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세라 오코너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노동·기술 전문기자. 사진 본인 제공광고“일의 미래는 더 인간적이고 안전해질 수 있다. 하지만 싸우지 않으면 불가능하다.”제5회 한겨레 사람과디지털포럼 기조강연자로 나서는 세라 오코너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노동·기술 전문기자는 에이아이(AI) 시대에 맞서 세상을 바꾸는 ‘행동’에 주목한다. 에이아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사이의 공간은 방대하며, 이를 채우는 것은 인간의 선택 즉, 싸움이나 타협이라는 점을 다양한 현장 사례를 통해 제시한다. 오는 24일 ‘에이아이 전환과 깊어지는 불평등, 누가 감당하며 어떻게 나눠야 하나’를 주제로 연단에 서는 오코너를 서면 인터뷰로 만났다.―에이아이가 노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당신의 입장은 무엇인가?광고“나는 과거 에이아이가 위험한 일을 없애고 인간을 해방시켜줄 것이라 믿는 ‘기술낙관론자’였다. 하지만 현장 취재 후 완전히 바뀌었다. 현장에서 만난 노동자들이 들려준 이야기는 기계에 의해 ‘해방'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이 더 외롭고 강도가 높아지며 심지어 자신이 기계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당신이 보기에 ‘로봇화'가 가장 깊이 뿌리내린 곳은 어디이며, 현장 노동자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광고광고“알고리즘으로 관리되는 물류 창고에 로봇이 도입되자 업무 강도는 높아지고 노동자들은 서로 고립됐다. 전문 번역가들도 기계 번역을 ‘검수'하는 역할로 축소되면서 작업 속도는 두 배로 늘고, 보수는 절반으로 줄었다. 인간의 속도·판단력·감정이 기계의 기준에 맞춰지면서 인간성이라는 개념도 재정의되고 있다.”―에이아이로 인해 노동의 질과 존엄성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집단은 어디인가?광고“청년들이 특히 취약하다. 에이아이 도구를 가장 많이 사용하지만 동시에 교육, 취직, 직장 내 훈련 등 성장의 경로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언론의 관심은 화이트칼라 일자리에 집중되고 있지만, 이주노동자들이 주로 종사하는 물류 창고, 배달, 택시 운전 같은 직종에서도 큰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노동자들도 에이아이의 생산성 혜택을 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노동자들이 ‘발언권'과 ‘이탈권'을 갖는 게 핵심이다. 새로운 기술이 도입될 때 노동자들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어야 하고, 나쁜 일자리일 경우엔 쉽게 떠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든든한 사회안전망과 평생 학습 기회가 필요하다.”―당신은 알고리즘이 일을 더 나쁘게 만들 수도 있지만 반대로 더 공정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했다.광고“노동자들이 에이아이 도구를 어떻게, 언제 사용할지 직접 통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스웨덴의 한 광산의 경우, 경영진은 모든 사람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려 했다. 하지만 광부들이 반발하자 익명화 태그를 개발하는 것으로 타협했다. 이를 거치면서 광부들도 자동화 기술 도입에 우호적으로 변했다. 노동자들이 기술 자체와 도입 방식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는 걸 보고 큰 감동을 느꼈다.”―기업이 자발적으로 노동자 친화적인 에이아이를 도입할 수 있을까?“가장 좋은 방법은 북유럽 국가들에서 볼 수 있듯이 노동자에게 실질적인 발언권을 주는 것이다. 노동자 친화적인 기업이 더 높은 성장과 수익성을 낸다는 사례도 적잖다.”―한국의 경우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사이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각하다. 노조도 협상력도 없는 노동자들이 알고리즘에 저항할 수 있을까?“어렵지만 가능하다. 플랫폼 노동자들이 대규모 와츠앱·시그널 등 메신저로 그룹을 만들어 파업을 조직하거나, 자신의 데이터를 모아 임금 알고리즘의 작동 원리를 스스로 밝혀낸 경우도 있다.”―오랫동안 노동 현장을 심층 취재한 후 노동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나?“과거엔 힘들고 반복적인 일부 노동은 가치가 없고 에이아이에 의해 대체되어야 한다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신중해졌다. 사람들을 직접 만나 보니 일의 내용 자체가 큰 기쁨이나 의미를 주진 못해도, 일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의미를 느끼고 있었다. 일을 통해 맺는 인간관계, 사회에 기여한다는 느낌, 자신의 노동으로 가족을 부양한다는 느낌 등은 매우 중요하다.”―에이아이가 뉴스 기사도 작성하는 시대다. 기자인 당신에게 글쓰기는 어떤 의미인가?“챗지피티는 (나처럼) 부츠를 신고 스웨덴 광산으로 내려가 광부들과 일에 대해 인터뷰하지 않을 것이다. 클로드는 네덜란드 지역사회 간호사를 취재하기 위해 며칠을 보내지 않을 것이다. 설령 에이아이가 이런 기사를 쓴다 해도, 독자들이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연결감을 느끼진 못할 것이다.”―사람과디지털포럼에서 한국 청중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가?“일의 미래는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고, 더 안전해질 수 있고, 더 인간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싸우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지금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시작해야 한다. 자녀의 학교에서 에이아이 튜터(개인 지도 교사)를 도입하기 시작했는데 뭔가 께름칙하다면 바로 거기서 시작해야 한다. 고용주가 새로운 에이아이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업무의 질이나 즐거움이 달라지고 있다고 느낀다면 거기서 시작해야 한다.”한귀영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hgy4215@hani.co.kr
“AI가 흔드는 일의 미래…적극 개입해 안전하게 만들어야”
“일의 미래는 더 인간적이고 안전해질 수 있다. 하지만 싸우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제5회 한겨레 사람과디지털포럼 기조강연자로 나서는 세라 오코너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노동·기술 전문기자는 에이아이(AI) 시대에 맞서 세상을 바꾸는 ‘행동’에 주목한다. 에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