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표방송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광고3일 치른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 확실시된다. 4일 새벽 2시30분까지 집계된 개표 결과를 보면, 민주당은 4년 전 선거에서 국민의힘에 내줬던 서울과 인천, 대전, 충남·북, 강원의 광역자치단체장을 되찾고, 전패했던 영남에서도 2명 이상의 광역단체장을 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대구·경북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 모든 광역자치단체에서 승리했던 2018년 지방선거에 견줄 만한 결과다.민주당은 2024년 총선과 2025년 대통령 선거, 그리고 이번 지방선거까지 3차례 전국 선거에서 잇달아 승리함으로써 입법·행정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얻게 됐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 먹고사는 문제 전반에 걸쳐 무한책임을 짊어지게 된 셈이다.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가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기쁨과 함께 무게감도 느껴야 하는 이유다.이번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른 전국 단위 선거라는 점에서 지역의 일꾼을 뽑는 차원을 넘어 이 대통령의 집권 1년에 대한 평가의 성격이 강했다. 그런 만큼 민주당의 압승은 이 대통령이 집권 뒤 표방해온 민생 중심 실용노선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확인된 것이라고 해석해도 무리가 없다. 이는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율이 꾸준히 60% 선을 유지해온 것과도 같은 흐름이다.광고한편으로 이번 선거 결과는 탄핵과 대선 참패 이후에도 극우 성향의 강성 당원들에게 속수무책으로 휘둘리며 수권정당의 면모를 잃어버린 제1야당 국민의힘에 대해 유권자들이 내린 준열한 심판이기도 하다. 국민은 12·3 내란을 옹호하는 세력과 연을 끊지 못한 채 ‘윤 어게인’ 인사를 공천하고 다수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정권 심판론’만 주야장천 외친 국민의힘을 투표로 응징했다.그동안 보수 정서가 유독 강했던 영남권 개표 결과는 특별히 주목할 만하다. 민주당이 부산·울산에서 앞서고, ‘보수의 심장’으로 불려온 대구에서도 김부겸 민주당 후보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와 개표 중반까지 접전을 벌인 것은 그 자체로 괄목할 만한 변화다. 공고했던 지역주의 구도가 시대 흐름에 맞춰 약화되어가고 있다는 반가운 신호로 읽힌다. 이런 민심의 변화를 이어가고 확대해나가기 위한 집권여당의 정치적·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광고광고이번 승리로 이재명 정부가 추진해온 개혁적 실용노선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국민이 믿고 힘을 실어준 만큼, 정부는 손에 잡히는 성과로 실력을 입증해 보여야 한다. 최근 반도체 특수 등에 힘입어 경기 상승세가 뚜렷하고 코스피도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이와 함께 대두되고 있는 케이(K)형 양극화와 소득·자산 격차, 부동산·물가 불안 등은 정부가 반드시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하반기 국내외 현안인 검찰개혁 완성과 미국과의 관세·안보협상 등에서도 그동안 표방해온 개혁과 실용이라는 가치에 걸맞은 결과물을 보여주기 바란다.2018년과 같은 ‘남북정상회담 특수’가 없었음에도 큰 승리를 거두었다는 점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구성원 모두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과열되는 당권 경쟁이다. 전북지사 선거와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둘러싸고 선거 기간 내내 갈등과 잡음이 가라앉지 않은 것도 당권 관련 대립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정당 내부에서 권력을 쥐기 위해 세력을 나눠 경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국정 운영의 한 축인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민주당은 명심해야 한다.광고국민의힘은 ‘역대급 참패’의 의미를 깊이 되새기길 바란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는 국민의힘 스스로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특히 재임 기간 저지른 범죄로 수감됐다 사면된 두 전임 대통령을 선거전의 전면에 내세운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다. 부적절한 선례를 남긴 것을 통절히 반성해야 한다.국민의힘이 살 길은 당을 해체하는 수준의 개혁밖에 없다. 선거에서 패배해 궁지에 몰릴 때마다 입에 올렸던 ‘뼈를 깎는 성찰과 쇄신’ 정도로는 부족하다. 부산 북갑에 출마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자 구도 속 무소속 후보라는 핸디캡을 안고도 당선됐다는 사실은 당의 ‘파괴적 혁신’을 바라는 보수 유권자의 열망이 그만큼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윤 어게인’ 세력과의 단절을 거부하고 극우적 음모론과 일베식 혐오 조장을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하는 이들이 당권에 대한 욕심과 집착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당이 깨지는 극단의 상황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혹시라도 집권 세력의 실책과 이에 따른 민심 이반만을 기대하며 변화를 주저한다면 국민은 더 이상 국민의힘을 정권을 맡겨도 좋을 대안 세력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보수뿐 아니라 대한민국이란 정치공동체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