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광고‘참교육’이라는 표현을 가장 먼저 쓴 사람은 ‘우리글 바로 쓰기’로 알려진 초등교사이자 아동문학가인 이오덕이다. 1970년대 후반 그는 획일화된 베껴 쓰기 교육이나 입시 준비로 타락한 교육 등 학교의 폐단을 나열한 뒤 글쓰기 교육과 같은 창조적 교육, 즉 참교육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이 표현을 받았다. 전교조는 1989년 결성 선언문에서 학생들을 민주시민이자 공동체적 삶을 실현하는 주체적 인간으로 기르는 ‘참교육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2000년대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참교육은 전혀 다른 뜻으로 변질됐다. ‘잘못을 저지른 자를 폭력으로 깨우치게 하는 행위'를 참교육이라 칭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원은 불분명하나, 한 야구 선수가 상대 선수를 폭행한 뒤 그 선수의 실력이 오히려 좋아지자 이를 참교육이라 부르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다.이렇게 뒤집힌 의미는 급기야 대중문화에까지 스며들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돼 화제가 된 드라마 ‘참교육' 이야기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가상 조직 ‘교권보호국’의 감독관들이다. 특전사 출신에 초법적 권한까지 부여받은 이들은 문제 학생과 교사, 학부모를 물리적 폭력으로 매섭게 응징한다. 이 시대의 참교육인 ‘사이다’와 인과응보를 충실히 구현한 드라마에 시청자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광고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고 치부하기엔 현실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에서는 ‘교권보호국’에 착안해 교권 침해 사건을 전담하는 기구를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자는 ‘경기도형 교권보호국'을 만들자며 특전사, 해병대 출신 등의 교사 20~30명을 위기 학교에 투입해 계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자는 구상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드라마처럼 폭력적 응징을 하자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쾌감에 공감하는 마음이 자칫 퇴행적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면, 더 조심스러웠어야 한다.드라마 속 교육부 장관은 말한다. “괴물은 괴물로 잡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현실의 교육부 장관이 이렇게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안다. 16일 교육의봄 등 학부모·교원·교육단체 11곳은 ‘교육 공동체 신뢰 회복 국민운동’을 출범시켰다. 이들은 학교폭력, 교원 사망, 학교 내 소송 일상화, 학부모 단체와 교원 단체 간의 대립 등을 풀기 위해 토론과 정책 제안 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시대에 필요한 참교육이 뭔지 제대로 논의할 기회다.이우연 사회정책팀 기자 az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