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클립아트코리아광고앞으로 유치원 교사가 아파서 출근하지 못하면 순회교사가 배치된다. 하루 병가에 대해서도 유치원이 선택해서 인력이나 인건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눈치 보느라’ 교사들이 아파도 병가를 내지 못하는 유치원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빠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교육부는 16일 이런 내용을 담은 ‘유치원 교사 대체인력 지원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2월 경기 부천의 한 사립유치원 교사가 독감에 걸린 상태에서도 병가를 쓰지 못하고 근무하다 숨진 사건이 발생한 뒤 마련한 대책이다.교육부 대책의 핵심은 유치원 교사가 병가를 내는 등 긴급 부재에 대비해 대체인력 지원 체계를 넓히는 것이다. 교육부는 유아교육법을 개정해 유아교육진흥원 등 교육행정기관에 순회교사를 둘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단설유치원 등 거점 기관에 강사를 배치해 인근 유치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연가 사용 시 대체인력 지원은 포함되지 않았다.광고사립유치원 교사의 대체인력 인건비 지원 범위도 확대된다. 병가의 기간이나 종류와 관계없이 아파서 자리를 비우는 교사의 대체인력 확보를 지원하고, 병가 외에도 공가·특별휴가·연수·출장 등 다양한 부재 상황으로 지원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히겠다는 것이다. 시도교육청이 연 1회 이상 대체인력을 모집하고, 징계 이력 조회와 연수 등을 거쳐 유치원과 연결하는 대체인력풀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하지만 이번 대책은 교사가 빠진 뒤 발생하는 수업 공백을 메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병가 사용이 원장 판단과 유치원 운영 여건에 좌우되는 구조를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3년 육아정책연구소 조사 결과, 유치원 교사가 연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체교사 구하기 어려움’이 29.9%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두 번째로 많이 나온 이유는 ‘기관 방침’(28.9%), 세 번째는 ‘원장 눈치’(11.3%)로 둘을 합하면 40% 이상이 기관 내부의 운영 방식과 원장과의 관계에서 비롯한 것으로 나타났다.광고광고그러나 사립유치원의 책무성 확보를 위한 대책은 원장·원감 연 3시간 연수, 연 1회 지도·점검, 신고센터 운영 등 기존 대책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교육 현장에서는 대체인력 제도가 마련되더라도 실제 병가를 쓸 수 있는 조직문화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재필 영유아교사협회 대표는 “이번에 사망한 부천 유치원 사례에서도 원장은 병가를 쓸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 병가 사용을 한 교사들은 없었다”며 “대체인력을 구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도 교사가 신청할 수 없는 문화라면 새 대책이 생겨도 현장에서 실행되기 어렵다”고 말했다.광고사립유치원 원장이 교사의 병가 사용 여부를 좌우하는 권력구조가 핵심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사립유치원 교사 출신인 천은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연구위원은 “원장이 병가를 쓰지 못하게 눈치를 주는 권력구조가 근본적인 문제인데, 복무 매뉴얼을 제공하고 점검과 상담·신고센터를 운영하겠다는 것은 탁상공론에 가깝다”고 지적했다.교육 단체들도 본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교육부 대책은 현장의 절박한 요구에 최소한의 응답을 시작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여전히 행정편의적 관리 대책과 단기 강사 배치 등 임시방편적 처방에 치우쳐 있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평가했다. 전교조는 특히 “법정 권리인 연·병가마저 임의로 제한하는 사립유치원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투명성과 공공성을 담보할 ‘사립유치원 법인화’가 필수적”이라며 “회계부정이나 인사 비리, 비민주적 운영으로 교원의 인권을 침해하는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는 재정지원 제한 등의 단호한 조치를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사립유치원은 원장의 인사·운영 재량권이 강해 일선 교사들이 휴가나 휴직을 정당하게 요구해도 향후 재계약 여부나 임금 동결 등 신분상·경제적 불이익으로 이어질 우려가 대단히 높다”며 “사립 경영진의 인식 및 실천적 변화 유도는 물론 교육청의 철저한 관리·감독과 행정적 지원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박정연 기자 ye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