조, 2차 구조들이 다시 상호작용하여 입체적인 3차원 형태로 접힌 3차 구조, 완성된 여러개의 3차원 단백질들이 결합하여 하나의 거대한 복합체를 이룬 4차 구조로 나뉜다. 단백질의 2차 구조인 알파 나선과 베타 시트 구조를 처음 발견한 라이너스 폴링, 효소에 의해 촉매 되는 화학 반응의 속도를 수학적으로 나타낸 미카엘리스-멘텐 방정식을 정립한 레오노르 미카엘리스와 모드 멘텐, 단백질의 3차원 구조 예측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폴드를 개발한 공로로 2024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와 존 점퍼 등 단백질 과학의 역사를 이끈 인물들의 이야기가 곁들여져 흥미를 더한다. 2024년 노벨화학상 공동 수상자인 데이비드 베이커는 컴퓨터를 이용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단백질을 설계하는 인공 단백질 설계 분야를 개척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대표적이다.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 유방암 치료 항체 허셉틴, 대장암 치료제 하바스틴 등은 단백질 공학의 주목할 만한 성과들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토양이나 물속의 오염 물질을 탐지하는 바이오센서 단백질, 그리고 탄소 포집 효소와 플라스틱 분해 효소 등은 기후 위기에 맞서는 도구로서 인공 단백질의 가능성을 알려준다. 40억년 지구 생명체의 역사와 함께해 온 단백질의 세계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을 남겨두고 있다.광고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춤추는 단백질 l 샤히르 S. 리즈크·매기 M. 핑크 지음, 홍지연 옮김, 흐름출판, 2만3000원
단백질은 기억하고 있다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서 왔는지 [.txt]
단백질은 탄수화물, 지방과 함께 3대 영양소로 꼽힌다. 특히 근육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에 단백질은 필수적이다. 수분을 제하면 근육은 대부분(20% 정도)이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영양소와 근육의 성분으로만 단백질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단백질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