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안창호 국가인원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전원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광고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이 반동성애 행사에 참석하겠다고 밝혀 비판을 받고 있다. 안 위원장은 오는 13일 열리는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와 이에 반대하는 맞불 성격의 집회인 ‘거룩한방파제’ 행사에 모두 참석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중립성’을 명분으로 반인권적 행위를 옹호하는 행태에 불과하다. 인권의 기본 개념조차 무시하는 인사가 인권위원장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우리나라의 인권 수준을 퇴행시키고 있다. 안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저는 퀴어축제 및 거룩한방파제 행사를 방문한다”며 “인권위는 퀴어축제에 부스를 설치하고 인권지킴이단 운영을 통해 양측 행사 관련 혐오 표현 대응과 물리적 충돌 예방을 위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룩한방파제는 동성애 혐오 표현 등으로 논란이 된 보수 기독교 단체로, 2015년부터 퀴어문화축제 때마다 동시에 반대 집회를 열어왔다. 인권위는 2017년 이래 퀴어축제에 참여해왔는데, 지난해 안 위원장은 퀴어축제 불참을 결정했다. 거룩한방파제 쪽에서 인권위에 참여를 요청하자 어느 한쪽만 참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이유를 댔다. 올해는 양쪽 모두 참여하겠다고 밝혔는데, 행사가 2주일도 남지 않은 현재까지 퀴어축제 쪽에는 공식 참여 문의를 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인권위 노동조합이 안 위원장의 반동성애 집회 참석을 비판하면서 낸 성명에서 밝혔듯이, 소수자 인권 보호는 인권위가 해야 할 본연의 역할이다. 인권위가 성소수자 집회에 참석하는 행위 자체가 소수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권리 보호를 지지한다는 국가적 의지의 표현이다. 그런데 안 위원장은 소수자 인권이 마치 찬성과 반대 의견으로 나뉘어 자유롭게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대상인 것처럼 상대화하고 있다. ‘생각의 다양성’이라는 형식적 자유주의의 가면 뒤에 숨어 인권의 절대적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다. 인권위 누리집 첫 화면에 들어가면 ‘혐오와 차별을 넘어 누구나 존엄하게’라는 슬로건이 큼지막한 글씨로 보인다. 인종과 성별, 지역, 성정체성 등 그 무엇으로도 차별받거나 혐오의 대상이 되지 않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존엄하게 존재할 수 있는 권리, 그것이 인권이다. 인권을 수호해야 할 마지막 보루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성소수자의 인권은 물론 존재 자체도 부정하는 기독교 단체 집회에 참석하겠다니, 이런 이율배반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