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가수 이영지 인스타그램 갈무리 광고선거철에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을 확대 해석해 정치적 성향을 낙인 찍어 비난하는 현상이 6·3 지방선거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대중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는 연예인에게도 신중한 처신이 요구되지만, 의도성 없이 무심코 한 행동까지 정치 성향과 결부 지어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것은 과도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달 30일 가수 이영지씨는 머리를 붉게 염색하고 빨간 옷을 입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가 정치색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이씨는 당일 곧장 해당 사진을 삭제하고 다음 날 검은색으로 염색한 사진과 함께 “중요한 시기인 걸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가 앞서서 근황 사진을 올리는 데에 여념이 없었던 것 같다. 경솔한 행동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달 29일에는 아이돌 그룹 ‘프로미스나인’의 백지헌씨가 파란 옷을 입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라이브방송을 진행하다가 어두운색으로 옷을 갈아입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선거 때 연예인들의 옷 색깔과 디자인, 손가락 모양 하나하나가 정치적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이른바 ‘연예인 색깔론’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는 아이돌 그룹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가 검정 바탕에 빨간색 무늬와 빨간색 숫자 2가 새겨진 옷을 입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논란이 일었다. 당시 소속사는 “일상적 내용을 게시한 것일 뿐 다른 목적이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서둘러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선거 국면에선 숫자를 가리키는 손모양이 금기시되다 보니, 연예인 사이에선 무의식적으로 ‘브이’를 했다가 손모양을 급히 바꾸는 행동이 ‘센스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광고 이런 현상은 유명 연예인이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스스럼없이 공개 지지하는 미국 등 다른 나라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교수(사회학)는 “연예인을 응원하면서도 거리를 두는 경향이 있는 외국 팬덤 문화와 달리 한국의 코어(핵심) 팬덤은 금전적·정서적으로 투자한 만큼 연예인의 정치 성향도 자신들이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분위기가 연예인을 과도하게 규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자신이 문화적으로 응원하는 연예인이 정치적으로도 같은 편이길 바라는 과몰입을 지양하고 스타의 정치적 성향과 팬심을 분리해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예인은 직업 자체가 대중에게 사랑받고 싶은 욕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정치 성향을 드러냈다가는 ‘매도당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크다”며 이런 논란이 되풀이될수록 연예인들은 정치 성향을 숨기는 전략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와 같은 정치적 성향이길 바라는 마음이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치 성향과 응원하는 마음을) 분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