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서울 최고기온 33도를 기록한 2일 서울 광화문광장 분수터널에서 어린이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광고기후변화가 진행될수록 봄은 여름이 되어 간다. 올해 봄을 알리는 벚나무 개화는 최근 30년 평균에 견줘 최대 한달(북강릉)이나 빨랐고, 지난 4월19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초여름 수준인 29.4도까지 올랐다. 지난 5월17~18일에는 내리쬐는 햇볕에 의한 땡볕 더위로 밀양·대구·광주·충주·원주 등 여러 지역에서 역대 5월 중순 중 가장 높은 일 최고기온을 기록했다.많은 사람이 체감한 대로, 올해 봄은 역대 두번째로 더웠던 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기상청은 ‘2026년 봄철 기후특성’ 자료를 내고 “올해 봄철(3~5월) 전국 평균기온은 13.3도로, 2023년(13.5도)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높았다”고 밝혔다. 평년(1991~2020년)보다 1.4도, 지난해보다 0.8도 높다. 기상청은 “1973~2025년 봄철 기온이 10년당 0.34도씩 올랐고 최근 10년 가운데 7개 해가 봄철 기온이 높은 상위 10위 안에 포함된다”며 봄철의 뚜렷한 기온 상승 경향이 확인된다고 밝혔다.1973∼2026년 봄철 전국 평균기온 편차 시계열. 기상청 제공2026년 5월 중순 우리나라 기후특성 모식도. 기상청 제공고온 현상은 3월 하순, 4월 중순, 5월 중순에 두드러졌다. “우리나라 상공에 고기압성 순환이 강하게 발달”한 결과라고 기상청은 풀이했다. 봄철에는 고기압이 주기적으로 한반도를 서쪽에서 동쪽으로 통과하며 맑은 날씨와 기온 상승을 일으킨다. 그런데 올해에는 평년에 견줘 북대서양 진동이 양(+)의 값으로 강하게 발달하고 열대 지역 대류 활동은 억제되어 이 고기압성 순환을 한층 강화했다는 것이다.광고5월(18.6도), 특히 5월 중순(19.7도) 평균기온은 같은 기간 역대 1위다. 5월16~18일에는 경상도 지역에서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으로 올라 기상관측 이래 가장 이른 폭염이 발생한 바 있다. 기상청은 “바렌츠해 부근에 강한 상층 기압능이 발달한 데 따른 중위도 대기 파동으로 우리나라 부근의 고기압성 순환이 더욱 발달했다”고 그 원인을 설명했다.올봄 강수량(268.1㎜)과 강수일수(24.6일)는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광고광고특히 바다가 끓고 있는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 올봄 우리나라 주변 해역 평균 해수면 온도는 14도로, 최근 10년 가운데 2024년(14.3도)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양 열용량(바다가 열을 품은 정도)이 평년보다 높고, 따뜻한 해류의 영향이 작년보다 강하게 지속된 결과”라고 밝혔다. 뜨거워진 바다는 폭염·집중호우 등의 주요 배경이다.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많은 비를 내리게 한 태풍 ‘장미’는 이날 새벽 역대 3번째로 이른 시기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으로 기록됐는데, 이 역시 뜨거운 바다 상태와 무관하지 않다.2026년 봄철 평년(1991~2020) 대비 우리나라 주변 해수면 온도 편차 분포도. 기상청 제공1973~2026년 전국 봄 기상자료 특성. 기상청 제공더웠던 봄철 날씨가 역대급 여름철 폭염 가능성으로 직결되진 않는다. 다만 기상청은 북태평양·북인도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 등을 근거로 최근 몇 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여름 역시 평년보다 더울 것으로 예측한다. 북태평양 해수온은 2020년대 들어 역대급 고온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한반도로 고온다습한 공기를 끌어들이는 요인이 된다.광고한편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날 올해 여름철(6~8월)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을 80%, 가을철 엘니뇨 발생 가능성을 90%로 전망했다. 적도 부근 태평양 동쪽 바다가 뜨거워지는 현상인 엘니뇨는 전지구 평균 기온을 올리고 폭염·집중호우 등 여러 이상기후를 촉발하는 요인이지만, 한반도 기후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어 있지 않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엘니뇨가 대기 순환을 거쳐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수개월의 시차가 있다. 따라서 엘니뇨 발생 시 당장의 변화보다는 그해 겨울(엘니뇨 정점기)과 이듬해 여름(쇠퇴기)의 기상 이변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