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6·3 지방선거 본투표일에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됐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들머리에 4일 오전 투표함 반출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여 있다. 최현수 기자 emd@hani.co.kr광고“이 안에 보관된 투표함은 목숨을 걸고라도 지켜야 합니다.”부정선거론을 주장해온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씨가 4일 저녁 7시께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아파트 노인정 앞에서 마이크를 쥐었다. 단지 안에 빽빽하게 들어찬 수백명은 ‘부정선거 중국 개입’ 등의 손팻말을 흔들며 전씨를 반겼다. 이들이 에워싼 곳은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잠실투표소)다. 이곳에 보관된 6·3 지방선거 투표함 2개는 이들의 ‘봉쇄’에 이틀째 반출이 막혔다. 주민 2천명분의 표가 꼼짝없이 갇혀 개표가 완료되지 않으면서 서울시장 후보 등의 당선 확정도 이뤄지지 못했다.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선거 당일 밤 10시까지 투표가 이뤄진 잠실투표소가 부정선거론 지지자들의 ‘집결지’가 됐다. 이날 저녁에는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던 이들까지 ‘부정선거 증거인 투표함 반출을 막아야 한다’며 잠실투표소 앞에 집결했다. 전씨를 비롯해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 모스 탄 미국 리버티대 교수와 함께 입국한 한미부정선거공동조사단 관계자 등 부정선거론의 ‘스피커’들도 이곳을 찾았다.광고‘부정선거론’의 불씨를 다시 지핀 이번 사태는, 역설적으로 부정선거 의혹을 의식한 선관위의 우려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선관위는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인쇄 물량 하한선을 ‘선거인 수의 70%’로 정해왔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이 비율이 50%까지 떨어졌다. 지방선거 투표율 하락과 사전투표율 상승 추세를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선거마다 반복되는 부정선거 의혹 제기로 인해 선관위가 잔여 투표용지 보관 및 처리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6·3 지방선거 본투표일에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됐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4일 오전 투표함 반출을 반대하는 인파가 모여있다. 최현수 기자 emd@hani.co.kr여기에 현장 대응 부실이라는 행정적 허점까지 더해져 화를 키웠다. 각 구·시·군 선관위는 내부 지침에 따라 선거일 투표용지 하한선(이번 선거의 경우 50%)을 바탕으로 예상 사전투표율 등을 고려해 최종 인쇄 물량을 결정한다. 문제는 비상 대응 체계가 부재했다는 점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송파구의 경우, 전체 146개 투표소 중 12곳에서만 용지가 모자랐을 뿐 나머지 134곳은 오히려 용지가 남거나 부족하지 않았다. 투표용지가 남는 곳에서 모자라는 곳으로 신속하게 이송·재배분하는 체계가 작동했어야 하지만, 현장 시스템은 사실상 마비 상태였다. 수요 증가에 대비해 마련해둔 예비용 투표용지조차 현장에 제때 공급되지 못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통상 용지를 넉넉하게 준비하기 때문에 이런 부족 사태는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광고광고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문가조차 예측하기 힘든 게 당일 투표율인데, 도대체 무슨 근거로 ‘선거인 수의 50%’라는 안일한 기준을 마련했는지 의문”이라며 “어떤 이유에서든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제도에 대한 극심한 불신을 자초한 꼴”이라고 지적했다.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