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짬] 김효정 명지대 교수 명지대학교에서 ‘도시형 햇빛소득마을 시민학교’ 프로그램을 만든 김효정 교수 광고태양광 발전이라 하면, 보통 농촌의 너른 들판이나 산비탈에 설치된 대규모 시설을 떠올린다. 하지만 고층 아파트와 빌딩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에서도 햇빛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수익을 지역사회가 함께 나눈다면 어떨까. 지난달 7일 명지대학교에는 ‘도시형 햇빛소득마을 시민학교’가 문을 열었다. 시민들이 직접 에너지 생산 과정을 배우고, 이를 지역사회와 일상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약 두 달 동안 이어지는 교육은 이달 말 마지막 행사인 ‘시민회의’를 통해 정책 제안 형태로 이어진다. 이 프로그램을 이끄는 김효정 방목기초교육대학 교수를 최근 만났다. 광고 “저는 에너지 전문가가 아닙니다. 그런데 에너지 정책이 전문가와 기업 중심으로 추진되다 보니 정작 시민들은 소비자 역할에 머물러 있습니다. 시민이 생산과 의사결정에 함께 참여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의 출발점은 여성운동이다. 대학 졸업 뒤 부산 완월동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에서 활동가로 일했다. 2004년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성매매 여성들의 자활을 지원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성매매를 원하지 않았던 여성들이 다른 삶을 선택하려고 해도 학력·문화·사회자본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활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죠.” 광고광고 그는 이들의 삶을 바꾸기 위해서는 사회·경제 구조 자체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여성농민들의 토종씨앗 지키기 운동을 접했다. 다국적 기업의 유전자변형생물체(GMO)와 상업용 종자에 의존하지 않는, 여성농민들이 주도한 식량주권 운동이자 대안농업 운동이었다. 이후 여성 농민의 생태시민성 등을 연구하던 그는 농촌이 점차 ‘기피시설들의 공간’이 되는 점에 주목했다. “폐기물 처리시설, 송전탑, 발전시설 같은 기피시설이 농촌에 집중되는 현실을 보면서 농촌이 일종의 식민지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먹거리 연구 과정에서도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다. 산업형 농업이 탄소배출의 주범처럼 지목됐지만, 실제는 달랐기 때문이다. “생산 단계보다 유통과 폐기 과정에서 훨씬 많은 탄소가 배출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유통 연구는 거의 비어 있었다.” 먹거리 유통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에너지로 이어졌다. 지역에서 생산한 먹거리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처럼, 에너지도 지역에서 생산하고 지역에서 소비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광고 그가 최근 주목하는 것은 ‘도시형 햇빛소득마을'이다. “현재 에너지 전환 논의에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도시는 빠져 있고 농촌 등 지역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도시에도 태양광 발전사업을 할 수 있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서울의 전력자립률은 12%로 매우 낮다, 사용 전력의 88%를 지역에서 가져온다는 뜻이다. 정부가 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100기가와트GW) 이상으로 늘리겠다지만, 실제 정책은 지역의 대규모 발전단지를 중심으로 설계되고 있다. 태양광 발전으로 전력 1GW를 생산하려면 서울 여의도 면적의 4~4.5배(360만~400만평)에 달하는 땅이 필요하다. 서울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다른 지역에 대규모 발전단지를 조성하고 장거리 송전하는 것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시민 참여는 사라지고 기업 중심의 에너지 구조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가 구상하는 ‘도시형 햇빛소득마을’은 단순히 태양광 설비를 늘리는 사업이 아니다. 시민이 에너지 소비자에 머무르지 않고 생산자이자 의사결정 참여자로 전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그가 제안하는 대안은 도시 곳곳의 공공부지를 활용한 시민 참여형 태양광 발전이다. “아파트나 구청, 학교 옥상 같은 곳에 시민들이 투자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학교에 300킬로와트(㎾) 규모 정도만 설치해도 학생들이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을 배울 수 있어요. 지역사회가 그 수익을 어떻게 활용할지 함께 논의할 수도 있고요.” 서울 지축 차량기지 햇빛발전소. 서울에너지공사 제공 이 과정에선 지자체의 역할이 크다. 예를 들어 광주광역시는 협동조합이 공공부지를 활용해 태양광 발전소를 만들 경우, 총 공사비의 50% 이내에서 최대 2억원을 지원한다. 김 교수는 “광주엔 앞선 성공 모델이 있어서, 아파트 단지에서 지원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꽤 많다”라고 말했다. 국외 사례도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지역 주민이 참여한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의 전력을 기업이 전력구매계약(PPA) 방식으로 구매한다. 미국과 유럽 여러 도시에서도 시민 참여형 에너지 협동조합 모델이 퍼지고 있다. 반면 한국은 재생에너지 생산과 기업 수요를 연결하는 논의가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광고 이런 문제의식에 공감한 시민들의 관심도 높았다. 직장인, 청년, 은퇴자, 건축·도시계획 종사자, 지역활동가 등 270명이 ‘시민학교’에 지원했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 부산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이 가운데 40명이 선발됐다. 그는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 문제가 심각한데,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지원자들이 많았다”며 “기독교·원불교 등 종교단체뿐 아니라 연탄나눔단체 관계자도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가자의 80% 이상은 40~50대 여성이다. 김 교수는 이 점을 특히 의미 있게 평가한다. “에너지 전환은 기술 문제만이 아니예요. 생활과 돌봄, 공동체의 문제이기도 하죠.” 오는 6월 말 열리는 ‘시민회의’에는 100명의 시민이 참여한다. 시민학교에서 만든 도시형 햇빛소득마을 모델을 검토하고, 필요한 제도와 정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에너지 전환의 성패가 결국 시민 참여에 달려 있다고 본다. “햇빛은 특정 기업이나 전문가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자원입니다. 도시에서도 시민이 에너지 생산과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진짜 에너지 전환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글·사진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햇빛으로 소득 얻는 일, 도시서도 가능해요”
[짬] 김효정 명지대 교수 태양광 발전이라 하면, 보통 농촌의 너른 들판이나 산비탈에 설치된 대규모 시설을 떠올린다. 하지만 고층 아파트와 빌딩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에서도 햇빛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수익을 지역사회가 함께 나눈다면 어떨까. 지난달 7일 명지대학교에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