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6·3 지방선거 본투표일에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됐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들머리에 4일 오전 투표함 반출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여 있다. 최현수 기자 emd@hani.co.kr 광고 김해정 | 정치팀 기자광고 끝날 것 같지 않았던 6·3 지방선거가 일단 막을 내렸다. 뒤집고, 뒤집히고, 또 뒤집는 초박빙 승부의 연속이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본투표 다음날인 4일 오전 8시까지도 당선 유력 후보조차 가려지지 않을 정도로 치열했다. 선거 당일 예상치 못한 접전으로 기사를 수시로 고쳐 쓰는 일은 기자들에게 익숙하지만 이번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유로 더 바빴다. 선거 당일 선거관리위원회 문제로 이렇게 힘들 줄은 정말 생각도 못 했다. 돌연 선거를 뒤흔든 ‘투표용지 부족 사태’다. 광고광고 2022년 이른바 ‘소쿠리 투표’(2022년 대선 당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 사전투표를 투표함이 아닌 소쿠리에 담아 운반한 사건)와 투표용지 외부 반출 등으로 부실 관리 논란을 겪었던 선관위이지만, 이번만큼 황당한 일도 드물다. 그동안 논란은 투표가 끝난 뒤 투표지를 잘못 관리하거나, 투표 절차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그런데 이번엔 투표를 하겠다고 찾아온 유권자들이 투표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것도 투표 마감을 불과 2시간 앞둔 시점이었다. 선관위도 인정했듯 대규모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선관위는 결국 관리 부실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선거 당일 밤 9시께 경기도 과천 청사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공정한 선거 관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사과드린다”며 “추후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대기표를 받은 유권자에 한해 투표 시간을 밤 10시까지 연장했다. 유권자 투표권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다. 광고 하지만 사과만으로 논란이 가라앉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민의힘은 즉각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당선 소감에서 “승리했다고 중대한 결함까지 묻어둘 수 없다”고 밝혔고, 송언석 원내대표 역시 “국민의 투표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중대한 사건”이라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예고했다. 앞서 장동혁 대표는 개표가 진행 중이던 3일 밤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 등은 현재 경찰에 고발된 상태다. 다만 이보다 뼈아픈 건 이번 사태가 부정선거론에 불 지핀 점이다. 하필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지역이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곳이었다. 전한길씨 등 강성 보수 성향 유튜버들은 사태 발생 직후 선관위로 몰려가 “부정선거”를 외쳤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는 일부 보수 유튜버들이 개표 중단을 요구하며 투표함 반출을 막아섰다. 오 후보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4일 낮 12시 무렵까지도 서울시장 선거 개표는 마무리되지 못했다. 이 모든 혼란의 빌미를 선관위 스스로 제공한 것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파장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고 개표도 대부분 마무리된 만큼 큰 논란은 잦아들 수도 있다. 그러나 선관위에 대한 국민의 불신까지 함께 사라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선거는 끝났지만, 선관위의 과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se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