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6·3지방선거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기침을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광고6·3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절반의 승리’를 거뒀다.16개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는 민주당 12개, 국민의힘 4개였다. 4년 전에는 17개 중에서 국민의힘 12개, 민주당 5개였다. 민주당은 인천시장, 부산시장, 울산시장, 대전시장, 세종시장, 충남지사, 충북지사를 탈환했다. 서울 25개 구청장은 민주당이 17개, 국민의힘이 8개를 차지했다. 4년 전에는 국민의힘 17개, 민주당 8개였다. 정반대로 뒤집힌 것이다.민주당 승리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광고첫째,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다.이번 선거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 1년 만에 치렀다. 집권 여당에 유리한 시기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중도실용 정책 노선과 특유의 ‘만기친람’ 리더십으로 60%대의 안정적인 직무 평가를 유지했다. 주식시장 활황도 국정 안정론에 힘을 보탰다.광고광고둘째, 정권 심판론이 아니라 야당 심판론이 작동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의 혁신 실패에 따른 반사이익을 한껏 누렸다.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12·3 내란 혐의자들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계속됐다. 지난해 대선 뒤 보수 성향의 수많은 논객이 국민의힘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 혁신을 강하게 요구했다.광고그러나 국민의힘 강성 당원과 지지층은 ‘윤 어게인’ 성향의 장동혁 대표를 선출했다. 장 대표는 비상계엄 해제에 앞장섰던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하고 당을 극우로 몰고 갔다. 장 대표의 이런 노선에 대해 수도권과 중부권, 부·울·경 유권자들은 극도의 거부감을 보였다.오세훈 시장은 국민의힘 안에 얼마 남지 않은 합리적 보수 성향의 정치인이다. 오 시장의 당선은 극우 노선의 장동혁 대표를 멀리했던 그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한다.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4일 오전 서울시청 로비에서 직원들이 준비해 준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이런 상황에서도 민주당이 압승하지 못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때문이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경북지사 하나만 빼고 광역단체장을 석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정치에서 지나친 자신감은 오만으로 이어진다. 유권자들은 바로 그 지점을 놓치지 않는다.민주당 압승이라는 선거 초반 판도를 흔들기 시작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 특검법안 제출이었다. 역풍을 감지한 이 대통령이 “구체적인 추진 시기와 절차에 대해서는 여당인 민주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서 판단해달라”며 진화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공소취소 특검법을 보수 지지층 결집의 계기로 활용했다.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위기감을 느낀 민주당 인사들은 “선거 전에 이 대통령이 특검의 공소취소 권한을 삭제하라는 뜻을 밝히는 게 좋겠다”고 의견을 냈다. 실패했다.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 의지가 워낙 확고했기 때문이다.광고이 대통령은 선거 전날 국무회의에서 검찰 업무보고를 받고 “누구나 잘못할 수 있다. 잘못하면 사과하고 취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검찰에 공소취소를 주문한 것으로 들렸다.이 대통령은 민생 행보를 명분으로 부산을 방문하는 등 선거 개입 논란을 일으켰다. “최악의 저질들에게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투표해야 한다”는 등 자극적인 표현으로 지지층과 중도층 결집을 시도했다. 과유불급이었다.이 대통령의 과잉 행보는 유권자들의 견제 심리를 자초했다. 특히 수도권 민심이 막판에 급속히 악화했다.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는 이른바 ‘명픽’이었다. 선거 전 여론조사와 출구조사에서 여유 있게 앞섰던 정 후보가 낙선한 것은 이 대통령 책임이다.청와대 에이아이(AI) 미래기획수석 출신 하정우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도 낙선했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에서 정치를 시작해 대통령 자리까지 올랐다. 청와대 정무비서관 출신 김병욱 성남시장 후보의 낙선은 이 대통령에게 뼈아픈 정치적 패배다.정청래 대표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오만해 보이는 말과 행동으로 보수층의 거부감을 키웠다. 공천 과정도 원활하지 못해 당원과 지지층 일부의 분노를 불렀다. 막판에 전북지사 선거를 수습하느라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전북을 지키느라 서울을 내준 셈이다.6·3 선거 이후 민주당은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 등의 당권 투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권력을 둘러싼 집권 세력의 내부 갈등은 민심 이반을 불러올 수 있다. 위험한 상황이다.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 책임론과 원내대표 선출을 둘러싸고 내부 갈등에 휩싸일 것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희망이 생겼다. 5선 서울시장 고지에 오른 오세훈 시장은 보수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떠올랐다. 한동훈 당선자도 보수 혁신의 한 축을 맡게 됐다. 선거는 끝났지만, 정치는 다시 시작이다.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