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지난달 28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 발리아스르 광장에서 한 남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호르무즈해협을 묘사한 대형 반미 광고판 앞에서 이란 국기를 들고 있다. 테헤란/EPA 연합뉴스광고최현준 | 국제부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만간 이란과의 전쟁에서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 열성 지지자들은 의심하지 않고 미국의 승리에 환호할 것이다. 트럼프가 이란을 이겼다고 진심으로 믿는지 알 수 없지만, 미국은 이번 전쟁에서 승리보다 외교·군사적 체면을 구긴 쪽에 가깝다. 겉으로는 승리를 선언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공수가 기묘하게 뒤바뀌어 있다. 막강한 화력으로 타격을 가한 미국은 종전을 서두르는 반면, 두들겨 맞은 이란은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미국이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개방과 핵무기 포기를 대가로, 전쟁 배상금 성격의 자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보도까지 나온다.이번 전쟁에서 미국은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현대 전쟁에서 군사적 우위가 곧 정치·외교적 성공을 뜻하지는 않는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이 그랬다. 전쟁은 이겼지만 미국은 지역 안정과 평화 구축에 실패했고 국력을 막대하게 소모하고 물러났다. 미·이스라엘-이란 전쟁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이 강력한 화력을 쏟아붓고도 과연 전략적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었는지에 대해 큰 의문이 남는다.광고문제는 다음이다. 정치 지도자는 자신의 정책적 실패나 한계를 인정하기보다 새로운 성과를 찾으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게다가 트럼프는 두번째 집권 이후, 1기 집권 때 일부 보여줬던 상식에 기반한 현실주의적 태도를 버리고 상당한 무리를 해서라도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독선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말 핵 협상 도중 이뤄진 이란 공격은 많은 전문가도 예상하지 못한 행보였다. 그가 냉철한 판단을 하지 못하고 얼마나 무모한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또 트럼프는 객관적 현실을 직시하기보다 자신의 오류를 가리기 위해 또 다른 희생양을 만들어내곤 한다. 만약 그가 미-이란 전쟁을 대중에게 과시할 만한 충분한 성공으로 여기지 않는다면, 국면 전환과 지지율 만회를 위해 다른 곳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그 대상으로 그린란드 등 여러 지역이 거론되지만, 미국 턱밑에 있는 쿠바가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도 이런 야욕을 숨기지 않는다. 그는 이란과의 전쟁 이후 공개적으로 “다음 목표는 쿠바”라고 거듭 밝혔다. 쿠바는 이란과 비교해 군사적 체급이 낮고, 지리적으로 미국 본토와 가깝다. 미국의 오랜 경제 제재와 에너지 차단 조처로 전기·식량이 끊기는 등 민심이 폭발 직전 상황이다. 서반구에 대한 미국의 절대적 영향력 확대를 핵심 과제로 삼고 있는 트럼프 입장에서 쿠바는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승리를 챙길 수 있는 상대로 보일 법하다.광고광고실제 쿠바에 대한 미국의 압박 수위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 정부가 쿠바 국영기업과 고위 관료들을 무더기로 제재했고, 미군은 쿠바 인근 해역에 항공모함과 구축함 등 핵심 전력을 전개했다. 쿠바 정권의 막후 실력자로 알려진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까지 발부했다. 올해 초 체포영장이 발부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표적 체포해 온 방식을 재연할 수 있다는 경고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미군이 올여름 쿠바 정권 붕괴 시나리오에 대비해 군사작전(워게임)을 마쳤다는 소식이 들려온다.이런 흐름이 곧 미국의 군사 개입이나 침공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쿠바에 대한 직접 개입은 대규모 난민 발생, 중남미 국가들의 반발, 중국·러시아와의 긴장 고조 등 상당한 부담을 수반한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계기로 쿠바에 대한 군사적 관여 수준을 높일 경우, 미국 본토 인접 지역에서 미국과 중·러 간 긴장이 구조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 지금도 쿠바에 발을 걸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개입 강도가 질적으로 강화될 경우, 그 파급 효과는 지구촌 전체에 미칠 수 있다. 쿠바가 군사적으로 만만한 상대로 보일지 모르지만 정치·외교적으로는 결코 간단한 대상이 아니다.광고트럼프는 미-이란 전쟁에서 힘의 한계를 깨달았을까. 만약 그가 이 교훈을 외면하고 또 다른 대결을 선택한다면, 미국 제재를 오래도록 견딘 쿠바에서 이란에서의 실패보다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 haojune@hani.co.kr
이란서 체면 구긴 트럼프, 쿠바에 분풀이할까 [뉴스룸에서]
최현준 | 국제부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만간 이란과의 전쟁에서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 열성 지지자들은 의심하지 않고 미국의 승리에 환호할 것이다. 트럼프가 이란을 이겼다고 진심으로 믿는지 알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